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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CRITIC]주먹 구구식 운영 그만, 축구협회 테크니컬 디렉터 육성 나선다

작성일: 2019.07.05 06:20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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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축구협회가 테크니컬 디렉터 육성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기술 이사 또는 기술 전문가로 알려진 테크니컬 디렉터(Technical Director, 이하 TD) 육성에 나선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의 정확한 육성 체계 구축은 물론 K리그 구단들의 합리적 선수단 운영 및 경영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다.

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축구협회에서 TD 육성에 필요성을 느끼고 교육 과정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통해 A대표팀부터 연령별 대표팀은 물론 K리그 등 프로팀과 아마추어팀까지 확장, 전체적인 스타일 구축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고 전했다.

축구계 뼈대 구축 및 선진 경영 등 다목적으로 TD 육성

그동안 축구협회는 A대표팀 중심의 기술발전위원회 구성을 했지만, 그 권한이나 힘이 약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술위를 몇 차례 개편해도 거수기 노릇을 하거나 다른 분야와 업무가 겹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대표팀 성적에 따라 기술위가 사퇴해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컸다.

여기저기서 기술, 연구 능력 향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축구협회는 김판곤 부회장이 부임한 뒤 홍명보 전무와 머리를 맞대고 이를 개편하는 데 주력했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에 정보전략 소위원회, 스포츠과학 소위원회, 스카우트 소위원회 등을 두고 움직였다.

기술발전 위원회는 독일 출신 미하엘 뮐러 위원장을 영입해 유소년 중심으로 개편했다. 뮐러 위원장이 연령별 대표팀 육성과 체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중첩됐던 업무 분리로 효율성 극대화에 집중했다. 

그래도 정확한 디자인이 필요했고 TD 육성을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TD의 정의부터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하기로 했다. 아시아 축구연맹(AFC)도 향후 클럽 라이선스 획득에 있어 그동안 권고 사항이었던 TD에 대해 정확하게 직책을 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더 필요성이 커졌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에 도움이 됐던 기술연구그룹(TSG-technical study group)과는 다른 역할과 개념이다. TSG는 특정 대회에 참가하는 대표팀 후방 지원 성격이라면 TD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뼈대를 만드는 역할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주기적으로 TD 교육을 하고 있다. 축구 학습, 코치, 엘리트 축구, 기술 교육 등이 기본이다. 리더십, 재무, 회계, 인간관계, 철학 등 다양한 분야도 공부한다. 상당히 복잡하면서 어려운 과정이지만, 축구협회나 구단이 추구하는 정책을 정확하게 끌고 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공부인 것이 사실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태국으로 건너가 FIFA의 TD 교육을 이수했다고 한다. 홍콩 축구협회 TD를 맡았던 김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TD로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과 일치한다. 김 위원장은 "향후 FIFA가 TD 강사를 파견하는 등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축구협회 실무 관계자도 "TD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가 좀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축구 산업 확장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축구인 대다수가 지도자로 진로는 잡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공부를 통해 TD로 축구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독일 출신 미하엘 뮐러 기술발전위원회 위원장 ⓒ대한축구협회

FIFA에서 TD 교육 과정 가져와 가르쳐…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조직 구축 기대감↑ 


TD는 벤치에 앉기 위해 지도자들이 갖춰야 하는 C~P급처럼 자격증을 발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구단이나 각급 연맹, 시도 협회, 대표팀의 틀을 잡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TD 교육 후 우수 자원을 걸러 전력강화위 내에 배치 한다는 계획이다. 그렇지 않은 자원들은 구단의 고용 창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교육 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그램을 우리 실정에 맞게 정비하면서 기간이 정해질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조심스럽게 "TD를 이수하기 위해서는 일정 자격 요건이 있어야 한다. 지도자, 일반 행정가 출신 할 것 없이 리더십, 인사 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 코칭 능력이 있다면 역시 좋을 것이다"며 아직은 틀을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프로축구연맹도 TD에 대해서는 단장, 사장들이 모여 공부하는 CEO 아카데미를 통해 기초 개념과 필요성을 알린바 있다. 다만, TD에 대한 개념에 모호해 정확한 개념 정립이 필요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감독이 공장장이라면 TD는 연구, 개발자로 인식된다. 감독과 최고경영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TD를 구성했던 사례도 있다. 조긍연 현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이 지난 2018년 1월 전북 TD에 선임됐다. 하지만, 1년 뒤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다. 여러 사정이 있었지만, 전북을 디자인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K리그 한 구단 사장은 "우리 사정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TD가 감독을 간섭한다는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감독이 합리적인 운영을 위한 TD의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최고경영자 역시 TD와 허심탄회하게 구단 운영에 대해 공유를 해야 한다. 대다수 구단 최고경영자가 2~3년만 보내고 떠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외풍이나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TD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육성되는 TD 고용 여부는 전적으로 구단이나 단체의 의지에 달렸다. 그나마 그동안 철학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던 것을 생각하면 조력자, 견제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TD가 구단 내부에 존재해 긴장, 합리적 경영 요건을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선수 영입에 있어 합리적 지출 등 치열한 논의를 통해 결정 가능한 사안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유럽 축구를 접하면서 TD의 역할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한 국내 팬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열린 사고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 현역에서 은퇴한 페트르 체흐가 첼시의 TD에 선임된 것이 좋은 예다. 선수 출신이든 아니든 자신이 뛰었던 구단이나 협회, 연맹 행정을 하면서 더 큰 꿈을 키우는 밑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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