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스포츠타임 르포] 우리 모두 유상철 감독을 응원합니다

작성일: 2019.10.28 11:00 김도곤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유상철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 유상철 감독을 응원하는 걸개 ⓒ김도곤 기자
▲ 유상철 감독을 응원하는 메시지 ⓒ김도곤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응원했다.

인천은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5라운드 수원삼성과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터진 명준재의 극적인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인천은 승점 1점을 추가해 경남이 오른 10위 자리를 한 시간 만에 탈환했다.

이날 경기는 주목받았다. 유상철 감독의 건강 악화 때문이었다. 19일 성남에 1-0으로 이긴 경기에서 유 감독의 안색이 좋지 않았고, 승리 후 선수들이 눈물을 흘렸다. 단순히 이겨서 흘린 기쁨의 눈물이 아닌 사연이 있어 보이는 눈물이었다. 유 감독 건강 악화설이 퍼졌고, 구단은 다음 날 '황달 증세로 검진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를 반영하듯 인천과 수원의 경기에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사전 인터뷰를 위해 들어온 유상철 감독은 깜짝 놀라며 "결승전 같네요"라며 웃어 보였다.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유 감독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유 감독을 위해 인천 팬은 특별한 응원을 준비했다. 버스 맞이 서포팅을 실시했다.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경기장으로 들어올 때부터 하는 응원이다. 어림잡아 100명은 넘어 보이는 인천 팬들이 버스 입구에 도열해 열띤 응원을 펼쳤다. 버스가 들어오자 에스코트하며 응원했고, 유 감독을 위해 목소리를 더 크게 높였다.

경기에 돌입한 후에도 응원은 계속됐다. 인천 구단은 광고판에 팬들이 유 감독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내보냈고, 인천 팬들은 '유상철 감독님의 쾌유를 간절히 바랍니다.', '건강하게 그리고 강하게 우리와 함께해요.'라는 걸개를 달았다.

전반 6분에는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유 감독은 선수 시절 등번호 '6번'을 달았고, 인천 팬들은 전반 6분에 유 감독을 위한 박수를 1분간 보냈다. 이때 상대편인 수원 서포터도 응원을 멈추고 함께 박수를 쳤다. 비록 승리를 위해 싸우는 상대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적이란 없었다.

▲ 선수단 버스를 에스코트하며 응원하는 팬들, 오른쪽 위 상단이 인천 선수단 버스 ⓒ김도곤 기자
▲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선수단을 응원하는 인천 팬 ⓒ김도곤 기자

'수많은 인천 팬 중 한 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인천 팬은 버스 맞이 서포팅 후 "팬들의 응원을 듣고 힘을 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게 됐다. 조금은 특별해 보일 수 있지만 그동안 했던 응원"이라고 밝혔다.

유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을 때는 "건강에 대한 이슈가 많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 팀의 감독님이기 때문에 팬들도 걱정이 많다. 아픈 게 있다면 쾌유하시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유 감독을 응원했다.

상대 팀인 수원도 유 감독의 쾌유를 빌었다. 경기 전 이임생 수원 감독은 "득점이 나더라도 유상철 감독을 위해 세리머니는 자제하자고 했다"고 말했고, 실제로 타가트의 선제골을 터졌을 때 수원 선수들은 눈에 띄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서로 가볍게 포옹만 하고 돌아갔다. 타가트의 골을 도운 전세진은 두 손으로 자제하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날 경기에서 유 감독 못지않게 이임생 감독도 주목받았다. 친구 소식에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다. 1971년생 동갑내기인 두 감독은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으나 대표팀에서 함께 한 동료다. 특히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전에서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이다. 당시 경기에서 이임생 감독은 머리를 다쳤지만 붕대를 감고 끝까지 뛰었고, 유상철 감독은 동점골을 넣었다. 벨기에전 영웅들이 감독으로 만났다.

이임생 감독은 사전 인터뷰,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 눈물을 보였다. 사전 인터뷰에서는 "충격이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입술까지 파르르 떨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이번 경기가 유 감독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취재진이 질문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 감독은 힘들어 보였다. 이 감독은 눈물을 보이며 기자회견장을 나갔다.

▲ 경기 전 유상철(오른쪽) 감독과 포옹하는 이임생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뒤이어 유상철 감독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임생 감독이 눈물을 흘렸다는 소식을 접한 유 감독은 "이임생 감독이 저랑 친구다. (이)임생이가 덩치는 커도 굉장히 여리다. 친구 소식에 걱정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제가 '그러지 마'라고 할 수도 없고…걱정해줘서 고맙다"며 밝게 웃었다. 비록 승리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감독이라는 짐을 지고 있지만 우정은 영원했다.

유상철 감독은 성남전 후 검사를 받았고, 바로 팀에 복귀했다. 프런트는 '성적보다 건강이 우선이다'며 휴식을 권했다. 하지만 감독 본인의 의지가 컸다. 유 감독은 "내가 바락바락 우겨서 복귀했다"고 했다. 시즌 끝까지 인천, 인천 선수들, 팬과 함께한다.

"저는 끝까지 같이 갑니다. 마지막 경기까지 인천과 함께하겠습니다."

유상철 감독이 기자회견장을 떠나면서 남긴 말이다. 팀에 돌아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건 선수들과 한 약속이기도 했다.

감독이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 선수들이 약속을 지킬 차례다.

"약속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선수들도 감독님과 한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 잔류, 그리고 상대가 누구든 우리의 축구를 하는 것, 그것이 감독님과 한 약속입니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꼭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경기 후 김호남이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한 대답이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유상철 감독을 응원하는 순간만큼은 내 편, 네 편이 없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쾌유를 기도했다.

▲ 경기가 끝난 후 팬 서비스를 하고 돌아간 유상철 감독 ⓒ김도곤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