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 한 장에 울고 웃는 사람들…로드FC 21 계체현장
작성일: 2015.01.31 19:38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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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이교덕 기자] 팬티를 벗는다. 체중계에 조심스럽게 올라간다. 원하는 무게가 나오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때로는 환호성도 지른다. 팬티를 다시 챙겨 입고 포즈를 취하면 번쩍번쩍 플래시 세례가 쏟아진다.
살빼기 대회가 아니다. 종합격투기(MMA) 계체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다. 아마추어 투기스포츠와 달리 종합격투기에선 계체를 볼거리 가득한 '쇼 이벤트'로 꾸미고 있다.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모인다. 야외에서 열어 관중과 함께하기도 하고,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생중계도 한다.
보는 것은 즐겁다. 하지만 실제 체중계 앞에 선 파이터들은 가슴이 콩닥거린다. 이곳에선 팬티 한 장의 무게가 선수들을 웃고 울게 만든다.
3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로드FC 021' 계체현장. '미스터 암바' 김창현이 체중계에 오르기 전 심판들에게 수건을 요청했다. 팬티를 벗고 체중을 잴 테니 중요한 부위를 가려달라는 뜻이다.
알몸이 된 김창현은 조심스럽게 체중계에 발을 올렸다. 숨소리도 크게 내지 않았다. "70.45kg, 계체 통과" 심판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김창현은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기뻐했다. 과거 계체실패로 맘고생이 잦았던 터라 금세 화색이 돌았다.
김창현의 체급인 라이트급은 한계체중이 70.00kg이지만, 로드FC에선 체중계의 오차를 감안해 500g의 여유를 둔다. 즉 70.50kg을 넘기지 않으면 계체통과다. 50g 차이, 김창현이 만약 팬티를 벗지 않았다면 위태위태했을 상황이다.
룰에 명시된 체급별 한계체중에 체중계 오차을 더한 실제한계체중에 맞춰 감량하는 것은 최근 종합격투기의 추세다. 막판 200~300g 감량이 안 돼 지옥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어떤 선수는 이 과정을 마른 오징어에서 물기를 짜내는 것과 같다고 한다.
이날 로드FC 021 메인카드 출전선수 12명 중 명시된 한계체중에 맞춘 파이터는 데뷔전을 치르는 여성 아톰급(-48.0kg) 박지혜(47.95kg)뿐이었다. 나머지 11명의 선수들은 한계체중보다 높지만, 체중계 오차 500g을 더한 실제한계체중보다 낮은 체중의 범위에서 계체를 통과했다.
타케시 카스카이를 상대로 플라이급(-57.0kg) 잠정타이틀전을 펼치는 송민종(57.40kg), 김수철과 밴텀급(-61.5kg) 경기를 가지는 와그너 캄포스(61.80kg)도 김창현처럼 팬티를 벗고 수건의 도움을 받은 뒤에야 몸무게를 맞췄다.

계체의 또 다른 재미는 선수들 간의 신경전이다. 그러나 이날 선수들은 특별한 몸싸움 없이 상대와 파이팅포즈를 취했다. 특히 메인이벤트에 나서 페더급 벨트를 걸고 싸우는 챔피언 최무겸과 도전자 서두원은 마주보고 포즈를 취하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훈련을 자주하던 절친한 선후배 사이라 진지한 분위기는 어색했던 모양.
그러나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는, 즉 전력을 다해 맞붙이겠다는 뜻은 같았다. 최무겸은 "첫 타이틀 방어전이다. 챔피언다운 실력 보이겠다"고 했고, 서두원은 "이 경기에 응해준 챔피언 최무겸에게 감사하다. 타이틀전에 어울리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올해 첫 국내 종합격투기 이벤트인 로드FC 021은 오는 2월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오후 8시부터 펼쳐진다. 케이블채널 슈퍼액션에서 생중계될 예정. 앞서 로드FC 영건스 20은 오후 5시30분부터 열린다.
■ 로드FC 21 계체결과
[페더급 타이틀전] 최무겸(65.75kg) vs 서두원(65.85kg)
[플라이급 잠정타이틀전] 송민종(57.40kg) vs 타케시 카스카이(57.20kg)
[밴텀금] 김수철(61.70kg) vs 와그너 캄포스(61.80kg)
[라이트급] 김창현(70.45kg) vs 사시키 신지(70.45kg)
[아톰급] 박지혜(47.95kg) vs 이리에 미유(48.20kg)
[페더급] 타이런 헨더슨(65.95kg) vs 홍영기(65.90kg)
■ 로드FC 영건스 20 계체결과
[페더급] 김원기(65.95kg) vs 정석찬(65.85kg)
[라이트급] 정제일(69.90kg) vs 김경표(70.20kg)
[페더급] 김민호(66.00kg) vs 장대영(66.00kg)
[웰터급] 오재성(77.10kg) vs 후지이 쇼타(77.20kg)
[60kg계약] 김우재(60.20kg) vs 채종헌(60.30kg)
[라이트급] 김이삭(1차 계체실패) vs 양재웅(69.80kg)
[밴텀급] 박재성(61.50kg) vs 장익환(61.95kg)
[플라이급] 김재경(57.45kg) vs 윤호영(57.3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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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기자 gdl@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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