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 이정은 "31년 만에 주연, 사심 들어가니 어깨 무겁더라"[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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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이정은이 31년 만에 첫 주연 영화 개봉을 앞두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은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만나 영화 '오마주'(감독 신수원)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마주’는 1962년과 2022년을 잇는 아트판타지버스터로 한국 1세대 여성영화감독의 작품 필름을 복원하게 된 중년 여성감독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네마 시간여행을 통해 일상과 환상을 오가는 위트 있고 판타스틱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배우 이정은의 첫 단독 주연작으로 관심을 모은다.
이정은은 데뷔 31년 만에 첫 주연작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사실은 찍고 있을 땐 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얘기가 재밌다. 해볼 만하다' 했다. 그때는 부담이 없었는데 요즘 좀 부담되는거 같다. 많은 관객 분들이 극장 오셔야할텐데, 이왕 만들었는데 싶다. 극장 안에서 극장이 나오는 영화를 본다는 자체가 재밌는 일 같아서 많이 보셨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니 주연의 무게가 있다. 사심이 들어가니 무게가 무겁더라"고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왜 나보고 이걸 같이 하자고 하시는거지? 어떤 점을 투영하셨을까 싶다. 사실 감독 역할을 할 여자 배우들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 그중에서도 하필 나일까. 아님 그 사람의 감독으로서 모습 뿐 아니라 조금 더 현실적으로 그리는건가 하는 여러 의문이 들어서 (감독님을)빨리 만나뵙길 잘했다. 더 좋은 작품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저로서는 은인을 만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오마주' 속 이정은의 모습은 실제 신수원 감독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이정은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본을 처음 봤을때 이 사람이 놓치고 있지 않은 꿈의 형상은 그 사람의 청춘에 맞닿아있다고 생각해서 어떻게 보면 캐주얼한 외모에 외양적인 느낌은 청년 느낌을 가진 중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분장 감독님이 신수원 감독님과 유사하게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감독님이 눈치 채고 '그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남들이 볼 때 본인 얘기라고 하셔도 괜찮겠느냐'고 했는데 '그렇지도 않은데요 뭐'하고 합의가 잘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여성 영화인들의 애환이 녹아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여성 영화 감독으로서 자리를 지켜온 신수원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일 뿐 아니라 일을 하는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이정은은 "감독님만의 경험에서 자전적으로 쓰인부분도 있지만 저도 배우로서 활동하면서 혹은 연출 쪽 일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이걸 가져갈 수 있을까. 가족도 환영하지 않는데 나의 꿈만으로 계속 해낼 수 있을까'라는 것이 계속 반복되는 생각인 것 같다. 보신 분들이 필름 메이커의 얘기가 아니라 일을 하는 여성이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어서 '끝까지 살아남으라'는 대목에서 뭉클했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더불어 "저는 여러가지 작업을 했고 지금의 각광받고 있는 드라마나 영화를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대학로 언저리에서 공연할 때 작품 기억하시는 분들을 만날 때 되게 뭉클하다. 저의 초기 발자취에 관심 가져주시는 감사함이 그런 대목에서 맞닿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은은 최근 자신이 맡는 배역들이 전형적이지 않은 여성을 그리는 것에 대해 "대부분 여자 배우들이 잘 안하던 역을 선보이게 되니까 감독님이 보기에는 뭔가를 다 내던지는 것처럼 보이시나보다. 저는 제가 과감하기 보다는 없던 역이 계속 생겨나니까 그렇다. 용감함 때문에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저 사실 되게 간도 작고 소심하고 그렇다. 용기를 많이 주셔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최근에는 성별 바뀐 역할을 자꾸 주시더라. 어떻게 보면 남성 배우들이 하던 걸 여자 배우가 하면서 시너지를 주는 걸 보고 싶으신 것 같다. 예를 들어 '미스터션사인'도 그렇다. 보통 그런 업무는 행랑 아범이 했는데 저는 플러스 돼서 새로운 시도로 접근한 것 같다. '소년심판'도 그렇다. 작품할 때 꼭 '성별의 치환보다는 내용이 알찼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린다. 작가님들이 심사숙고해서 역할들을 다듬어 주신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롤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것에 대해 "사실 어깨가 무겁진 않다. 노선을 잘 잡은 것 같다"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용기를 내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에는 이게 미칠 영향도 생각하게 된다. 사실 저 역시도 감독님들의 새로운 시도에 의해 영향을 입었기에 상호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굉장히 역량있고 자기의 역량을 숨기지 않는 많은 후배들이 많은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 제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임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역할을 제안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기생충' 이후로 각광받는 스타가 된 이정은은 달라진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도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내가 잘해서만이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얻은 명예고 그게 반복되는 건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알았다. 택시 타고 가더라도 집에 올 땐 지하철을 타야한다는 걸 안다. 지하철 타면서 여기저기 답사하고 연구해야 한다. 계속 그것의 반복이다. 자기가 뭘 지향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 노래를 하고 싶은 사람이 노래할 수 있게 됐지만, 사실은 이 사람의 욕심이 노래로 유명해지는 것일 수 있다. 저는 목표점이 정확하게 단계별로 있었다. 대중적 사랑은 가장 나중에 오는 것이다. 제가 가는 길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알고 자기 내면의 소리를 잘 듣는 것이 힘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얼굴이 알려지다보니 믿음직해졌다. 예전엔 뭘 해도 안좋아해주셨는데 이제는 '믿을만 하다'며 인식이란 게 좀 바뀌었다다. 이런 시도들도 해볼 수 있고,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도 절 그런식으로 쓸 수 있다"며 "앞으로 대중에게 너무 대단히 새로운 시도를 했다기보다는 '저 사람이 하는 인물이 되게 믿어진다. 살아있는 사람같다'는 배우이고 싶다. 허무맹랑한 것보다는 우주에 저런 사람이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 모든 배우의 꿈 아니겠느냐"며 미소 지었다.
'오마주'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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