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소속 당시의 마이크 터크먼 ⓒ곽혜미 기자
▲ 한화 소속 당시의 마이크 터크먼 ⓒ곽혜미 기자
▲ 양키스 소속 당시의 마이크 터크먼
▲ 양키스 소속 당시의 마이크 터크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 속에 지난해 KBO리그 한화와 계약한 외야수 마이크 터크먼(33‧시카고 컵스)은 시즌 뒤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한화는 터크먼과 재계약도 시나리오에 두고 있었으나 서로가 생각하는 조건의 차이가 컸다.

터크먼은 지난해 144경기에서 타율 0.289, 12홈런, 43타점, 19도루를 기록했다. 버리기는 아까운 성적이었지만, 외국인 타자치고 장타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결국 한화는 터크먼이 요구하는 금액을 맞춰주기보다는 팀에 필요한 장타를 메우기 위해 새 외국인 타자를 찾는 쪽을 선택했다. 그렇게 입단한 선수가 브라이언 오그레디(31)였다.

다만 나쁘지 않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최악으로 판명이 났다. 오그레디는 좀처럼 공을 맞히지 못했고, 80타수에서 삼진만 40차례 당하는 당황스러운 부진 속에 결국 퇴출됐다. 시즌 22경기에서 타율 0.125에 그쳤다. 기대했던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반면 터크먼은 시범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끝에 결국 메이저리그 재진입의 꿈을 이뤘다.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터크먼은 트리플A에서 위력 시위를 한 끝에 5월 콜업됐다. 콜업 후 성적도 수준급이다. 5일(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15경기에서 타율 0.297, 4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떨어지지만 출루율이 무려 0.438에 이른다.

한화로서는 이제는 다시 데리고 오고 싶어도 그렇지 못할 상황이 된 것이다. 오그레디의 최악 부진을 목도한 한화 팬들로서는 터크먼의 이름이 아쉬울 법하다. 그런데 한화 팬들만 그런 게 아니다. 뉴욕 양키스의 팬들도 터크먼이 아깝다.

▲ 양키스는 다른 선수들이 좌익수 몫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터크먼에 큰 미련을 두지 않았다
▲ 양키스는 다른 선수들이 좌익수 몫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터크먼에 큰 미련을 두지 않았다
▲ 올 시즌 컵스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마이크 터크먼
▲ 올 시즌 컵스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마이크 터크먼

2017년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터크먼은 2019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해 2021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할 때까지 2년 반 정도를 뛰었다. 양키스에서는 141경기에 나가 타율 0.266, 출루율 0.353을 기록했다. OPS는 0.798로 이 기간 리그 평균보다 14% 좋았다. 허슬플레이와 견실한 수비력까지 갖춰 팬들의 인기가 많은 선수였다.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워준 선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양키스는 터크먼의 몫을 다른 선수가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게 터크먼이 팀을 떠났고, 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방출된 뒤에도 영입을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양키스는 터크먼이 떠난 이후 이상하게 좌익수 자리에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컵스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터크먼이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양키스 팬 커뮤니티인 ‘양크스 고 야드’는 컵스에서의 터크먼 활약을 조명하면서 이런 구단의 외야 역사를 언급한 뒤 ‘컵스에서 기회를 얻은 터크먼의 활약은 인상적이다. 그는 31타수 만에 벌써 0.6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가지고 있다. 이는 양키스의 좌익수 실패 속에서의 불협화음은 말할 것도 없고, (팀 주전 유격수인) 앤서니 볼피의 WAR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0년 시즌 후 터크먼과의 계약을 계속 유지해야 했을까’라면서 ‘양키스는 제이크 바우어스를 믿었고, 윌리 칼훈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었다. 당시 양키스로서는 (포지션 교통정리의) 해결책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아마도 AAAA급의 이 선수(터크먼)를 패싱한 것은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비판했다.

양키스는 팀이 기대를 걸었던 외야수인 애런 힉스가 부진 끝에 일찌감치 방출되는 등 외야에 구멍이 뚫린 상황이고, 좌익수들의 WAR은 대부분 0에 가깝거나 마이너스 상태다. 터크먼을 계속 데리고 있었다면 꼭 풀타임은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그 팀에서 쥘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될 수는 있었다는 게 이 팬 사이트의 아쉬움이다. 데리고 있자니 조금 모자라고, 그렇다고 버리기는 아까운 유형인 터크먼의 역사는 양키스와 한화에서 되풀이되고 있었다.

▲ 터크먼은 컵스에서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발판을 마련했다
▲ 터크먼은 컵스에서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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