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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웃을게요" 방출 아픔 지웠다…'22실점 분노의 눈물'도 지운다

작성일: 2022.09.08 10:4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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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권정웅 ⓒ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 권정웅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이제는 많이 웃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벌써 5년도 더 된 일인데도 생생하다. 2017년 6월 2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은 권정웅(30, NC 다이노스)이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그는 9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는데, 1-22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선발투수 재크 패트릭은 2이닝 14실점에 그쳤고, 뒤디어 나온 권오준(1이닝 5실점)과 김동호(4⅓이닝 3실점)까지 나오는 투수마다 줄줄이 얻어맞았다. 포수로서 무력감과 분노를 느낀 프로 3년차 포수 권정웅은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 장면이 TV 중계 화면에 포착돼 '눈물'은 권정웅에게서 뗄 수 없는 수식어가 됐다.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그런 권정웅을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었다. 삼성이 지난달 30일 권정웅을 웨이버 공시했을 때 영입을 결정한 이유다. 강 대행은 "권정웅이 삼성에서 성실하게 플레이하는장면을 많이 봈다. 인상적이었던 건 2017년에 1군에서 제일 출전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때 좋은 걸 많이 가진 포수라는 생각을 했다. 성실하고 포수로서 타격에 장점이 있다. 우리 포수 뎁스가 조금 얕은 와중에 구단이 권정웅을 이야기해서 흔쾌히 승낙했다"고 했다.

권정웅은 덕수고-한양대를 졸업하고 2015년 신인 2차 6라운드 55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2017년은 61경기에 출전해 1군에서 기회를 가장 많이 받은 해였다. 1군 통산 성적은 타율 0.200(110타수 22안타), 6홈런, 11타점, OPS 0.658이다. 올해로 서른이 된 권정웅은 8년 동안 정든 삼성을 떠나는 아쉬움을 딛고 NC에서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권정웅은 "감독대행님께서 NC에 와서 환영한다고 해주시고. 마음고생이 심했지 않느냐고 마음을 알아주셨다. '내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더니 '기회를 줬다기 보다는 네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몸 상태를 잘 체크하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면 언제든 콜업 기회가 있으니 잘 준비하라고 하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NC는 양의지의 백업 포수로 기용하려던 김형준이 오는 21일 상무 전역을 앞두고 전방십자인대 파열 수술을 받으면서 계획이 꼬였다. 권정웅에게 기회의 문은 충분히 열려 있다.   

강 대행은 "삼성에서 지난달 10일에 뛴 게 마지막 경기더라.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게 있다고 판단했다. C팀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본 뒤에 콜업 시기를 결정할 것이다. 이르면 다음주쯤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 2017년 6월 29일 광주 KIA 타이거즈 전에 나섰던 권정웅 ⓒ 삼성 라이온즈
▲ 2017년 6월 29일 광주 KIA 타이거즈 전에 나섰던 권정웅 ⓒ 삼성 라이온즈

다음은 권정웅과 일문일답. 

-NC 합류 소식을 듣고 기분이 어땠나. 

엄청 기뻤다.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는 자체가 선수로서 정말 좋았다. 연락 받았을 때 정말 좋았다. 

-삼성에서 방출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땠나. 8년 동안 정든 팀인데.

사실 올 시즌을 치르면서 그런 시기(방출)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예감은 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닥칠 줄은 몰랐다. 막상 그런 통보를 받고 나니까 처음에는 무덤덤하지 않을까 했는데, 시간이 가면서 데미지가 있더라. 하루, 이틀, 사흘 갈수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조금 더 기회가 있을 떄 확실하게 붙잡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다.

계속 프로 무대에 있으면서 해마다 팀을 떠나는 선수들을 봐왔다. 내가 막상 그런 일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 되니까. 이해를 한다고 해야 할까. '이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구나' 이해하게 됐다. 그래도 일찍 통보해서 다음 길을 찾아갈 수 있게 해준 점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NC가 영입하기 전까지 1주일 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주변에서 위로해주려 연락 주시는 분들께서 '열심히 달려왔으니 머리 식히고 쉬는 시간을 가져봐'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런데 나는 현역 의지가 강했다. 언제든 준비를 잘 해놓자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웨이버 공시 기간이 끝나고 쉬어도 되겠다고 생각해서 운동부터 해놓자고 마음을 먹었다. 언제 연락이 올지 모르니까 개인 훈련을 하면서 지냈다. 

-삼성을 떠나면서 고마웠던 분들을 떠올려보자면.

