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대항마? 제2의 페디? KIA 거물이 드디어 뜬다, 이범호가 뽑은 마지막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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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는 2023년 모처럼 ‘지배적’이라는 단어가 붙을 만한 리그 에이스의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단순히 성적이 좋아서 그런 것도 아니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냥 구위와 포스 자체가 압도적이었다. 정말 모처럼 느끼는 위압감이었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뛰며 리그를 압도한 에릭 페디는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보다 상대 타자들이 더 극찬했던 선수다. 그런 페디의 구위가 더 좋아졌다는 것을 확인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1년 전 외면했던 그를 다시 데려가기 위해 줄을 섰을 정도였다. 결국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미국으로 다시 돌아갔다. 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보다 더 많은 연봉과 함께 금의환향했다.
2024년은 류현진이 그 바턴을 이어 받을 기세다. 메이저리그에서 11년을 활약하며 건강할 때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평가를 받은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한화로 전격 컴백했다. 류현진은 물론 나이로 보면 전성기가 지난 상황이지만, KBO리그에서는 여전히 리그 에이스급 지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인다. 페디가 강력한 구위를 앞세운다면, 류현진은 140㎞짜리 공을 150㎞짜리 공으로 착각하게 할 만한 다양한 레퍼토리와 제구력, 그리고 영리한 수 싸움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 페디와 류현진의 이름이 모두 붙어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KIA 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30)다. 크로우는 입단 당시부터 화려했던 메이저리그 경력, 그리고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제2의 페디’의 유력한 후보로 뽑혔다. 사실 비슷한 구석이 조금 있다. 시속 150㎞ 이상을 상회하는 강력한 구위, 그리고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선발로 육성됐던 경험,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는 것까지 비슷하다. 그래서 페디와 비교가 많이 됐다.
올해는 류현진과 더불어 리그 최고 투수를 놓고 다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크로우와 시범경기에서 맞붙어본 투수 출신의 최원호 한화 감독이 “어디서 저런 투수를 데리고 온 것이냐”고 놀라워했을 정도다. 크로우는 시범경기 두 번의 등판에서 9이닝을 던지며 9개의 삼진을 잡는 구위를 선보이며 평균자책점 2.00으로 선전했다. 마지막 시범경기가 끝난 뒤, 크로우는 “몸 상태가 좋다”고 개막전 출전을 자신하고 또 기대했다.
크로우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포심패스트볼 최고 154㎞를 기록했고, 평균 구속이 150㎞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패스트볼이 날리는 것도 아니었다. 적어도 패스트볼은 자기가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입증했고, 올해 ABS 시스템 하에 화두가 될 높은 쪽 코스를 잘 이용할 수 있다는 능력도 증명했다. 여기에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강력한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우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스위퍼와 슬라이더는 위력이 있었고, 체인지업과 한국에 와 배운 커브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아프지만 않으면 적어도 던지는 클래스는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2년간 외국인 투수의 부재로 머리가 아팠던 KIA의 사정을 잘 아는 이범호 KIA 감독 또한 크로우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스피드나 구위 자체에서는 투수 코치님과 이야기 했을 때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커브도 그렇고 스위퍼, 커터, 체인지업 던진 것 같은데 커브와 스위퍼가 나눠져 있다. 커브는 ABS 때문에 여기 와서 투수 코치님이 던져보라고 했는데 상당히 날카롭게 잘 들어간다. 몸쪽도 잘 쓰고 커브도 잘 쓴다”고 칭찬했다.
마지막 과제는 투구 수가 많아졌을 때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느냐다. 아직 몸이 다 풀린 시기가 아니라 이건 다른 부분과 달리 지금 확인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말 그대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이 감독도 “투구 수가 50~60개를 넘어가면서 공 자체가 보더라인에서 가운데 쪽으로 들어왔었다. 구위적인 면보다 컨트롤적인 면에서 그런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았다”면서 개수가 많아졌을 때 얼마나 일관된 커맨드를 유지할 수 있느냐를 마지막 관건으로 뽑았다.
신뢰는 강력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개막전 선발로 내정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감독은 “크로우는 좋은 투수라고 생각한다. 제일 잘 던져줘야 하는 투수이기도 하다”면서 “우리(광주) 마운드에 적응하고, 타자들에 적응하고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면 좋은 상황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제 그 크로우가 첫 등판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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