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그 많던 유망주 어디로 갔을까” 김인식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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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티엔무(타이페이), 박현철 기자] “일본의 젊은 투수들이 부럽더라. 그런데 리틀 야구를 보면 분명히 우리도 좋은 선수가 많이 있었는데 말이야.”
8일 일본전 패배가 준 것은 단순한 1패가 아니다. 일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젊은이들이 기둥 투수들로 자리 잡는 데 힘을 기울여 강력한 투수진을 구축했다. 김인식 프리미어12 대표팀 감독이 20대 초반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일본에 비해 떨어지는 현상을 지적하며 한숨을 쉬었다.
10일 대만 타이페이 티엔무 구장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도하던 김 감독은 “일본 투수진이 굉장히 부럽더라”라며 8일 일본과 B조 개막전 0-5 패배를 복기했다. 일본은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오타니 쇼헤이(21, 닛폰햄)를 비롯해 라쿠텐 기둥 투수 노리모토 다카히로(25)-마무리 마쓰이 유키(20)를 내세워 승리를 거뒀다. 모두 20대 초, 중반의 젊은 투수들이다.
“수 년 전 우리나라 리틀 야구에도 좋은 투수들이 많았다. 그런데 10년 가까이 내로라하는 젊은 투수가 없다. 한꺼번에 나오는 때도 있겠지만 요즘은 '전멸'에 가깝다시피 해서 아쉽다. 그 좋은 유망주들이 야구를 그만둔 건지, 지도를 잘못 받아서 못 큰 건지. 아니면 돈이 없어서 야구를 하지 않는 건지. 그것 참. 아마추어 유망주들에 대한 장학 지도 등 폭을 넓혀 좋은 선수 육성에 힘을 기울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반대편의 시각에서 이 현상을 지켜볼 필요도 있다. 일본은 최근 몇 년 동안 발 빠른 세대교체를 준비했다. 은퇴한 지 오래되지 않은 고쿠보 히로키를 일찌감치 전임 감독으로 임명한 뒤 지난해 11월 15일 메이저리그 올스타와 친선경기에서 젊은 투수들을 대거 투입해 4-0 팀 노히트 기록을 세웠다. 노리모토-니시 유키(25, 오릭스)-마키타 가즈히사(31, 세이부)-니시노 유지(24, 지바 롯데)가 연이어 마운드에 올랐고 이들은 메이저리거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마키타를 제외하면 모두 20대 초, 중반 투수들. 니시노가 부상으로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을 뿐 일본 대표팀은 물론 센트럴리그-퍼시픽리그 12개 구단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팀의 기둥 투수로 세웠다. 그리고 각 팀의 젊은 선발 주축들이 일본 대표팀에 합류해 지금의 강력한 투수진을 만들었다. 마키타와 마스이 히로토시(31, 닛폰햄)가 일본 대표팀 투수 가운데 맏형이고 대부분 20대 초, 중반이다.

한국은 어떤가. 대부분의 팀들이 유망주를 전략적으로 내세워 1군 경기 경험을 거쳐 성장을 기다리기 보다 팀 성적을 우선시한다. 많은 돈을 들여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는 데 혈안이고 1선발 자리를 외국인 투수들이 차지했다. 지난 3월 28일 KBO 리그 개막전에서 국내 투수 선발은 양현종(KIA) 단 한 명이었다. 억대 계약금을 받고 들어와도 '아직 멀었다'는 자체 평가를 먼저 세워 수 년 간 퓨처스리그에 놓는 경우도 많다.
경험을 쌓아 주기 위해 1군으로 올려도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경우가 별로 없으며 그나마도 거의 다 계투 요원으로 잡는 기회다. 김광현(SK) 이후로는 대형 신인이 2~3년 안에 팀 에이스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현희, 조상우(이상 넥센), 조무근(kt) 등은 모두 계투로 시작해 이름을 알렸고 지금도 계투로 뛰는 선수들이다. 당장 그해 성적을 우선하는 전략에서 유망주들은 소외된 경우가 많았다.
KBO 리그 정서 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당장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팀을 떠나고 유망주도 계속 바뀌는 전략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기회를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프로 관계자들은 아마추어 야구의 발전을 이야기하고 목소리를 높인다. 맞는 말이다. 바른 지도와 전폭적인 지원, 투자가 있을 때 더 많은 유망주들이 나와 KBO 리그를 살 찌울 수 있다.
그러나 과연 KBO 리그는 미래를 보고 흘러가고 있는가. 투수 유망주를 키우자고 팀 성적 대신 더 많은 기회를 준다면 어떨까. 그 선수가 2~3년 안에 한 시즌 15승 이상,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에이스로 자리 잡는다는 보장도 없다. 성적을 뒤로하고 선수 키우는 데 집중하는 1군 지도자의 야구 커리어는 끝날 수도 있다. 결정적으로 팀 성적이 떨어질 경우 팬들의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해 떠날 것이다. 당장의 성적을 강조하는 한국 야구. 과연 한국 야구는 일본처럼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일까.
[영상] 김인식 감독 인터뷰 ⓒ 티엔무(타이페이), 배정호 기자.
[사진] 김인식 감독 ⓒ 티엔무(타이페이),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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