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정형근, 배정호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의 발언에 대한 ‘통역 오류’ 논란이 거세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한국 시간) 통역 오역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 항의했다.  

스포티비뉴스는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통역 영상 전체를 공개한다.

한국과 가나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하루 앞둔 2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취재진은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질문했다.

“1차전 때 황희찬 선수 관련해서 뛰지 못한다고 먼저 얘기했는데, 2차전을 앞두고는 부상 이슈가 있는 김민재에 대한 얘기를 부탁드린다. 내일 뛸 수 있나?”

파울루 벤투 감독은 모국어인 포르투갈어로 대답을 시작했다. 곧이어 한국어로 통역이 흘러나왔다. 

“지금 현재는 못 뛸 것 같다. 주전은. 못 할 것 같다.”

그러자 취재진의 질문은 황인범에게 향했다. 

“(벤투 감독이) 내일 경기에 황희찬과 김민재가 못 뛴다고 말했는데,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지, 개인적 생각이 어떤지 궁금하다.”

황인범 또한 취재진과 같은 통역을 듣고 있었다. 황인범은 김민재가 뛰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답변을 시작했다.

“너무나 중요한 선수들인 건 확실한 부분이고 누구나 동의하는 부분이다. 두 친구 없이 경기를 나서게 되는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뒤에도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그들을 대신해서 경기를 뛰었던 선수들, 또 뛸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월드컵은 소속팀이 어디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 누가 더 희생하고 효율적으로 하는지가 중요하다. 누가 경기에 나서든 그런 부분들을 잘 인지하고 있다. 좋은 결과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 ⓒ연합뉴스

황인범의 대답을 통역을 거쳐 듣고 이상한 점을 감지한 벤투 감독은 곧장 입을 열었다. 벤투 감독의 말은 다시 통역을 거쳤다.

“통역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두 선수가 경기를 못 한다고 했다(?). 김민재 선수는 출전한다. 이거는 굉장히 다른 상황이다. 제가 아까 부상 두 선수를 얘기했을 때, 김민재 선수와는 다른 문제이다.”

통역에 대한 신뢰를 잃은 취재진은 영어로 벤투 감독에게 다시 설명을 요청했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영어로 "황희찬은 출전 못하고, 김민재는 아직 모른다. 회복 중이고 내일 상황을 봐야 한다. 김민재가 주전으로 나올지는 내일 아침에 결정하겠다"고 정확하게 설명했다.

통역사는 “김민재는 출전한다”고 말했지만 벤투 감독은 “내일 상황을 보겠다”고 답한 셈이다.

벤투 감독이 바로잡지 않았다면 김민재의 결장이 공식화될 수 있었던 장면이다. 월드컵 통역사는 FIFA와 대회조직위원회에서 섭외한다. 

대한축구협회가 항의하자 FIFA는 "공식 통역은 미디어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축구협회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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