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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부담 독박…두산이 처한 냉정한 현실이다

작성일: 2021.06.26 05:3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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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김재환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내가 너무 부담을 줬나. (김)재환이가 쳐줘야 한다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애써 웃으며 농담처럼 던진 말이다. 김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입버릇처럼 "올해는 김재환이 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럴 만했다. 두산 베스트 라인업에서 거의 유일한 홈런 타자였기 때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박건우는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지만, 거포보다는 중장거리형에 가까운 타자들이다. 그동안 1, 2번 타순에서 상대를 더 무겁게 압박하며 중심 타선으로 기회를 연결하는 임무에 더 적합했다. 

4번타자의 부담은 시즌을 치를수록 커졌다. 최근 팀이 3연패하는 동안 김재환은 1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패인을 찾을 때 자연히 4번타자의 침묵을 먼저 짚었다. 김 감독은 김재환이 조금 더 마음 편한 상황에서 치도록 25일 잠실 롯데전에 2번타자로 내보냈으나 효과는 없었다.  

결국 지난해까지 중심 타선에서 김재환의 부담을 나눴던 최주환(SSG)과 오재일(삼성)이 동시에 이탈한 티가 나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앞서 양의지(NC), 민병헌(롯데)이 FA로 이적한 상황에서도 두산이 버틴 건 김재환과 최주환, 오재일이 해결사 임무를 나눠 맡아서였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게 마련인데, 이들은 "내가 아니라도 앞에서 또는 뒤에서 쳐줄 타자가 있다는 게 큰 힘이 된다"고 입을 모으곤 했다. 

김재환이 버팀목을 모두 잃은 상황에서 그나마 이적생 양석환이 힘이 됐다. 67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0.282(252타수 71안타), 15홈런, 4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양석환은 지난해 가을 상무에서 제대한 뒤로 처음 풀타임 시즌을 뛰고 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냉정히 김재환이 안 풀릴 때 기댈 수 있을 정도까지는 올라오지 않았다. 

허경민, 김재호, 정수빈, 박세혁 등 다른 기존 주축 타자들의 몫도 중요했는데 변수가 많았다. 박세혁은 지난 4월 안와골절 부상으로 2개월 정도 자리를 비웠고, 정수빈은 올해 유독 타격에 부침을 겪으며 타율 0.196(92타수 18안타), 1홈런, 1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재호는 맏형으로서 중심을 잡아줘야 했지만, 이달 중순 어깨 통증으로 이탈해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허경민은 시즌 타율 0.315(248타수 78안타)를 기록하며 분투하고 있는데, 최근 10경기는 타율 0.268로 조금 주춤하다. 

김재환 홀로 해결사가 돼야 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두산도 암흑기라는 공포와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는 뜻이다. 김재환이 144경기 내내 타선을 끌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트레이드로 계속해서 양석환과 같은 타자를 데려올 수도 없다. 결국 다음 세대를 키워야 하고, 선수 하나를 중심 타자급으로 키우려면 꽤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세금을 내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지난 6년 동안 황금기를 보낸 두산이라고 해도 암흑기를 감수해야 한다. 

일단 구단은 다음 세대로 외야수 김인태 조수행, 내야수 강승호 박계범 안재석, 포수 장승현 등을 준비했다. 김 감독은 올해 이들을 키우기 위해 계속해서 출전 기회를 주고 있고, 김인태와 강승호는 이미 주전으로 뛰고 있다. 김인태와 강승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계속해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보내야 한다. 그래야 백업 꼬리표를 완전히 떼고 자리를 굳힐 수 있다.   

김 감독은 최근 접전 패가 많은 것과 관련해 "팽팽한 경기를 하면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많지 않아서 긴장을 더 하는 게 눈에 보인다. 1점 승부에서 중간 투수들이 1점을 주고, 뺏어야 할 때 못 뺏고 그런 것들을 지표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런 게 아쉽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선수들의 경험이 더 쌓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울러 "강승호나 안재석, 박계범 등이 앞으로 두산 내야를 맡아야 하는 선수들이다. 당장 그 선수들에게 그 전 타선의 폭발력을 바라면 안 된다. 이 선수들의 능력치를 최대한 올려서 뛰게 하려고 늘 생각한다. 예전 타선을 생각하면 힘들다. 감독도 선수도 서로 피곤하다. FA로 나간 선수들 정도의 기량을 당장 기대하긴 힘들지만, 조금씩 자기 임무를 잘해 나가고 있는 게 좋은 것"이라며 충분히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환은 좋아도 싫어도 당장은 두산 타선의 든든한 우산이 돼야 한다. 후배들이 꽃을 피우기 전까지는 비바람을 막아주며 끌고 가야 한다. 김재환이 안 되면 허경민, 박세혁, 정수빈 등이 임무를 대신해줘야 한다. 그럴 수 있고, 그래야 하는 선수들이다. 지금 두산에는 그런 버팀목이 될 선수가 필요하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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