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마요르카)을 안아주는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곽혜미 기자
▲ 이강인(마요르카)을 안아주는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곽혜미 기자
▲ 이강인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이강인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흥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상암, 박건도 기자] “저 또한 (이)강인이가 대표팀에서 뛰는 걸 보고 싶었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의 구상에는 없는 듯했다. 대답 없는 팬들의 외침만 상암벌을 가득 채웠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 친선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손흥민의 전반전 헤더 결승골이 승리로 이어졌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는 2-2로 비겼다. 9월 A매치 일정을 1승 1무로 마무리했다.

소집 당시부터 이강인(마요르카) 활용법에 시선이 모였다. 스페인 라리가 도움 1위(3개)를 달리고 있는 만큼 벤투호의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약 1년 6개월 만에 소집한 만큼 출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였다.

훈련에서도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파주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이강인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강인이 크로스를 올리면 손흥민이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다. 심지어 벤투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변화를 공언했다. 이강인의 출전 가능성에 시선이 모이기 충분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기대를 저버렸다. 이강인은 코스타리카전에 결장한 데 이어 카메룬전에도 끝내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 파울루 벤투 감독은 끝내 이강인을 투입하지 않았다. ⓒ곽혜미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은 끝내 이강인을 투입하지 않았다. ⓒ곽혜미 기자

후반 중반이 지나자 관중들마저 이강인의 출전을 촉구했다. 5만 9천여 관중이 모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이강인!”이라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벤투 감독은 그라운드를 응시할 뿐이었다. 오히려 이미 검증을 마친 권창훈(김천 상무), 나상호(FC서울), 정우영(알 사드),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백승호(전북 현대)가 교체 투입됐다.

팬들의 연호에도 벤투 감독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귀가 두 개라 들릴 수밖에 없었다”라며 “팬들의 함성 잘 들었다. 이강인을 향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본선에 앞서 마지막 완전체 평가전이었다. 유럽 시즌 중인 11월에는 해외파 소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종 모의고사까지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외면했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담담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다. 힘 있고 차분한 목소리로 취재진을 대했다. 그는 “소속팀에 돌아가서 발전하겠다.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지나가자 “우영이는 인터뷰 안 하나요”라며 살짝 웃음 짓기도 했다.

캡틴은 상처 입었을 어린 선수의 마음을 감쌌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할 지 모르겠다”라며 “하지만 (이)강인이는 충분히 좋은 선수다. 리그에서도 잘하고 있지 않나”라고 위로를 전했다.

아쉬움도 드러냈다. 손흥민은 “(이)강인이를 위한 팀이 돼서는 안 된다. 팬들의 마음도 잘 안다. 나 또한 강인이가 대표팀 옷을 입고 뛰는 걸 보고 싶지만, 감독님께서도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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