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김현수 ⓒ 곽혜미 기자
▲ LG 트윈스 김현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박)병호 형은 못 따라갑니다."

LG 트윈스 외야수 김현수(34)가 홈런왕 도전 이야기가 나오자 곧장 고개를 가로저었다. 회춘한 '국민 거포' 박병호(36, kt 위즈)의 홈런 페이스가 워낙 좋아서다. 박병호는 올 시즌 27홈런으로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8홈런으로 2위에 오른 김현수와는 9개 차이가 난다. 

김현수는 "병호 형은 못 따라간다. 10개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따라가나. 병호 형이 쉬고 있는 것도 아니고, 형이 또 칠 것이다. 2개 안까지는 쫓아가야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일이다. 병호 형은 홈런 타자로 (이름을) 날리던 사람이니까 훨씬 더 많은 홈런을 날릴 수 있고, 클러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겸손한 답변을 남겼지만, 김현수의 홈런 페이스도 심상치 않다. 김현수는 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3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2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하며 11-4 대승과 함께 5연승을 이끌었다. 팀이 5연승을 달리는 동안 홈런 4개를 몰아치며 11타점을 쓸어 담을 정도로 최근 타격감이 뜨겁다.   

김현수는 아무리 못 쳐도 3할 타율일 정도로 안타 생산 능력이 빼어나 '타격 기계'로 불렸는데, 올해는 '홈런 기계'로 변신했다. 올 시즌 타율 0.286(308타수 88안타), OPS 0.875, 18홈런, 68타점으로 맹활약하며 리그 1위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과거와 달리 타율은 2할 후반대를 유지하면서 장타를 늘리는 쪽을 선택했다. 김현수는 "두 마리 토끼(3할 타율과 장타)는 못 잡는다. 한 마리라도 잡는 게 다행이다. 어느 방향이 만족스럽다고 하긴 그렇고, 팀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방향이 조금 더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앞에 잘 치는 타자들이 워낙 많으니까. (홍)창기까지 오면 3할 타자는 많아진다. (내가 장타를 신경 쓰는 게) 팀적으로도 좋다"고 했다. 

시즌을 앞두고 겨울에 훈련하는 마음가짐을 바꾼 게 지금 결과로 이어졌다. 김현수는 "그동안 연습을 안 한 건 아니지만, 느낌을 연습했다. 타이밍만 빠르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나머지는 어릴 때부터 좋은 감을 유지하자는 그런 느낌으로 연습을 해왔다. 작년 겨울에는 레슨장을 찾아가서 느낌에 의존하지 않고 정확히 틀을 잡고 야구를 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성적이 괜찮은 것 같다. 헤드를 조금 더 빨리 내서 공을 정확히 맞히려 노력하고 있고, 강한 타구를 날리려 노력하다 보니 좋은 타구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홈런 기계는 박병호가 아닌 자신과 싸움을 하려 한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5년 두산 시절 기록한 28개다. 지금 페이스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 

김현수는 "병호 형과 대결은 멀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와 싸움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내 커리어를 넘을 수 있게 노력하려 한다"며 팀의 우승 도전에 보탬이 될 수 있게 계속해서 멀리 타구를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