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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 많은 두산의 백업들은 기회만 기다렸나… 두산의 경험이 특별한 이유

작성일: 2022.05.01 18:4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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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공격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는 두산 안권수 ⓒ연합뉴스
▲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공격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는 두산 안권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기회가 있어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성공할 수 없다. 반대로 아무리 준비가 잘 되어 있어도 그것을 보여줄 기회가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 그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야 한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대업을 세운 두산은 이런 걸 참 잘 한다. 7년의 세월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이적하고, 또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언제나 대기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준비가 되어 있던 백업 선수들은, 경기장에 나갈 기회만 기다리고 있었다. 두산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던 1일 인천이었다.

두산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9-0으로 완승했다. 선발 로버트 스탁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비롯한 마운드의 선전, 그리고 허경민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해결 능력도 중요했다. 그러나 그간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백업 선수들의 대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들의 ‘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한 판이었다.

이날 두산의 외야 구성은 지금까지의 두산 이미지와 완전히 달랐다. 박건우(NC)가 이적했고, 정수빈은 빠졌으며, 김재환은 지명타자로 이동했다. 그 결과가 좌로부터 김인태 조수행 안권수로 이어지는 외야 라인업이었다.

이날 전까지 세 선수의 1군 출전 기록은 총 612경기(김인태 351경기·조수행 444경기·안권수 168경기)에 불과했다. 정수빈(1302경기) 한 명의 절반 정도 수준이었고, 그 612경기마저 거의 대부분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올해 주전 외야수로 자리를 굳힌 김인태에 그렇다 치더라도, 조수행 안권수는 올 시즌도 전형적인 백업 선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김인태에 이어 두 선수도 기회가 있으면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마치 물을 만난 고기인듯 펄펄 날았다. 해결사 몫은 다른 주축 선수들이 했을지 몰라도, 이 선수들의 활발한 출루가 없었다면 낙승은 불가능했다. 

이날 2번 좌익수로 출전한 안권수는 3타수 3안타 2볼넷 3득점의 대활약을 펼쳤다. 무려 5출루 경기였다. 이는 3번 타순에 위치한 페르난데스, 5번 타순에 위치한 허경민의 타점으로 이어졌다. 일본에서 학교를 다닌 특이한 경력이 오히려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안권수는 올해 14경기에서 출루율 0.667을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 아마도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의 생각을 바꿔놨을 법한 경기였다.

조수행도 상대 에이스인 윌머 폰트를 맞이해 2회 좌월 솔로홈런을 쳐 팀 승리에 기여했다. 1회 3점을 내주고 다시 경기를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졌을 법한 폰트를 흔드는 중요한 홈런이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볼넷을 고르는 등 자신의 영역이 단순히 ‘대주자’에 머물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조수행 또한 올해 21경기에서 타율 0.333, OPS(출루율+장타율) 1.096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물론 주전으로 자주 나가면 이 성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고, 때로는 경기에 도움이 되지 못하거나 마이너스 요인을 제공하는 원흉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겪지 않은 주전 선수들은 하나도 없다. 근래 들어 기존 선수들의 이적 공백이나 베테랑 선수들의 자리를 메운 박세혁 강승호 안재석 등도 모두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다. 우여곡절의 과정 속에서 어쨌든 두산은 계속 이기고 있고, 지는 것이 익숙한 하위권 팀들과 다른 승리 팀의 경험이 쌓인다. 두산의 ‘화수분’은 그런 선순환 속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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