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포트] 구자욱, '숫자 목표' 세우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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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박현철 기자] 외모와 실력을 모두 갖춘 지난해 신인왕. 그러나 잠시 흔들린다면 곧바로 '소포모어 징크스' 꼬리표가 붙을 수 있다. 아직 그는 프로 무대에서 뛸 경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2015년 KBO 리그 신인왕 구자욱(23, 삼성 라이온즈)의 누적 스탯 목표는 출장 경기 수 뿐이다.
2012년 대구고를 졸업하고 2라운드로 연고팀 삼성에 입단한 뒤 1년 만에 상무 입대를 선택한 구자욱은 제대 후 첫 시즌인 2015년 116경기 타율 0.349 11홈런 57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한 최근 야구라고 해도 1군 풀타임이 처음인 신예가 당당히 3할대 중반의 타율을 자랑하며 삼성 공격을 이끌었다.
막판 옆구리 부상 때문에 공백 기간이 있었으나 페넌트레이스 5년 연속 우승에 구자욱도 제대로 이바지했다. 덕분에 그는 생애 한번 뿐인 신인왕 자리에 올랐다. 16일 삼성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구자욱은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특별 훈련에 참가한 뒤 타격, 수비 훈련에 열중했다.
“지난해에는 1군 경기에 나갔다는 자체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어요. 안 좋았던 것이라면 부족한 점을 그대로 노출했다는 것이랄까. 오전에 3루 자리에서도 수비 훈련을 했는데 그건 송구 때문이었습니다. 1루를 맡다 보면 공을 던질 일이 자주 없어서 송구 훈련 차원에서 3루 훈련도 했습니다.”
중고 신인이기는 했어도 구자욱의 풀타임 첫해 3할 타율은 1998년 0.300을 기록한 강동우(당시 삼성, 두산 코치)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었다. 공격 면에서 구자욱은 확실히 삼성 타선에 한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다만 수비에서 아직 확실히 자리를 굳히지는 못했다. 고교 시절 맡았던 3루와 1루, 외야를 두루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하지만 아직 구자욱을 떠올렸을 때 붙박이 포지션을 떠올리기 힘들다. 아직은 수비에서 유틸리티 신예인 셈이다.
“경기를 나가야 하기 때문에 내야, 외야를 병행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제 자리를 만들지 못했다는 이유도 되겠지만. 만약 제 자리가 생긴다면 외야에서 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훈련을 치르면서 구자욱은 대선배 이승엽과 붙어 다녔다. 같은 야수 A조인 이유도 있었으나 유독 이승엽과 함께 구장을 이동하고 훈련을 같이 했다. 기량과 성품을 모두 갖춘 대선배와 함께 하는 구자욱에게 어떤 점을 가장 닮고 싶은지. 그리고 만약 이승엽의 많은 장점 가운데 하나를 자신의 것으로 가져올 수 있다면 어떤 것을 가져오고 싶은지 물어봤다.

“이승엽 선배는 경기력뿐만 아니라 생활 자체를 보면서 배우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승엽 선배로부터 가져오고 싶은 것이라. 플레이는 아니고 성실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제 것으로 만들고 싶어요. 플레이 스타일은 개개인이 다르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것은 그렇고요. 타격할 때 제대로 안되는 것을 승엽 선배께서 지적해 주시고 조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 조언에 따라 단점을 보완해 제 장점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선배 이승엽과 구자욱이 시즌 성적을 놓고 내기를 걸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승엽은 시즌 25홈런, 구자욱은 타율 0.350의 기준점을 잡았으며 기준을 넘지 못한 선수가 상대방에게 명품 지갑을 선물하는 '착한 내기'다. 그러나 이 내기의 기준인 타율 0.350을 구자욱의 시즌 목표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구자욱은 “숫자 목표는 단 하나 뿐”이라며 말을 이어 갔다.
“144경기 모든 경기에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외의 숫자 목표는 없어요. 만약 제가 그 기준을 뛰어넘으면 스스로 만족해 게을러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성적에 대한 목표는 세우지 않고 앞으로 뛰는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꾸준히 열심히 한다면 야구 선수 구자욱의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플레이어는 쉽게 태어나지 않는다. 기량과 재능을 갖췄더라도 자신의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하다 교만해지면 그 선수는 머지 않아 잊혀진다. 구자욱이 바라보는 선배 이승엽도 일본에서 뛰던 시절 부침이 있기는 했으나 꾸준한 노력으로 불혹의 나이까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자욱은 그 선배를 바라보며 올바르게 더 큰 선수가 되고 있다.
[영상] 구자욱 인터뷰 ⓒ 영상취재 오키나와(일본), 송경택.
[사진] 구자욱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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