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투호와 울산 현대의 수비를 책임지는 베테랑 김영권은 피곤하다. ⓒ곽혜미 기자
▲ 벤투호와 울산 현대의 수비를 책임지는 베테랑 김영권은 피곤하다. ⓒ곽혜미 기자
▲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과 이청용 ⓒ한국프로축구연맹
▲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과 이청용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금기어는 아니에요."

울산 현대는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고 있다. 예년이었다면 막판 뒤집기를 당하는 걱정을 하고 있거나 '트라우마의 '트라우마'가 겹치면서 스스로 무너졌지만, 올해는 위기가 오는 순간마다 선수들이 반복해 "아무렇지 않다"라며 괜찮다는 최면을 걸고 있다.

사무국 직원들에게 "올해는 우승해야죠?"라는 말을 던지면 침묵하거나 '우승'이라는 단어를 회피하며 임박하면 꺼낼 단어라는 류의 반응이 돌아온다. 소위 '금기어'처럼 보인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올해는 다르다'는 의식을 확실하게 갖고 있었다. 그는 28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A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 산 뒤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 않나. 산을 넘어봐야 한다. 우리는 우승 경험이 없다. 산을 어떤 식으로라도 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라며 정석 플레이와 정면 돌파를 강조했다. 

쉬우면 쉽고 어려우면 어렵다. 울산과 전북의 승점은 5점 차,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인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을 이기고 전북 현대가 껄끄러운 포항 스틸러스에 비기거나 패한다면 우승 확률은 더 커진다. 

관건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몸과 심리 상태다. 골키퍼 조현우는 정규리그 32라운드에서 부상을 당해 몸을 다시 끌어 올리는 중이다.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많은 경기를 소화해 탈수 증세까지 왔고 김태환은 코스타리카, 카메룬 2연전에 불려 갔지만, 뛰지 못했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의 경우 조현우의 카타르월드컵 최종 명단 합류는 유력하다. 부상 회복 속도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관계자는 "조현우가 생각보다 밝게 몸을 다시 만들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김영권, 김태환이다. 모두 울산의 수비이자 벤투호 플랫4의 중요 자원이다. 예년처럼 월드컵이 여름에 있으면 적당히 힘을 쏟다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됐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치열한 우승 경쟁을 하는, 소위 끝을 봐야 해 체력 소모는 더 심하다. 

김영권의 경우 코스타리카전에서 김민재(나폴리)와 호흡하며 감을 잡았지만, 김태환은 아직 모른다. 윤종규(FC서울)가 황희찬(울버햄턴)의 골에 도움을 기록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고 김문환(전북 현대)도 수비를 앞세워 뛰었다. 재야에 이용(수원FC)의 발탁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 시즌 내내 "울산 우승이 먼저"라고 외쳤지만,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월드컵 출전 꿈은 사라진다. 

홍명보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김영권은 한 경기만 뛰어 울산 입장에서는 조금 좋았다. 김태환의 경우 체력을 아꼈지만, 잘 모르겠다. 본인 스스로가 잘 해내리라 본다"라며 믿음을 강조했다. 

우승 경쟁 중 FA컵 4강도 붙어 있다. 하필 전북과 만난다. 결승까지 간다면 홈, 원정으로 구성, 이들은 최대 8경기를 더 치르고 월드컵 준비를 해야 한다. 그는 "선수단 이원화를 당연히 하겠지만, FA컵 결승까지 간다면 8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날씨가 그나마 선선해져 조금 났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리그에서 결과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라며 이들을 위해서 초반 3경기를 꼭 잡아야 한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청용도 마찬가지, 그는 "우승을 꼭 했으면 좋겠다. 앞에 2~3경기에서 (우승이) 정해지면 좋겠지만, 저는 끝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우승이라는 말이 금기어는 아니다. 꼭 했으면 싶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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