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시즌 최종전 등판이 확정된 오타니 쇼헤이
▲ 6일 시즌 최종전 등판이 확정된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시아 투수 역사상 단일 시즌 평균자책점 기록은 2019년 류현진(35‧토론토)이 가지고 있다.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류현진은 29경기에서 182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이는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일 뿐만 아니라 2019년 내셔널리그 전체 1위의 빼어난 성적이기도 했다. 아시아 선수 역사상 2점대 평균자책점에 진입한 선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2.32라는 성적은 당분간은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엉뚱한(?) 곳에서 그 기록이 깨질지 모른다.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마지막 등판을 조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투‧타 겸업을 진행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오타니는 일본에서부터 잘 던지는 투수였다. 지난해에도 23경기에 선발로 나가 9승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투수로도 올스타, 타자로는 MVP급 성적을 낸 오타니가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 만장일치 추대를 받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야수도 겸업하는 한계상 등판 일정이 다른 전문 선발 투수보다는 길었고, 일주일에 한 번 등판이 한계로 평가됐다. 여기에 부상 위험도도 컸다. 몸에 조금만 이상이 있으면 등판이 취소되기 일쑤였다. 지난해에도 130⅓이닝 소화가 전부였다. 사실 이보다 이닝이 확 늘어나기도 어려워보였다. 그만큼 어려운 게 투‧타 겸업이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도 건강을 유지하며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타니는 올해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161이닝을 던지며 15승8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이다. 지친 기색도 없어 더 놀랍다. 후반기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2.31, 9월 5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1.09였다. 가면 갈수록 더 강해진다. MVP를 누가 받든, 진짜 괴물이 나타났다.

오타니의 규정이닝 진입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류현진 기록의 도전자 명단에서는 뒤로 빠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오타니는 어느덧 규정이닝까지 단 1이닝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기어이 이를 채우기 위해 다시 등판한다.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오는 6일(한국시간) 오클랜드와 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한다고 공식 예고했다.

이미 한참 전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에인절스다. 승패에 별 의미는 없다. 오타니의 등판은 어쨌든 규정이닝을 채우는 데 중점을 둘 전망이다. 조금 더 던진다면 류현진의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류현진의 당시 평균자책점을 소수점까지 보면 2.315였다. 오타니가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할 경우 2.305가 돼 규정이닝 진입과 함께 류현진의 아시아 기록을 깬다.

오타니는 규정이닝 진입에 대한 의지만 밝혔을 뿐, 아시아 기록은 큰 의식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종전이라 변수가 많은 만큼 이날 등판이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이 경기를 보는 하나의 화두로 떠오르기는 충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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