채상병 1군 배터리코치님과 이정식 2군 배터리코치님. 아무래도 배터리코치 두 분은 내가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팀에 같이 있으면서 도와주셨던 분들이다. 이윤효 육성군 야수코치님은 야구 기술 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들과 멘탈을 관리하는 법 등을 많이 알려주서거 감사하다. (김)헌곤이 형이나 이번에 같이 팀을 나온 (최)영진이 형도 나를 많이 챙겨줬다. 이번에 내가 나올 때 다들 연락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이제 NC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어떤 각오인가. 

선수로서 내가 해야할 것을 명확히 잘 알고 있다.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기회는 공짜로 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잘 만들자는 생각이 강하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좋은 결과를 내는 그런 선수 생활을 하려 다짐하고 있다. 

-스스로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포수라는 포지션 자체가 나 혼자만 플레이한다고 해서 되는 포지션이 아니다. 수비의 중요성은 100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수비 안정감, 투수들과 호흡 맞추면서 블로킹이나 캐칭, 도루를 저지할 수 있는 송구 능력까지. 가진 능력에서 갑자기 크게 성장하진 않겠지만, 가진 능력 이하로 플레이하지 않게 최대한 다 끌어낼 생각이다. 타격도 생산성 있게 치려 한다. 달려들기만 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칠 수 있게 계속 보완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

-팀에 양의지라는 리그 최고 포수가 있다. 권정웅에게는 플러스 요인일까. 

삼성에 있을 때도 (강)민호 형 있었다. 내가 1군에 붙어 있으면서 플레이 하나하나 다 지켜볼 수는 없었지만, 선배의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 느끼는 바가 많았다. NC에 와서도 양의지라는 국가대표 포수가 있기 때문에 보면서 느끼는 게 많을 것이다. 내가 벤치마킹하고 보고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아서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다. 

-양의지에게 가장 배우고 싶은 점이 있다면.

2017년 시즌에 1군에서 많이 뛸 때 겪어봤는데,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게 접근법이 굉장히 특이하다고 해야 할까. 과감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조금이라도 상대 타자들이 한 가지 구종에 노림수가 치우친 것 같으면, 어떻게 보면 심플하게 그 구종은 아예 배제하고 경기를 이끌어 나가더라. 상대 타자를 보면서 수 싸움을 빨리빨리 해내는 게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을 양의지 선배와 대화하면서 여쭤보고 싶다. 같이 플레이하는 걸 가까이서 보면 또 느끼는 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NC 다이노스에서 다시 만나는 투수 심창민(왼쪽)과 권정웅 ⓒ 삼성 라이온즈
▲ NC 다이노스에서 다시 만나는 투수 심창민(왼쪽)과 권정웅 ⓒ 삼성 라이온즈

-NC 적응에 도움을 줄 친한 사람이 있다면.

지금 C팀(2군)에 있는 (심)창민이다. 삼성 때부터 막역하게 지냈다. (김)응민이 형도 초등학교 선배다. 같이 야구를 해오면서 삼성에도 같이 있었으니까 적응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그리고 처음 구단에 인사하러 왔을 때 (박)건우 형이 지나가면서 '어 어떻게 오게 됐냐' 물어봤다. '마음고생 심했을 텐데 축하한다. 잘해보자'고 인사해주신 것도 인상 깊었다. 같은 남부쪽 팀이라 퓨처스리그 경기하면서 선수들을 많이 봐왔다. 적응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나이 서른이 된 올해 전환점을 맞이했다. 

어리다면 어린 나이고, 보기에 따라서는 어리지만은 않은 나이다. 새로운 팀에서 내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결과를 내서 팬들이든 구단 관계자들이든 나라는 선수를 납득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이적 소식이 들리면서 다시 야구팬들에게 '눈물 흘린 포수'로 기억되고 있더라.  

어떻게 보면 임팩트가 강렬했던 건지 그 장면을 많이 기억해 주시더라. 이제는 많이 웃는 선수가 되고 싶다(웃음). 

-NC 팬들에게 한마디.

당장 눈에 탁 보이는 큰 결과를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오랜 시간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좋은 결과를 낼 준비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팬들께 드릴 수 있는 제일 큰 선물은 좋은 결과로 많이 웃을 수 있게 해드리고. 야구장에 오셨을 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게끔 좋은 플레이를 보여 드리는 것이다. 항상 좋은 플레이와 좋은 결과로 인사 드리는 선수가 될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그리고 야구장에 오시거나 밖에서 나를 보면 아는 척 해주셨으면 좋겠다. 팬서비스 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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