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시점 KBO리그 최고 구위를 선보이고 있는 키움 안우진 ⓒ곽혜미 기자
▲ 현 시점 KBO리그 최고 구위를 선보이고 있는 키움 안우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선수 중 하나는 단연 안우진(23‧키움)이다. 입단 당시부터 큰 그릇으로 인정을 받았던 안우진은, 점차적으로 그 그릇에 능력을 채워가면서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거듭났다.

원래부터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이기는 했다. 그런데 올해 성적은 놀랍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54㎞에 이른다. 150㎞를 한 번 던지기도 쉽지 않은데 이를 평균적으로 찍고 있으니 “한국 선수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라는 찬사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야구계에서는 안우진이 이런 구속에 완급조절 능력까지 갖춰가고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한다.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치용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는 “이제는 안우진이 강약조절까지 잘하는 것 같다. 강하게 던져야 할 때와 가볍게 던져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안다”면서 “시속 156㎞의 공을 내내 던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아는 느낌이다. 여유가 있을 때 스태미너를 아끼고, 중요한 순간에 스태미너를 쓴다. 그러니 100구가 넘어가도 156㎞가 유지가 되는 것이다. 스태미너를 조절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라고 주목했다.

여기에 슬라이더도 완급조절을 하기 시작했고, 빠른 공 위주였던 투구 레퍼토리에 커브까지 섞으면서 타자들로서는 더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안 위원은 “구위는 대한민국 1등이다. 아니, KBO리그 역대 최고의 스터프다. 여기에 완급조절이 된다”면서 “현재 안우진은 유주자나 무주자 상황에 의미가 없다.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우진은 올 시즌 15경기에서 9승4패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 중이다. 단순한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안우진보다 더 나은 수치를 기록 중인 선수도 있지만, 종합적인 퍼포먼스와 임팩트를 모두 고려할 때 이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가 없다는 게 야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까지 한껏 부풀리고 있다. 

그래서 여러 관계자들은 류현진(35‧토론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있다. 퍼포먼스와 임팩트의 조합을 놓고 볼 때, KBO리그 최고 중 하나가 류현진이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안우진 나이 이전에 이미 KBO리그를 평정했고, 2013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로 떠나 대단한 활약을 선보였다.

다만 아직 비교대상이 되기에는 다소 모자라다는 의견이 많다. 현역 시절 류현진을 많이 상대해 본 안 위원 또한 “류현진이 가장 인정을 받았던 건 힘들이지 않고 9회까지 쉽게 간다는 것이다. 매번 전력 투구를 하지는 않았다. 주자가 없을 때는 타자를 가지고 놀다가 주자가 있을 때는 윽박질렀다”면서 “사실 류현진도 처음 몇 경기에는 힘으로만 던졌다. 처음부터 완급조절이 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던지다보니 그런 능력을 갖춰나갔다. 안우진보다 훨씬 빠른 나이에 그 능력을 가졌다”고 따올렸다.

안 위원은 “류현진을 당시 상대할 때 선수들이 했던 말이 ‘야구 게임을 하는 것 같다, 오락을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류현진이 안우진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또 정교하다. 그건 따라갈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안우진은 정교한 맛이 류현진보다 떨어지는 대신 스피드로 커버를 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안우진은 아직 류현진 정도의 경기 운영은 아니다. 만약 류현진에 안우진만한 구위가 있었다면, 역사적인 투수가 나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안우진도 아직 어린 나이고, 구위 자체는 류현진에 비해 떨어질 것이 없다는 데는 여러 관계자들이 동의한다. 즉, 안우진이 류현진이라는 KBO리그 올타임 넘버원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는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발전 양상이라면, 5년 뒤에는 뭔가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다만 안우진의 이런 대단한 퍼포먼스에도 류현진을 넘지 못한다는 건 류현진이 가지는 그 위대함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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