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SPO CRITIC] 끝없는 경남의 추락, 무엇이 문제인가

작성일: 2019.07.04 18:00 박대성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경남FC의 날개가 한없이 꺾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창원, 박대성 기자] 돌풍의 팀이던 경남FC이 돌풍의 희생양이 됐다.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K리그1에서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급기야 K3리그(4부리그격) 클럽 화성FC와 FA컵 8강전에서 져 탈락했다.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이다.

화성전은 베스트 전력을 꺼내고 치른 홈 경기였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단 한 경기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경남 특유의 끈적한 축구는 2019년에 사라졌다. 화성전 전반전에는 야심차게 영입한 룩 카스타이노스가 또 부상 당했다. 연이은 선수들의 부상 문제는 2019시즌 경남이 겪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다.

■ 끊이지 않는 부상, 체계적인 선수단 관리 '빨간불'

부상은 불운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훈련 과정의 문제가 원인일 수도 있다. 

경남은 지난 겨울 과감하게 투자했다. 최영준, 박지수, 말컹을 판 돈으로 프리미어리그 출신 조던 머치와 세리에A에서 뛰었던 룩을 영입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에 대비해 역대급 스쿼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선수도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 등 전 포지션에 걸쳐 보강했다.

김종부 감독은 ACL 16강을 넘어 4강을 자신했다. 2019시즌 반환점을 앞둔 손에 쥔 것은 없다. 챔피언스리그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리그는 14경기 째 승리가 없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추후 경기 상황에 따라 최하위로 떨어질 위기가 코 앞에 닥쳤다.
▲ 오랜만에 돌아온 룩, FA컵 8강에서 또 쓰러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번 시즌에 완벽한 베스트11을 가동하지 못했다. 쿠니모토도 중요한 순간에 없었다. 핵심 선수 부상이 너무 많다.”

김종부 감독의 한탄이다. 올 시즌 영입한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중원과 최전방 키를 잡는 머치와 룩이 매번 부상으로 앓았다. 다시 돌아온 룩도 FA컵 8강전 전반에 근육 부상으로 실려 나갔다. 국내 주축 선수들도 번갈아 근육 부상과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잦은 부상은 곱씹어야 할 문제다.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 일정으로 빡빡한 감이 있지만 경남만 그런 건 아니다. ACL을 치르는 팀들의 사정은 비슷하다. 대구FC도 같은 일정을 소화했지만 리그 4위로 선전하고 있다. 경남 선수단에 유독 부상이 많은 것은 체계적인 체력 관리 실패라는 지적이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룩과 머치 등이 동계 훈련에 근육이 붙지 않았다. 빨리 경기 감각을 찾기 위해 무리하게 피지컬 훈련을 한 게 아닐까. 근육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출전해 부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짐작했다.

체계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많은 대회를 병행하는 팀이면 객관적인 데이터로 선수들을 체크해야 한다. 경남은 최근에야 GPS 위치표시기를 들여와 진단을 하고 있다. 전반기 내내 선수들의 체력 관련 데이터를 체크하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무상으로 제공한 기기도 방치됐다.

경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는 브라질 출신 하파엘 코치가 피로를 호소하는 몇몇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장비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선수단 피지컬을 관장하는 호성원 코치는 본래 육상 전문가다. 축구계에서도 최근 유행하는 스포츠 과학 기기와 장비에 정통한 인물은 아니다. 물론, 호 코치의 방식이 선수단 체력 증진에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ACL의 빡빡한 일정, 해외 원정 일정 등을 소화하는 과정의 피로 누적 문제를 맞닥뜨리자 문제가 발생했다.

호 코치가 스프린트 훈련에 집중한다면 하파엘 코치는 다양한 기구와 운동법을 한다. 두 코치의 장점을 적절히 활용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하파엘 코치가 말컹이 팀을 떠난 이후 중용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남은 최근 체력 문제가 불거지자 하파엘 코치의 역할을 늘리고 체력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팀은 벼랑 끝까지 떨어졌고, 선수단의 체력은 고갈됐다.

일부 선수들은 피로 누적에 불만을 토로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김종부 감독이 “해외에서 피지컬 코치를 데려왔다.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코치다. 호성원 코치도 순간 순발력에 일가견이 있다”고 말했지만 경기장 위에서 달라진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 선수단 체력 관리, 분야별 전문가와 데이터가 필요하다

▲ 빡빡한 일정 때문일까, 경남의 발이 무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다른 축구 관계자가 경남에 물음표를 던졌다. 최근 경기를 보고 “왜 이렇게 선수들이 못 뛰냐. 체력이 바닥 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종부 감독은 “빡빡한 일정이다.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다. 눈에 보이지 않게 과부하가 걸렸다. 한 달 동안 10경기를 치렀다”고 토로했다.

화성과 FA컵 8강전에서도 경남은 먼저 지쳤다. 발이 땅에 붙은 것처럼 활발하게 뛰지 못했다.  수원전도 마찬가지다. 경남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정신차려라, 창피하지도 않냐”며 소리쳤다.

선수들의 연쇄 부상과 더불어 최근 겪고 있는 체력 고갈도 선수들의 피로도를 체크하지 않고 진행된 훈련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과학적인 접근으로 피로 누적을 줄여야 한다. 훈련과 식단을 선수별로 디테일하게 점검해야 한다. 독일 브레멘 출신 온더 요르트귀벤 코치가 강조했던 부분이다. 

“하이 스피드에서 경기를 하려면 모든 근육, 심장 박동 등 과학을 알아야 한다. 90분 동안 체력을 유지하면서 50번 이상 스프린트를 하는 선수가 있다. 그렇게 하려면 분야별 전문가를 써야 한다. 호날두와 베일도 두 다리와 팔이 있다. 훈련과 교육만 있다면 한국도 할 수 있다.”

■ 추락하는 경남, 솔직한 소통이 필요하다
▲ 어느때보다 '원 팀' 경남이 필요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2년 간, 김종부 감독은 탁월한 ‘감’으로 K리그1 준우승을 했다. 2019년 리그 초반에는 통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교체 전략은 쉽게 먹히지 않았다. 작년에 재미를 봤던 포지션 변경도 현재까지는 실패다. 

김종부 감독은 교체 문제와 순간적인 판단 미스를 인정했다. 김종부 감독은 자신이 화성을 이끌던 시절부터 경남 부임 후 1부 승격, 1부 준우승의 여정 과정에 꽃길을 걸었다. 하지만 ACL을 병행하는 일정은 처음이다. ACL 일정은 유독 빡빡하다. 이 빡빡한 일정을 견뎌내기 위한 체력 관리 경험이 없는 것이 궁극의 문제다. 선수들이 제대로 뛰지 못하고, 피로 속에 불만이 쌓이니 통제력을 잃었다. 김 감독이 잘하던 것도 먹히지 않고 있다.

현대 축구에 원맨쇼는 불가능하다. 원활한 소통과 분야별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김 감독에게 반대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내부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한다. 이영익 수석코치를 포함한 코치진이 불편하더라도 때로는 쓴소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외국인 선수가 현재 경남에 크게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토로한 것이 외부로 흘러나오고 있다. 경남은 원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두 개의 컵대회에서 탈락한 경남의 남은 과제는 1부 잔류다. 우승을 바라보며 뛰던 선수들에겐 실망스러운 상황이다. 경남 스태프는 내부의 불편한 사정이 외부로 흘러나가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누가 불만을 말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불만을 어떻게 다스리고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분위기를 수습해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강등이라는 참혹한 현실을 마주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창원, 박대성 기자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