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설욕 향한 긍정' 김광현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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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돔, 박현철 기자]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안타를 내줬으니 그래도 만족해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왔다는 이야기잖아요.”
한때 '일본 킬러'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표팀 간판 왼손 선발. 6년 전 아픔 설욕을 노린다. 8일 프리미어12 일본과 개막전 선발 후보 가운데 한 명인 김광현(27, SK 와이번스)은 마음에 드는 경기를 펼쳤기 때문인지 웃으며 투구를 자평했다.
김광현은 4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쿠바전에 선발로 등판해 3이닝 동안 38개의 공(스트라이크 26개, 볼 12개)을 던지며 3피안타 4사구 없이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광현은 3-0으로 앞선 4회초 이대은(지바 롯데)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km였으며 주 무기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좋았다. 팀은 김광현-이대은-정우람(SK)-조무근(kt)-임창민(NC)의 호투와 타선의 적절한 지원 덕분에 6-0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광현은 “컨디션은 괜찮은 것 같다. 8일 일본전에 공을 던질 수 있는 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8일 경기에 맞춰서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전에 나오고 싶다고 대 놓고 말씀 드리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좋은 컨디션으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 김광현의 웃음 이유다.
“아무래도 예전 일본전에서 실패가 있었잖아요. 저도 많이 공부를 했고 일본 타자들 전력 분석을 잘 보면서 나름대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광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 8이닝 2실점 선발승으로 '일본 킬러'로 우뚝 섰다. 그러나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예선 일본전에서 1⅓이닝 7피안타 8실점으로 무너지며 '일본 킬러' 수식어도 이 한 방으로 잠시 사라졌다.

2009년 실패 때 김광현은 일본 타자들에게 변화구를 집중 공략당했다. 아오키 노리치카(현 샌프란시스코), 우치카와 세이이치(소프트뱅크)에게 슬라이더를 얻어맞은 것이 모두 적시타로 이어졌다. 계속 슬라이더를 얻어맞던 김광현은 결국 2회 무라타 슈이치(요미우리)에게 시속 125km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광현에게는 말 그대로 '안 좋은 추억'이다.
설욕을 위해서였을까. 김광현은 포심 패스트볼-슬라이더 주 패턴 외에도 체인지업과 고교 시절 주 무기였던 커브를 던졌다. 김광현은 3이닝 동안 안타 3개를 허용했는데 2개는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내준 안타였다. 김인식 감독은 “포심-슬라이더는 괜찮았는데 커브나 체인지업은 좀 더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김광현의 투구를 평했다. 그런데 선수 본인은 “안타를 내줘서 다행이다”고 이야기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타자가 욕심낼 수 있는 공이니 안타를 내줬고 보완 필요성을 감지한 것을 긍정적으로 본 김광현의 생각이다.
“그동안 국제 대회와 다른 느낌이에요.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 정도 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고요. 그리고 쿠바전을 치르면서 자신감을 찾은 느낌입니다. 대표팀 타자들도, 투수들도 영봉승이라는 큰 결과를 얻었으니까요. 자만으로 이어지지 않아야겠지만 예선, 결승까지 이 기세를 이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대회 전부터 투수진이 약하다,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자존심이 좀 상했습니다. 그래서 쿠바전부터 뭔가 보여 드리고 싶었고 다들 잘 던져서 기분이 뿌듯하고 좋습니다.”
투수진 실세로서 선배를 돕고 후배를 이끌며 뛰어난 경기력도 보여 줘야 하는 김광현의 웃음 속에는 설욕을 향한 투지가 담겼다.
[영상] 김광현 병살 처리 ⓒ 스포티비뉴스.
[사진] 김광현 ⓒ 고척돔,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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