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팜' 스타? 땅이 아닌 헌신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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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레퍼런스에 의하면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학교는 1만2659개 학교인데 4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학교는 605개교에 불과하다.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학교인 오사카 PL학원도 두 명의 메이저리거(구와타 마스미, 마쓰이 가즈오)를 배출했을 정도. 백분위로 환산하면 광주일고는 상위 4.8%의 메이저리거 배출 비율을 자랑한다. 피츠버그 현지 언론 '트리뷴-리뷰' 롭 비어템플 기자는 한국의 광주일고가 네 번째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데 대해 놀라기도 했다.
광주일고 뿐만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 야구, 국내 프로야구를 살펴보면 전라남도와 광주 출신 프로야구 선수 배출 비율, 그리고 스타로 자리매김한 선수들의 수가 지역 내 야구부가 있는 학교 수를 감안하면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높음을 알 수 있다. 선동열 전 KIA 감독, 이종범 전 한화 코치, 현대-SK를 거친 '리틀 쿠바' 박재홍 등 광주일고 출신 불세출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프로야구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지난해 MVP 서건창(넥센)도 광주일고 출신이며 그 외 광주 진흥고(KIA 김진우, 두산 양의지 등), 광주 동성고(옛 광주상고. 이순철, 양현종 등) 출신의 선수들이 프로야구 계에서 이름을 날린 전례가 많다. 많은 야구 관계자들은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출신의 선수들의 성공 케이스가 상대적으로 타 지역 출신 선수들에 비해 많은 편이기는 하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대체로 지역 야구를 대표하는 고교에서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탄생하게 마련. 가장 많은 학교가 포진한 서울은 물론이고 부산의 경우 부산고, 경남고 등이 대표적인 야구 명문교이며 대구-경북 지역은 경북고, 대구 상원고(옛 대구상고) 등이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인천도 인천고, 동산고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많으며 충남 지역도 1970년대 후반 개교한 천안 북일고가 있다. 이 중 현장에서 “학교 수에 비례했을 때 전남-광주 출신의 선수들이 주전으로 도약하고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우뚝 서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라는 목소리가 많다.
이유가 있을까. 이유를 살펴보기 전 지역 감정 조장 등 분란을 위한 글이 아님을 명시해둔다. 한 프로야구 감독은 몇 년 전 광주 팜 출신 신예를 갑자기 주전으로 발탁한 뒤 그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주전 발탁 당시만 해도 주목 받지 못해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던 이 선수는 현재 자신의 포지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입단할 때부터 지켜보기는 했는데 포지션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체격적인 면에서 크게 우위를 갖춘 선수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친구의 부모님이 정말 지극정성으로 뒷바라지 하시더라. 가정 환경이 넉넉지 않은 데도 꼭 필요한 보양식을 챙겨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더욱 감명 깊었던 것은 구단에 드러내놓고 목소리를 높여 자녀를 지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근하게 아이를 지원하셨다. 그리고 선수도 부모님이 자신을 얼마나 아끼는 지 알고 야구에 절박하게 매달렸다. 그래서 이 친구에게 출장 기회를 주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잘 해줘서 선수와 그 부모님께 너무 감사했다.”
또 다른 감독은 이 모습이 그 선수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님을 알게 했다. 그는 전남 출신 한 외야수를 발탁한 데 대해 “이 친구는 집안 살림이 어렵다거나 한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부모님이 야구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은 최대한 뭐든지 해주려고 하시더라. 그와 함께 선수가 잘 된다고 대외적으로 '내 아들이 누구다'라고 먼저 목소리를 높이시는 분들이 아니셨다. 뭐 주변 사람들한테는 자랑을 하셨겠지만. 아무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들이 잘 되길 항상 바라고 또 지원하는 모습을 보며 아들 가진 아버지 입장에서 굉장히 감격했다”라고 밝혔다. 이 외야수도 그해 많은 홈런을 때려내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최근 각광 받으며 국내 최고 내야수 중 한 명이 된 광주 출신 스타 플레이어는 가정 환경이 넉넉지 못했다. 그러나 그 와중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성공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했고 아들도 어머니의 노력을 알고 불굴의 의지로 야구를 놓지 않았다. 그 결과 그는 자타 공인 국내 최고 선수 중 한 명이 되었다. 그 와중에서도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그 선수에 대한 자랑을 먼저 내세우기보다 보이지 않는 조력자로서 힘을 또 보태고 있다. 선수도 가족들이 스포트라이트에 휘말리고 예상치 못한 마음 고생을 하는 것을 원치 않아 가족을 내세우는 대신 그 고마움을 항상 표현하고 있다.
더 많은 전례가 있는데 공통적으로 가족들은 선수 가족임을 내세워 목소리를 높이고 특권을 누리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녀가 스타가 되길 돕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이는 다른 지역 출신 선수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이 많았다. 누가 어디 출신이라 으뜸이 되었다기보다 선수는 가족에게 감사하며 자신의 기량을 절차탁마했고 가족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등에 업고 먼저 나서기보다 선수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 더 큰 선수가 된 전례가 훨씬 더 많다. 선천적인 장점을 이어받는 경우도 있으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기보다 주위의 보이지 않는 숭고한 노력. 그 노력이 더 큰 선수를 만들었다.
[사진] 강정호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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