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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FA 포기' 유원상 "kt가 마지막 팀, 후배들에게 도움되고 싶다"

작성일: 2020.12.29 10: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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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유원상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그동안 트레이드로 한 번, 2차 드래프트로 또 한 번 팀을 옮긴 경험이 있는 유원상이지만 자신의 네 번째 팀을 찾는 과정은 그 전과 많이 달랐다. NC에서 방출된 뒤 kt에서 겨울을 보내면서 그 전과는 뭔가 다른 '따뜻한 느낌'을 받았고, 1년 만에 사랑에 빠졌다. 그 사랑 덕분에 15년 만에 얻은 FA 자격도 제쳐둔 채 kt에서의 마지막을 그리게 됐다. 

유원상은 28일 "요즘 수원에서 계속 운동하고 있다. 오전에는 운동하고, 오후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작년에 수원으로 집을 옮겨서 가족들과 함께 지낸다. FA 신청 안 하고 kt에서 계속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도 가족 때문이 크다"며 근황을 전했다. 

알려진대로 유원상은 kt에서 은퇴하겠다는 마음으로 FA 자격을 신청하지 않았다. 그는 "NC에서 방출된 뒤 kt에 왔다. 1년 지내보니까 이강철 감독님도 그렇고 구단에서도 많이 신경 써주신다는 걸 느꼈다. FA가 선수로 뛰면서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기는 하지만 kt에 남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적을 하고 말고를 떠나서 FA 신청을 안하는 것이 kt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방법이 아닐까 싶었다"며 한 달 전 자신의 선택을 돌아봤다. 

▲ kt 유원상. ⓒ 한희재 기자
▷ kt에서 느낀 온기

한화에서 5년, LG에서 7년, NC에서 2년을 보냈다. kt에서 지낸 시간이 가장 짧은데도 특별한 느낌을 받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고 했다. 30대 중반이 된 나이와 '방출 선수'라는 신분도 이유가 되겠지만 유원상은 kt에서 만난 지도자, 구단 관계자들에게 느낀 온기를 먼저 기억했다. 유원상은 "이강철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셨다. 시즌 중에 기복이 있었는데도 믿고 기다려주셨다. 코치님들과도 대화가 잘 통했고 여러가지로 잘 맞는 느낌이었다. 소속 없던 나를 받아준 팀이라서 그런지 뭐랄까 따뜻한 기운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그 따뜻한 기운을 바탕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5점 이상의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필승조에서 밀려났던 유원상이지만 올해는 62경기에 나와 9홀드 평균자책점 3.80으로 시즌을 마쳤다. 유원상은 "NC로 이적했을 때는 마음이 급했다. 기대치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아서 급해진 것 같다. 지금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마음이 편하다. 슬슬 선수 생활을 마친 뒤를 생각할 때다. 아무래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더 kt에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는 내년 기장 스프링캠프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해외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했는데도 좋은 성적을 냈다는 자신감이 있다. 유원상은 "(팀을 옮기면서)심리적인 변화가 컸고, 시즌 준비하는 과정도 전과 달랐다. 해외 캠프를 가지 않고 한국에서 몸을 만들었던 적이 또 있나 싶은데 여기서 봄을 준비하면서 더 확실히 준비했다. 아무래도 캠프를 가게 되면 마음이 급해진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야 한다, 초반부터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데 여기서는 감독님께서 '다른 선수들이 지쳤을 때 와서 힘 보태주면 된다'고 하셔서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kt 투수들의 '멘토' 

스프링캠프 이야기를 하던 유원상은 "후배들 중에서는 한국에서 추운 날씨에 캠프를 한다는 점을 걱정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나도 그랬는데, 한 번 해보니까 나름대로 계획이 생겼다. 후배들에게도 내 경험을 전해줬다. 도움되는 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베테랑 답게 멘토 역할도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의 조언은 그의 생각에 큰 변화를 줬다. 반드시 1년 내내 1군에서 전력이 되지 않더라도 잘 준비하고 있으면 팀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시기가 온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올해 성적을 내고 나서 베테랑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더 확실히 느꼈다. 예전에는 시작할 때부터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욕심을 부렸다. 지금은 시즌 중에 팀이 나를 필요로 할 때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 보여주면 된다. 그전과는 또다른 느낌이다"라고 얘기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kt라 더 큰 책임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유원상은 "NC에 갔을 때는 나보다 선배들이 많았다. kt에 오니 동갑 친구(이보근, 전유수)들과 함께 내가 투수조 최고 선배더라. 어린 선수들과 불펜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런 대화를 통해 서로 느끼고 배운 것들이 있다. 특히 1군과 퓨처스 팀을 오가는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에 말소되더라도 너무 좌절하지 말라고 해줬다"고 밝혔다. 

포스트시즌 경험을 돌아보면서도 후배 생각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6년 만의 포스트시즌이라 떨릴 줄 알았는데 만원 관중이 아니어서 그런지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어렸을 때 느꼈던 긴장감은 아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 우리 후배들도 좋은 성적을 내서 이런 경험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며 kt가 꾸준한 강팀으로 남기를 바랐다. 

▲ 10월 13일 키움전에서 세이브에 성공한 유원상. ⓒ 곽혜미 기자
▷ ps. 동생에게

유원상은 동생인 유민상을 타자로 두 번 만났다. 5월 26일, 6월 9일 두 차례 승부에서 모두 뜬공을 유도하며 형제 대결에서 승리했다. KBO리그에서 형제 대결은 단 세 번 밖에 나오지 않은 보기 드문 장면이다. KBO리그 1호 형제 투타 대결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95년 9월 5일 투수 정명원(당시 태평양 돌핀스)과 타자 정학원(당시 쌍방울 레이더스)이 만난 것이 역대 최초다. 

유원상은 "동생이랑 같이 프로야구 선수로 뛰었지만 서로 1군과 퓨처스 팀에서 엇갈린 적이 많았다. 올해는 두 번 만났는데 내년에는 더 자주 붙고 싶고 다 이기고 싶다. 올해는 두 번 다 뜬공이었다. 동생과 자주 연락하는데 경기에서 만난 뒤에는 '홈런 노리다 그랬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내가 이기는 거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제보> swc@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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