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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승리호' 한국 우주SF의 성취

작성일: 2021.02.08 13:52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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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승리호'.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한국영화 최초의 우주 SF, 조성희 감독의 '승리호'는 시작부터 기대와 우려가 함께한 프로젝트다. 드디어 넷플릭스를 통해 베일을 벗은 '승리호'는 한 마디로 '볼만하다.' 우리 CG가 할리우드에 비해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우려 따위 내려놓아도 좋다. '승리호'는 무거웠던 짐을 벗고 가볍게 즐길 만한 우주SF물이다.

2092년, 지구는 병들었다. 방독면과 고글 없인 살 수 없어진 그곳을 떠나, 선택된 인류는 우주의 낙원 UTS에 정착했다. 허나 선택받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그 언저리의 우주 노동자로 살아간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사람들을 위협하는 우주쓰레기를 수거해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승리호는 그 중에서도 빠르고 악착같기로 악명높은 쓰레기 수거선.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 실력만은 우주 최강인 조종사 태호(송중기), 과거 우주해적단을 이끌었다는 장선장(김태리), 지구에서 갱단 두목이었다는 기관사 타이거박(진선규),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가 승리호의 선원들이다.

소개와 설명이 이어지던 이야기가 본격 궤도에 오르는 건 인간형 로봇 '도로시'가 등장하면서부터. 아무리 열심히 쓰레기를 모아도 빚만 늘어가던 어느 날, 승리호 선원들은 대량살상무기로 수배된 '도로시'를 발견한다. 어떻게 하면 큰 돈을 손에 넣을까 고심하던 선원들은 테러리스트 검은여우와 위험한 거래를 시도한다. 뜻대로 될 리 없지만.

'승리호'는 출발부터 이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길들여진 관객의 눈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무거운 숙제와 함께했다. 드디어 공개된 '승리호'는 그 우려를 불식시키는 비주얼을 보여준다. 끝없이 펼쳐진 우주, 2092년의 신기술과 기름때가 함께하는 승리호, 인종과 국적이 따로없는 세계의 모습은 깨알갖고도 흥미롭다. 특히 줄을 이용한 액션신이 승미롭다. 경쟁자들 사이에서 총알보다 빠른 우주쓰레기를 낚아채는 초반 액션, 업동이의 시원한 작살 액션은 눈길을 잡는 포인트. 모션캡처로 완성해 낸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물론 유머도 생생하게 살아있어 만족스럽다. 한국영화의 외연은 드디어 우주로 확장했다.

대담한 기획인 반면 '승리호'의 이야기는 대단히 신선하거다 대담하지 않다. 구성과 얼개는 마블의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를 떠올리게 한다. 대신 '승리호'에선 익숙함 속의 변주가 돋보인다. 이 이야기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지구인들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주를 둥둥 떠다니기보다 현실에 꼭 발을 붙인 설정은 미덕이기도 하다. 가난이 죄라, 목숨을 걸고 쓰레기를 주워모으느라 악명을 떨치지만, 잔고는 늘 제자리에서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2092년 우주 노동자들의 삶은 2021년과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저제상을 꿈꾸지만 닿기 힘든 처지도 마찬가지다.

다만 단순한 선악구도, 비약적인 전개가 몰입을 해친다. 마지막 한 방을 위해 담긴 부성애 코드가 기대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뻔한 장치로 흐른 것은 아쉽다.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가족으로 성장해나간 '승리호'의 캐릭터들은 우당탕탕 소동극을 몇번 더 펼쳐도 될 만큼 매력있다. 작은 체구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김태리, 거친 비주얼 너머의 인간미를 보여준 진선규, 드디어 꿈을 이룬 유해진의 업동이가 보여줄 드라마에도 궁금증이 더해진다. '도로시'의 존재감 역시 막강하다.

가장 아쉬운 것은 작은 화면이다. 알려졌다시피 '승리호'는 지난해 초 발발한 코로나19로 극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수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극장에서였다면 단점보다 장점이 더 확실히 보였을 것이 분명하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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