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기억나"…한국사 배운 162km 파이어볼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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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그때 당시 '고구려'를 배운 정도만 기억이 난다."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탁(33)은 꽤 오래 전부터 한국을 배우고 있었다. 그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에 입학하고 첫 학기에 한국사 강의를 수강해 들었다.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수강 신청을 늦게 하는 바람에 선택할 수 있는 강의가 몇 개 없어서 고른 게 한국사였다. 어떤 내용이 기억나는지 묻자 스탁은 "고구려"라고 발음한 뒤 "이 정도만 기억난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 스탁은 대학 시절 배운 먼 나라 한국에 와 있다. 두산은 최고 시속 162km에 이르는 위력적인 강속구를 던지는 스탁과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했다. 스탁은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와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선발진을 이끌 전망이다.
스탁은 두산과 계약이 성사됐을 때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나라와 문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계약 직후 자신의 SNS에 "두산 베어스에 오신 것을 따뜻하게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너무 친절해요. 빨리 서울로 여행을 가서 한국 문화와 야구에 대해 배우고 싶어요"라고 한글로 적어 올렸다. 번역기의 도움을 받았겠으나 얼마나 진심으로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엿볼 수 있었다.
선수단에 합류한 뒤로는 한국어 공부 삼매경이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스탁은 한국에 도착해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적극적으로 한글을 공부했다. 지난 3일 이천베어스파크에 도착해 선수단과 인사하는 자리에서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의 인사는 한국어로 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스탁은 "한글을 공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팀 동료들과는 통역의 도움을 받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라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팀에 빠르게 적응하려는 스탁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지켜봤다. 김 감독은 "요즘은 외국인 선수들이 어떻게든 팀에 잘 어울리려고 하더라. 스탁도 그렇다. 물론 마운드에서 경기를 해봐야 진짜 본인 성향을 알 수 있다. 외국인 선수는 경기 때랑 성격이 다른 경우가 많다(웃음). 그래도 전반적으로 성격은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마운드에 오를 준비 상태도 합격점을 받았다. 스탁은 8일 처음 불펜 투구를 진행했는데, 벌써 최고 구속 147km를 기록했다. 거의 직구 위주로 31구를 던졌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도 한번씩 던지며 점검했다. 스탁은 "시즌 때는 시속 161km까지도 던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감독은 "공을 지금 80% 정도 힘을 들여 던졌다고 하는데, 힘이 있고 좋다. 선발투수로 어느 정도 내구성이 있을지가 관건이다. 공 자체는 괜찮은 투수 같다"고 했다.
한국사 강의로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스탁은 지난 시즌 역대 최다 225탈삼진 신기록을 쓴 미란다처럼 KBO리그 역사에 남을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스탁은 "탈삼진 기록은 전혀 욕심이 없지만, 미란다와 팀 동료로서 좋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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