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4연패 끊었지만…"데이터는 일본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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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강대로, 박대현 기자 / 송경택 영상 기자] 최근 2년 새 한국축구는 맞수에게 속절없이 고개를 떨궜다.
각급 축구 대표팀이 '영원한 라이벌' 일본에 4연패했다. 지난 6월에는 대학선발팀이 0-5로 크게 져 체면을 구겼다. 일본 히라츠카에서 열린 덴소컵 원정에서 참패하자 한국축구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달 17일 리턴 매치에서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한국대학선발팀은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20회 덴소컵 한일대학축구정기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일본을 3-2로 눌렀다.
그럼에도 개운치 않았다. 승장인 안효연 동국대 감독도 "한 골 차로 이기긴 했지만 플레이는 일본이 더 나았다"며 전체적인 경기력 열세를 수긍했다. 멀티골로 팀 승리를 이끈 이상혁(단국대) 역시 "일본 선수단 개인 기량이 좋아 부담스러웠다"며 입맛을 다셨다.
이 같은 평가는 현장 축구인의 '감'에서만 비롯된 게 아니다. 숫자로도 증명된다. 뛴 거리는 한국이 더 많지만 결정적인 찬스와 연관이 높은 고강도 러닝, 스프린트 횟수 등에선 일본이 우위를 점했다.
경기 흐름을 주도한 건 일본이었고 상대 공세를 왕성한 활동량으로 버티며 기회를 엿본 팀이 한국이었다.
김주표 핏투게더 축구과학연구원은 "전체적인 콘셉트부터 두 팀은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면서 "일본은 공격적으로 볼을 소유하며 좋은 찬스를 점진적으로 만드려 노력했다. 한국은 공격적인 부문보다는 일본이 갖고 있는 강점을 막는 것에 더 집중했다"고 귀띔했다.
"한국은 수비적으로 방향을 잡고 일본 빌드업을 방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서 지난달 17일 '미니 한일전'을 총평했다.
일본은 이날 플랫형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좌우 윙어가 공격할 때 빈번히 중앙으로 진입했다. 미드필드에서 수적 우위를 중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풀백 역시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한국 측면을 공략했다. 일본 사이드백 데이터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일본은 꾸준히 한국 측면 뒤 공간을 공략했다. 배후를 노리면서 찬스 메이킹을 꾀한 것"이라며 "두 팀 사이드백 러닝 데이터를 견주면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전체적인 뛴 거리는 일본이 적다. 하나 고강도 러닝이나 스프린트 횟수에선 2배 이상 우위를 점했다. 활동반경 역시 월등히 넓었다. 총 뛴 거리만 보면 한국 풀백이 좀 더 뛰었지만 오버래핑과 같은 순간적인 침투 움직임은 일본 사이드백이 더 많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달랐다. 메인 전술은 4-3-3이지만 좌우 윙포워드가 수비 시 상당히 내려와 (수비에) 가담했다. 공격 상황에선 역습을 노리는 4-3-3을 취하다 수비할 때는 4-5-1로 변환하는, 어느 정도 수비적인 스탠스를 잡고 경기를 치렀다"고 덧붙였다.
한일 대표팀 전술적 특성차는 포지션별 러닝 데이터에서 명징히 드러난다. 현장 목소리와도 부합한다. '한국이 전반적으로 일본보다 많이 뛰었지만 기회 창출은 미비했다'는 육안 분석이 수치적으로도 확인되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러닝 데이터에서 나타난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일본보다 많이 뛰었다. 이건 사실이다. 하나 문제는 일본보다 고강도로 뛰거나 스프린트 한 것은 적다는 점에 있다. 고강도 러닝은 약 1.5배 정도 차이난다. 스프린트로 가면 2배 이상 격차가 벌어진다."
"축구에서 고강도 움직임은 '결정적인 상황'과 연결된 지표다. 득점하려는데 느리게 뛴 상태에서 골이 나오긴 쉽지 않다. 강도가 높은 액션이 많다는 건 (그만큼) 결정적인 상황을 자꾸 만드려고 시도를 많이 했다는 뜻이다. 일본이 확실히 이 부문에선 강세를 보였다. 결정적인 찬스는 (일본이) 더 생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로 견줄 때 한국이 우위를 점한 요소는 없는지 궁금했다. 김 연구원은 "포지션별 비교에서 센터백이 유일하게 일본을 앞섰다"고 귀띔했다.
"(데이터적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앞선 포지션은 센터백이 유일하다. 타 포지션과 달리 뛴 거리와 스프린트 모두 우위를 보여 줬다. 더 넓은 활동반경과 경합 능력을 증명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일 축구계에는 꽤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한 관점이 있다. '일본은 조직력을 앞세우고 한국은 정신력으로 무장한 팀'이라든지 '일본은 한국보다 피지컬이 떨어진다' 같은 시선이 대표적이다.
김 연구원은 고개를 저었다. 데이터 모집단이 덴소컵 한 경기에 불과하고 앞으로 더 많은 경기 정보를 추출해 분석해야 함을 전제하면서도 위 관점은 편견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신중론을 폈다.
"(축구계 안팎으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편견이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피지컬이 떨어진다'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뛴다' 같은 시선이 그렇다. 하나 데이터로 봤을 땐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 선수들이 더 많은 고강도 움직임을 보이고 기회 창출 면에서도 앞서고 있다."
"전술적인 부문을 떠나 한국이 조금은 더 고강도 러닝이나 스프린트 횟수를 늘릴 필요가 있지 않나 (조심스레 말씀드리고) 싶다. 결정적인 상황을 많이 생성하려는 움직임을 꾀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숫자는 말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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