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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막내' OK저축은행, 봄이 오면 미친다

작성일: 2016.03.21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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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천안, 김민경 기자] "약간 정신 나간 애들이라 동기부여 이런 거 모른다(웃음). 정규 시즌에는 부상 선수가 늘고 몸은 마음대로 안 되는데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흔들렸는데 아무 생각 없는 애들이라 견딘 거 같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셧아웃 승리를 챙긴 뒤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승리에 취해서가 아니라 선수들의 활약이 믿기지 않아서 웃는 듯했다. 2승을 먼저 올린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은 1승만 더하면 2년 연속 챔피언에 오른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은 삼성화재와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기록한 뒤 챔피언 결정전을 준비하면서 "먼저 미치는 팀이 이긴다"고 입을 모았다. 김 감독 역시 선수들에게 "나도 같이 뛸 테니까 같이 미쳐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마음을 비우면서 길이 보였다. 정규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현대캐피탈의 전력이 한 수 위였다. 김 감독은 '줄 건 주고, 막을 수 있는 건 막자'는 단순한 전략을 짰다. 우승 부담감에 현대캐피탈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OK저축은행은 기본을 지키며 적지에서 연달아 승전고를 울렸다.

들뜬 분위기 속에 안정감이 있었다. 주포 로버트랜디 시몬과 송명근이 공격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면 송희채(레프트)와 정성현(리베로)은 안정적인 수비로 뒤를 받쳤다. 세터 곽명우는 공격수를 믿으면서 침착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송명근과 한상길은 코트 안팎에서 분위기를 띄웠다. 송명근은 2차전에서 13점을 올리면서 시몬의 뒤를 받쳤고, 한상길은 흐름을 뺏는 서브 에이스 3개를 기록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두 선수는 세리머니를 주도하면서 흥을 돋웠다. 김 감독은 "(한)상길이랑 (송)명근이는 나서기 좋아하는 애들이다. 쇼맨십이 강하다. 연세가 있는 감독 밑에 있었으면 크게 혼났을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상승세와 관련해 "수비가 달라졌다. 서브 리시브, 블로킹 커버 같은 기본기가 잘됐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에게 '인생 경기'를 했다고 칭찬 받은 곽명우는 "팀원끼리 약속한 거랑 감독님께서 지시한 거 지키면서 선수들 믿고 (공을) 올렸다. 어디에 올려도 잘 때려 주니까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창단 3년째인 막내지만 큰 경기를 즐기는 배짱은 두둑하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지만 희한하다. 기복이 크다. 잘할 땐 잘하고 아닐 땐 못한다. 초반에 흐름을 잘 잡으면서 경기를 장악할 수 있었다. 흥이 올랐을 때 안 되는 팀은 없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큰 경기에서 흥을 낼 줄 아는 OK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치른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마음가짐이 승패를 갈랐다.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은 이런저런 작전을 짜서 나왔다면, 저희는 '편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맞섰다"며 마음을 비운 덕에 승기를 잡았다고 봤다. 송명근은 "지난해 챔프전에 같이 뛰었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곽)명우 형이랑 (한)상길이 형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도와주려고 조금 더 악착같이 했다"며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시너지를 낸 거 같다고 했다.

[사진] 환호하는 OK저축은행 선수들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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