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김광현? 이강철 속도 모르고…"日처럼 좋은 선발투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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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김민경 기자] "감추려는 게 아니라. 일본처럼 좋은 선발투수가 없어서 정해두지 않았다."
이강철 한국 야구대표팀이 반복되는 질문에 결국 털어놓은 속마음이다. 이 감독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와 경기를 앞두고 일본 기자에게 "일본전(10일) 선발투수 공개가 가능한가. 선발투수 공개를 꺼리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한국은 대회를 하루 앞둔 8일 기자회견에 나선 B조 감독 가운데 유일하게 개막전 선발투수를 공개 안 한 팀이었다.
이 감독은 일본 기자의 질문에 솔직한 답변을 남겼다. 그는 "감추려는 게 아니라 일본처럼 좋은 선발투수가 없어서 정해두지 않았다. 감추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 전력상 사실 오늘 경기(호주전)에 집중해야 해서 이길 수 있으면 투수를 다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한일전 선발투수를 정해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 마운드를 향한 걱정이 묻어나는 감독의 말이었다. 한국이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을 때는 박찬호,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과 같이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확실한 1선발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은 달랐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어느덧 전성기가 조금은 지난, 뒤에서 받쳐줘야 하는 베테랑이 됐다. 구창모, 이의리, 원태인, 소형준, 박세웅 등 현재부터 미래까지 한국 마운드를 이끌어야 하는 젊은 투수들이 엔트리에 주를 이뤘다.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해 중요한 경기에 믿고 내보낼 1선발로 딱 떠오르는 인물이 없는 게 사실이었다.
이 감독은 처음 최종 엔트리를 꾸렸을 때 김광현과 양현종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기용하고 싶은 뜻을 밝혔다. 선발은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맡아주면, 베테랑 김광현과 양현종이 중요한 상황에서 뒷문을 닫아주는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김광현의 후계자로 언급되는 좌완 구창모와 이의리가 연습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 감독에 눈도장을 찍을 만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감독이 10일 한일전 선발투수로 또 김광현을 외친 배경이다.
이 감독은 9일 호주에 7-8로 석패한 뒤 "한일전 선발투수는 김광현이다. 승부치기까지 갔으면 아마도 김광현을 투입했을 것이다. 7회 정도부터는 김광현을 선택했다. 오늘(9일) 경기도 봤지만, 초반에 끌어줄 투수는 그래도 베테랑이어야 한다. 그 선수(김광현)가 잘 끌어주길 바라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2013, 2017년에 이어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면 10일 일본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이 감독은 "어차피 우리는 한 경기를 졌기 때문에 모든 경기에서 총력전을 해야 한다. 한일전의 특수성도 있지만, 8강에 오르려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김광현은 일본 언론에서도 '일본 킬러'라 불릴 정도로 한일전 등판이 잦았던 베테랑이다. 일본 대표팀이 세대교체가 됐다고 해도, 김광현은 일본에 매우 익숙한 투수다. 김광현은 전력분석을 토대로 집요하게 파고들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호투하며 '일본 킬러'라는 명성을 되찾고, 호주전 패배로 어깨가 무거워졌을 후배들의 짐을 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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