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U-23 4강, 한국 일본 이라크 카타르와 올림픽 인연
작성일: 2016.01.25 06:35
신명철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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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명철 편집국장] 도하발 리우데자네이루행 항공권은 3장 뿐인데 대기 승객은 4명이다. 어느 한 승객은 다음 비행편인 2020년 도쿄행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오는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지역 예선을 겸하고 있는 2016년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선수권대회 우승은 한국-카타르, 이라크-일본의 4강 싸움으로 좁혀졌다. 준결승에 오른 4개 나라의 당면 목표는 올림픽 출전이다. 결승전보다 3위 결정전이 더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1900년 파리 대회에서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축구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때 딱 한번 빠진 것을 빼고 2012년 런던 대회까지 25차례 열렸다. 직전 대회인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멕시코가 처음으로 우승한 것을 비롯해 18개 나라가 올림픽 금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오랜 기간 프로 선수들의 출전이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월드컵의 강자인 브라질이 은메달 3개와 동메달 2개에 그친 반면 헝가리와 영국(이상 3차례), 아르헨티나와 옛 소련, 우루과이(이상 2차례) 외에 옛 유고슬라비아, 폴란드, 옛 동독, 옛 체코슬로바키아(이상 1차례) 등 동유럽 나라들의 강세가 눈에 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 채택된 여자 축구는 5차례 개최됐다.
올림픽은 다른 모든 종목들처럼 축구도 운동선수라면 꼭 한번 서 보고 싶은 꿈의 무대다.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한국과 카타르, 이라크와 일본의 올림픽 축구와 인연을 살펴본다.
◆1936년에 시작한 한국 축구와 올림픽의 인연
한국 축구와 올림픽의 인연은 시간을 꽤 거슬러 올라간다. 1930년대 우리의 축구 실력은 일본을 압도하고 있었다. 경성축구단은 1935년 6월 도쿄에서 열린 1936년 베를린 올림픽 파견 선수 선발전을 겸한 제 1회 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10월에 벌어진 제 8회 메이지신궁경기대회(우리나라의 전국체육대회쯤 되는 대회) 축구 종목 일반부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일본인들은 마라톤과 축구, 농구 등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조선인들을 일본 대표로 뽑는 데 무척 인색했다. 단체 경기의 경우 우승 팀을 중심으로 다른 팀의 우수 선수를 보강하는 것이 기본인데도 이런 원칙은 철저히 무시됐다.
베를린 올림픽 대표 농구 최종 선발전 우승 팀인 연희전문에서 이성구와 장이진, 염은현 등 3명이 뽑힌 것은 그나마 일본체육협회 전무이사이자 일본농구협회 상무이사인 이상백이 강력히 밀었기 때문이었다. 축구의 경우 최강 팀인 경성축구단이 중심이 되지 않고, 한반도 전체에서 김용식 한 사람만이 뽑혔을 뿐이다. 김용식은 베를린 올림픽에서 3-2로 이긴 스웨덴과 1회전, 0-8로 크게 진 대회 우승국 이탈리아와 8강전 등 일본이 치른 두 차례 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일본 축구 관계자들은 김용식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명철의 스포츠 뒤집기] 한국 스포츠 종목별 발전사-축구(6) 참조>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제국주의 일본이 대한제국을 병탄하지 않았으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두 나라는 첫 번째 한일전을 펼쳤을 가능성이 있고 결과는 2012년 런던 대회 못지않은 한국의 통쾌한 승리였을 것이다. 당시에는 지역 예선이 없고 자유 참가제였는데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출전했다. 중국은 1회전에서 영국에 0-2로 져 탈락했다. 이때 중국은 오늘날의 중화인민공화국과 다른 국체를 가진 나라다.
한국은 태극기를 앞세워 처음으로 나선 여름철 올림픽인 1948년 런던 대회 1회전에서 멕시코를 5-3으로 눌렀으나 8강전에서 우승국 스웨덴에 0-12로 크게 져 탈락했다. 이후 1964년 도쿄 대회에 출전했으나 조별 리그 3경기에서 3패, 1득점 20실점으로 참패했다. 한국 축구의 암흑기였다.<[신명철의 스포츠 뒤집기] 한국 스포츠 종목별 발전사-축구(8) 참조>
한국이 1988년 서울 대회 때 자동 출전한 이후 2012년 런던 대회까지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나선 과정은 신세대 축구 팬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사이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한국은 1948년 런던 대회 이후 56년 만에 8강의 성과를 올렸다. 이어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3위 결정전에서 박주영과 구자철의 연속 골로 일본을 2-0으로 꺾고 대망의 동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에서 행운과 불운 롤러코스터 탄 일본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축구 지역 예선과 본선에서 한국은 불운을, 일본은 행운을 맛봤다. 일본은 멕시코시티 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한국과 3-3으로 비겼으나 필리핀을 15-0으로 대파하는 등 골 득실차에서 앞서 본선에 올랐다. 일본은 1승2무로 조별 리그를 통과한 뒤 8강전에서 프랑스를 3-1로 꺾었다. 준결승에서 헝가리에 0-5로 졌으나 3위 결정전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2-0으로 누르고 아시아 나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축구 종목에서 메달을 땄다. 가마모토 구니시게는 3-1로 이긴 조별 리그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해트트릭, 프랑스와 멕시코전에서 두 골씩 등 모두 일곱 골을 넣어 일본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지역 예선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했지만 일본은 올림픽 동메달을 계기로 ‘탈 아시아’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오랜 기간 월드컵 본선은커녕 올림픽 무대도 밟지 못했다.
