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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슬라이더가 114㎞라고? 괴물 사이에서의 몸부림, ‘반칙 성적’ 만들었다

작성일: 2022.05.11 10: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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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어난 구위에 완급조절까지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광현 ⓒ곽혜미 기자
▲ 빼어난 구위에 완급조절까지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광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비교적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올해 전격적으로 친정팀 SSG에 복귀한 김광현(34‧SSG)은 시즌 초반 결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경기력으로 질주하고 있다.

김광현은 올 시즌 첫 6경기에서 38이닝을 던지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리그에서 유일한 0점대 평균자책점 보유자다. 등판한 6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음은 물론, 피안타율은 0.14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0.71 등 세부지표도 거의 완벽하다. 팬들은 “반칙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원래 잘 던지던 선수였고 최정상급 선수였다. 그러나 미국에 가서 배우고 더 강해져 돌아왔다는 게 구단 안팎의 평가다. 김광현의 포심패스트볼 구속은 사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속 150㎞를 찍는 빈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 다양해진 변화구에 완급조절이 너무 좋아졌다.

구단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미국 진출 전과 가장 달라진 건 커브의 효율이 좋아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패스트볼의 기본적인 구속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제는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완급 조절을 한다.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한 빠른 슬라이더도 있고, 범타를 유도하고 완급을 조절하기 위한 느린 슬라이더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강한 구종의 이미지다. 최고 140㎞ 초반까지 나오는 고속 슬라이더가 그의 필살기다. 그러나 지금은 꼭 그런 강한 슬라이더만 고집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삼진을 잡기 위해 슬라이더를 던졌다면, 지금은 꼭 삼진에 미련을 두지 않고 범타를 유도하게끔 던져 투구 수를 줄인다. 김광현이 예전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투구 수를 관리할 수 있는 비결이다.

상징적인 건 114㎞짜리 슬라이더다. 김광현의 슬라이더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구속이다. 구속만 보면 커브처럼 보일 수도 있다. 10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혹시 커브 그립이 바뀌었느냐는 물음에 김광현은 “커브 그립은 같다”고 빙그레 웃으면서 “보신 114㎞ 공이 슬라이더가 맞다. 올해 (그런 슬라이더를) 꽤 많이 던졌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김광현이 달라진 지점이자, 앞으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느낀 게 많았다. 성적이 좋을 때도 항상 이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한국에서야 강속구 투수였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시속 150㎞대 중반 이상의 공을 던지는 선발투수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그 공을 강하게 때려 담장을 넘길 수 있는 괴물 같은 타자들이 득실거렸다. 이 험난한 세계에서 김광현은 살아남기 위한 변화를 택했다. 삼진보다는 제구, 그리고 약한 타구를 유도할 수 있는 쪽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김광현은 “아무래도 메이저리그에 있는 선수보다는 스피드가 떨어졌다. 컨트롤 등 다른 부분으로 채워갈 수 있는 노력을 하게 되더라. 야구는 20년 넘게 했는데 20년 넘게 하더라도 배울 점이 있고, 새롭게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실 고집과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최고의 위치에서도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스스로의 스타일은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김광현은 그것을 해내고 있다. 그가 최고 투수로 몇 년 더 군림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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