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쟁이'에서 류현진 후계자로 재등장… 울분의 100마일에 감독도 입이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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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기 위해 고민하던 토론토는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팀 에이스감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류현진(36)을 영입했다. 4년간 8000만 달러, 당시 토론토 구단 역사에서 가장 비싼 투수였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4년간 에이스 몫을 하고, 그 사이 선발투수들을 키운다는 장기적인 로테이션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류현진이 팀의 ‘현재’라면, 팀의 ‘미래’는 단연 우완 네이트 피어슨(26)이었다. 토론토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를 따져도 이만한 투수 재능이 별로 없다는 호평이 쏟아져 나왔다. 선발로 시속 100마일(161㎞)로 던질 수 있는 재능이었다.
2020년 시즌 막판 5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하며 데뷔 시즌을 보낸 피어슨은 포스트시즌 등 큰 무대에서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며 팬들을 설레게 했다. 2021년 시즌을 앞둔 토론토의 최고 스타 중 하나는 피어슨이었다. 그러나 이 100마일을 뒷받침할 커맨드를 만들지 못했다. 툭하면 '볼볼볼볼'이었다. 여기에 부상이 겹쳤고, 표류가 시작됐다.
피어슨은 2021년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20에 그쳤고, 2022년에는 아예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오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고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시간도 길었다. 2022년 시즌 뒤에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던지기도 했다. 제구를 잡기 위해서였다.
이제 더 이상 선발진에 피어슨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불펜에서 뛰어야 했다. 그런데 모두가 피어슨을 포기하기 시작할 때, 반전이 일어났다. 시속 100마일의 강속구에 제구가 잡히기 시작했다.
4월 2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1이닝 무실점)에서 올해 메이저리그 첫 경기를 치른 피어슨은 2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경기에서 역투를 선보였다. 선발 호세 베리오스가 상대에게 연속 홈런을 맞고 내려가자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고 구속은 90마일대 중‧후반대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100마일을 웃돌았다. 공이 살아들어가는 것이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였다. 한창 타격감이 좋았고, 이날도 베리오스를 장타로 두들겼던 보스턴 타자들이 피어슨의 공에는 꼼짝도 못했다.
경기 후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피어슨이 2이닝 동안 보여준 향상된 기량이 마음에 들었다”고 활짝 웃으면서 “스터프가 그곳에 그대로 있었고 침착함도 있었다. 그의 스터프는 압도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발 로테이션에는 아직 자리가 없다. 토론토는 이미 5명의 선발투수(케빈 가우스먼, 알렉 마노아, 호세 베리오스, 크리스 배시트, 기쿠치 유세이)가 있다. 그리고 후반기에는 류현진이 돌아온다, 피어슨은 캠프로 선발을 준비하지도 않았다.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과정을 시즌 중에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올해 불펜에서 1~2이닝을 소화하는 임무를 잘 한다면 나중의 일은 달라질 수 있다. 류현진의 계약은 올해로 끝나고, 기쿠치는 내년이 마지막 해다. 배시트도 2025년이 마지막이다. 차례로 선발투수들의 계약이 끝나면 피어슨에게도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 100마일을 던지는 선발투수는 그때도 지금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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