일본은 2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나선,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강호 브라질을 1-0으로 잡는 등 2승(1패)을 올렸으나 조 꼴찌 헝가리가 3패를 하면서 브라질, 나이지리아와 승점 6으로 타이를 이뤘고 골 득실차에서 밀려 8강에 오르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일본은 직후 대회인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또다시 브라질과 같은 조에 들었고 이번에는 0-1로 졌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슬로바키아를 각각 2-1로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8강 나라 가운데 비교적 만만한 미국을 만났으나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주력 선수 나카타 히데토시가 결정적인 실축을 하면서 4-5로 져 땅을 쳤다. 일본으로서는 1968년 이후 32년 만에 눈앞에 뒀던 4강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아시아의 또 다른 올림픽 강자 이라크
이라크는 월드컵 본선에는 1986년 멕시코 대회에 한 차례 출전했지만 올림픽에는 1980년 모스크바, 1984년 로스앤젤레스, 1988년 서울, 2004년 아테네 대회 등 4차례나 출전했다. AFC 가맹국 또는 협회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상 9회), 호주(7회)에 이어 인도와 함께 공동 4위다.
이라크는 연령대별 대회에 강하다. AFC U-19 선수권대회(옛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포함)의 경우 한국이 12차례로 최다 우승국이고 그 뒤를 1960년대 아시아 축구의 강호 미얀마(옛 이름 버마, 7차례), 이스라엘(6회, 1970년대까지 AFC에서 활동) 그리고 이라크(5차례)가 잇는다. 이란(4차례), 북한(3차례)보다 많이 우승했다.
이라크가 올림픽 무대에 처음 나선 건 1980년 모스크바 대회인데 약간의 사연이 있다. 이라크는 모스크바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1조 최종전에서 쿠웨이트에 2-3으로 져 본선 출전이 좌절됐다. 그런데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미국이 올림픽을 보이콧했고 미국의 뜻을 따르는 여러 나라가 불참한 가운데 지역 예선을 통과한 쿠웨이트와 말레이시아, 이란 가운데 말레이시아와 이란이 이에 동조했다. 한국은 2조에서 1972년 뮌헨 대회 이후 다시 한번 말레시아에 발목이 잡혀 올림픽 진출 꿈을 접었고 보이콧 대열에 합류한 상태였다. 말레이시아와 이란이 빠진 자리에 이라크와 시리아가 들어갔다.
올림픽에 첫 출전한 이라크는 조별 리그에서 코스타리카를 3-0으로 누르고 핀란드와 0-0, 유고슬라비아와 1-1로 비겨 8강에 올랐으나 동독에 0-4로 져 탈락했다. 이 대회 이후 1988년 서울 대회까지 3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라크는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아테네 대회에 나선 이라크는 전쟁의 와중에 있는 나라라고는 믿을 수 없는 경기력을 뽐냈다. 한국이 A조에서 1승2무로 1948년 런던 대회 이후 56년 만에 8강에 오를 때 이라크는 D조에서 모로코에만 1-2로 졌을 뿐 포르투갈을 4-2, 코스타리카를 2-0으로 꺾고 1위로 조별 리그를 통과했다. 이라크는 8강전에서는 호주를 1-0으로 눌렀으나 파라과이와 겨룬 준결승에서는 한국을 3-2로 따돌리고 올라온 파라과이에 1-3으로 져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그러나 아시아 나라 가운데 1956년 멜버른 대회의 인도(4위),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의 일본(3위)에 이어 세 번째로 4강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3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 0-1로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이라크 선수들은 국민적 영웅으로 개선했다.
◆두 차례 출전, 한 차례 8강에 오른 카타르의 저력
2006년 여름철 아시아경기대회와 2022년 월드컵 등 각종 국제 대회를 유치하며 서아시아의 새로운 스포츠 강국으로 떠오른 카타르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두 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는 1무2패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으나 바르셀로나 대회에서는 8강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바르셀로나 대회 아시아 1차 예선 1조 속한 카타르는 강호 이란과 2-0, 0-2로 승패를 주고받는 등 6승1무1패로 이란(5승2무1패), 아랍에미리트연합(2승3무3패) 등을 따돌리고 조 1위로 최종 예선에 올랐다. 7승1무의 D조 1위 한국과 7승1무의 E조 1위 중국 등 6개국이 1992년 1월 쿠알라룸프르에서 풀리그로 겨룬 최종 예선에서 카타르는 한국과 일본을 각각 1-0으로 물리치는 등 4승1패, 아시아 1위 자격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3승1무1패, 쿠웨이트는 2승2무1패로 본선행 티켓을 얻었다. 중국은 3승2패, 일본은 1승1무3패, 바레인은 5패로 탈락했다.
카타르는 본선 조별 리그 B조에서 이집트를 1-0으로 꺾고 콜롬비아와 1-1로 비긴데 이어 스페인에 0-2로 졌으나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카타르는 8강전에서 대회 준우승국인 폴란드에 0-2로 져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후 카타르는 올림픽 또는 월드컵 등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으나 걸프컵에서는 직전 대회인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 대회에서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제 1승만 거두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다.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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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 편집국장 기자 smc@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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