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즌 기다려져요” 불운과 단절… ‘35번’ 한동민이 다시 꿈을 꾼다
작성일: 2021.01.11 15:02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한동민은 2018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홈런 41개를 쳤다.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날, 결승 홈런이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2019년은 기대에 못 미쳤다. 장타력이 뚝 떨어졌다. 이를 악물었다. 2020년 베로비치는 한동민의 땅이었다. 동료들의 훈련이 끝난 뒤에도 주차장에서 밤늦게까지 방망이를 휘둘렀다. 결실이 있었다. 타구는 힘이 있었고, 공을 찢어버리는 듯한 스윙이 돌아왔다. 모두가 한동민의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도 괜찮았다. 5월 첫 17경기에서 타율 0.317, 6홈런을 기록했다. “40홈런 타자가 돌아왔다”는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의 부상이 2020년을 망쳤다. 5월 24일 KIA전에서 파울 타구가 오른쪽 정강이를 강타했다. 파울 타구에 맞는 건 자주 있는 일인데 이 부상이 6주 이상 갔다. “첫 번째 부상은 황당했었다. 그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는 게 한동민의 솔직한 이야기다. 부상으로 리듬이 완전히 꼬였고, 심지어 9월 8일 키움전에서는 수비를 하다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가 파열됐다. 수술은 시즌 아웃을 의미했다.
몸도 아팠고, 마음도 아팠다. 한동민은 “많은 생각을 했다”고 입을 열면서 “손가락 수술 판정을 받을 때 ‘아무리 좋아서 야구를 한다고 하지만, 정말 야구가 전부가 아니구나. 과연 이게 맞는가’라는 생각까지도 했다. 페이스가 좋을 때 두 번이나 고꾸라졌으니…”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마음을 다잡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는 것 또한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정강이와 손가락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 듯이, 마음의 상처도 조금씩은 지워져갔다. 불운에 맞서기 위해 몸을 더 부지런히 움직였다. 비시즌에도 매일 새벽 공기를 가르며 훈련 시설에 출근한다. 한동민은 “보강 운동을 주로 하고 있고, 기술 훈련도 들어갔다. 티배팅을 80% 정도 힘으로 소화하고 있다. 아직 프리배팅에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재활 일정에 연연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했다.
뭔가 분위기도 바꿔보고 싶었다. 2년차부터 달았던 등번호 ‘62번’과 안녕을 고했다.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이 놀란 결정이었다. 꼭 지난해 불운과 단절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한동민은 이에 대해 “레전드 선배(박재홍)님의 번호였다. 무게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서 등번호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몇 년 전부터 했는데 이번 계기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면서 “35번은 대학교 1~3학년 때 달았던 번호다. 애착이 있는 번호다. 35번을 달고 프로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의욕적으로 달려가는 한동민이지만, 목표는 아주 단순하다. 그는 “이제 10년차인데 생각보다 출전 경기 수(605경기)가 많지 않다. 풀타임도 두 번밖에 없다. 부상이 많았다”면서 “올해는 잘하고 싶다. 그렇다고 홈런이나 타율 등 수치에 신경을 쓰는 건 아니다. 단지 안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계속 뛰면 타격이 좀 안 되더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다. 안 아프고 뛴다는 자체가 잘하고 있다는 의미 아닐까”라고 했다.
동료들에 한 발 앞서 제주도에 간다. 따뜻한 곳에서 재활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는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남들과 똑같이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시즌이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도 기다려진다. 2021년 시즌은 잘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불운을 떨친 거포가 대학 시절 꿈을 키웠던 등번호와 함께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관련 추천 기사
야구 관련 기사
-
도영 타이거즈라고? 섭섭한 소리… 지금 KIA는 잡초들의 야구다, 질긴 생명력 보여주마
2026-10-24
-
[오피셜] KIA, LG 격파 주역 30인 그대로 PO 간다!…삼성은 김재윤 부상 OUT-구자욱 IN
2026-10-24
-
타격왕+수비왕 다 차지한 특급 사나이… 끝까지 최선은 다했다, 이제 판단을 기다린다
2026-10-24
-
[오피셜] 삼성 PO 엔트리 확정! '24일 부상 이탈' 김재윤 진짜 없다…'햄스트링 회복' 구자욱은 포함
2026-10-24
-
삼성 초대형 악재! 김재윤 부상→2주 OUT 날벼락…PO 등판 불가능, 마무리 누가 맡나
2026-10-24
-
삼성 후반기 승부수 '페덱' vs KIA 효자 외인 '네일', PO 1차전 선발 대격돌…누가 먼저 웃을까
2026-10-24
추천 콘텐츠
-
끝내 비보, 살리려고 심폐소생술 했지만…럭비-무용 모두 사랑한 17세 소녀 유망주, 경기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 → 장기 기증으로 생명 나눈다
2026-10-24
-
[SPO 현장] '캡틴' 김진수, 10년 묵은 한 풀었다…"주장 부담? 누군가 이겨내야 한다면 나여야 했다"
2026-10-24
-
"참을 만해서" 안세영 아찔했다, 20-19까지 쫓겼지만 결국 승리…통증+피로 극복 → 오쿠하라 꺾고 프랑스오픈도 결승 진출
2026-10-24
-
[SPO 현장] '국대 불화 논란'에도 팬서비스는 활짝...머리 아플 모레노 감독, K리그 직접 찾아 관찰 → 팬들 요청도 흔쾌히 응했다
2026-10-24
-
다저스가 영입전에서 빼앗기나, "스쿠발, 컵스로 가야 한다"…108년 만에 우승 영웅이 직접 추천
2026-10-24
-
"유인수 고개 들어" 단두대 매치에서 퇴장 → 파이널B로 내려간 제주...코스타 감독 "이미 지나간 일, 퇴장 때문에 진 것도 아니다"
2026-10-24
많이 본 기사
-
LG 대체 무슨 계획이 있길래…주전 포수 FA인데 520경기 베테랑 방출했다, '시그널'인가 변화의 시작인가
2026-10-24
-
설마, 최형우 상상도 못한 상황 나오나 "어떻게 제가 감히…그래도 나가라면 나가야죠"
2026-10-24
-
KIA 20억 투자, 이 시간을 기다려왔나… 1년 전 삼성 울렸다, KIA 히든카드 될까
2026-10-24
-
KIA 역사상 최악의 영입 참사인가… 공 하나에 823만 원, 의도와 결과가 너무 달랐다
2026-10-24
-
[오피셜] “너희 이러면 축구 발전없다” 박항서 감독 사퇴 안 한다…태국 심판에 소신발언 후 팀 구단주 “경질 생각 없다, 걱정하지 마라” 발표
2026-10-23

아시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