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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혐의’ 오재원, 결국 구속 못 피했다… 2015년 국민 영웅, 포승줄 묶여 이대로 사라지나

작성일: 2024.03.22 09:29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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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오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오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연합뉴스
▲ 은퇴 후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지만 법적인 판단을 받을 일은 없었던 오재원은 이제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신세로 전락하며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연합뉴스
▲ 은퇴 후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지만 법적인 판단을 받을 일은 없었던 오재원은 이제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신세로 전락하며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두산의 캡틴이자 든든한 2루수로 내야를 지키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오재원(39), 그리고 2015년 프리미어12 당시 전 국민을 열광케하는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던 오재원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팬들 앞에 다시 섰다. 은퇴 후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지만 법적인 판단을 받을 일은 없었던 오재원은 이제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결국 법정 구속되며 인생의 위기를 맞이했다. 이제 적어도 야구계에서 오재원의 모습을 다시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오재원이 22일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오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오재원은 구속 상태로 향후 법정 공방을 이어 가게 됐다.

이에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19일 오재원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에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재원은 최근 한 여성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는 마약보다는 폭행 쪽에 더 초점이 맞춰진 신고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오재원은 마약 간이 검사를 받기도 했으나 당시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와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그러나 경찰은 추가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던 도중 마약 혐의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잡고 며칠 후 오재원을 체포해 사건이 급반전됐다. 

경찰은 마약류를 투약하고 향정신성의약품을 대리 처방받은 것을 의심했다. 충분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해 20일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당시 오재원은 일부 사실은 시인했으나 일부 사실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법원의 판단이 큰 주목을 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재원은 21일 오후 3시 52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한 시대 동안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포승줄에 묶인 채 법원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오재원은 '마약류를 언제부터 투약했는지', '선수 시절에도 투약했는지', '증거를 숨기기 위해 탈색하고 제모한 것이 맞는지',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 쏟아진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없이 법원으로 들어갔다. 물론 불호도 있었지만,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평소의 당당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재원은 영장실질심사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해 구급대가 출동하는 해프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이상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고, 결국 법정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오재원은 일부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경찰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약물을 투약하고 소지한 혐의를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마약 사범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처벌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오재원도 처벌을 피해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 오재원은 영장실질심사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해 구급대가 출동하는 해프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이상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고, 결국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판단 속에 법정 구속됐다. ⓒ연합뉴스
▲ 오재원은 영장실질심사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해 구급대가 출동하는 해프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이상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고, 결국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판단 속에 법정 구속됐다. ⓒ연합뉴스
▲  마약이라는 단어는 프로야구계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었던 단어라 이번 사태는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연합뉴스
▲ 마약이라는 단어는 프로야구계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었던 단어라 이번 사태는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의심하는 언론 보도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디스패치’의 보도에 따르면 오재원은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신고를 한 A씨와 2022년부터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오재원이 이미 같은 혐의로 과거에도 수사를 받았고, 이번 신고 이후에도 그 수사를 받은 전력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야구 스타의 허무한 추락이다.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게 처음은 아니다. 음주나 도박, 폭행 등으로 경찰에 입건된 사례가 있고 일부는 처벌 받았으며 법정 구속 사례도 있다. 그리고 그 이후 프로야구계에서 영구 퇴출됐다. 하지만 마약이라는 단어는 프로야구계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었던 단어라 이번 사태는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야탑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의 2차 9라운드(전체 72순위) 지명을 받은 오재원은 낮은 지명 순번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패기와 독기로 주전 자리를 꿰찬 뒤 오랜 기간 1군에서 뛰며 두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16년 동안 오로지 두산을 위해 뛰었고, 두 번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까지 하면서 성공적인 야구 선수로서의 삶을 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역 시절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두산 팬들의 자부심이었다. 리액션이 커 타 팀 팬들에게는 불만을 사기도 했고, 오해를 사는 스타일로 타 팀 선수들과 충돌도 없지 않았지만 많은 팬들이 오재원의 기량 자체는 인정했다. 여기에 같은 팀 동료들도 속을 만한 영리한 플레이에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로 스타 대접을 받았다. KBO리그 통산 1571경기에 나가 통산 타율 0.267,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289도루, 678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당대 최고의 2루수 중 하나로 평가됐고 장타는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콘택트 능력이 있어 많은 안타를 만들었으며 작전수행능력과 빠른 발로 경기 내에서 쓰임새가 많은 선수로 불렸다. 

2007년 1군 무대에 데뷔한 오재원은 당시 SK와 치열한 우승 다툼을 벌였던 두산의 핵심 멤버로 입지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이후 두산의 전성기를 이끈 한 핵심으로 평가된다. 특히 두산의 왕조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를 받은 2015년을 전후로 맹활약하며 가치가 치솟았다. 특히 팀 후배들의 신망이 두꺼워 리더십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클럽하우스를 하나로 묶는 선수였다. 2015년과 2019년은 주장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국가대표팀 경력도 제법 화려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는 태극마크도 달아 대표팀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오재원이 전성기를 달렸을 때다. 특히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당시 아직도 많은 팬들이 기억하는 장면들을 여럿 남기기도 했다. 프리미어12 당시에는 한일전에서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화려했던 배트플립으로 ‘오열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타 팀 팬들은 리그에서는 오재원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 편 네 편이 없는 대표팀에서는 오재원의 플레이가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등 전 야구팬들의 인기를 끌었다. 오재원의 경력에서 가장 화려했던 전성기로 뽑히기도 한다.

▲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은퇴 당시까지만 해도 두산 팬들의 박수를 받기는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 그렇게 은퇴한 오재원이지만, 은퇴 후에는 두산 팬들도 차마 방어를 치지 못할 정도로 구설수에 오르며 경력이 망가지기 시작했다.ⓒ연합뉴스
▲ 은퇴 당시까지만 해도 두산 팬들의 박수를 받기는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 그렇게 은퇴한 오재원이지만, 은퇴 후에는 두산 팬들도 차마 방어를 치지 못할 정도로 구설수에 오르며 경력이 망가지기 시작했다.ⓒ연합뉴스

그러나 은퇴 이후로는 실망스러운 행보의 연속이다. 오재원은 2020년 1월 3년 총액 19억 원에 두 번째 FA 계약을 했으나 이후 은퇴까지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팬들의 실망을 안겼다. 부상도 있었고, 결국 3년 계약이 끝난 2022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은퇴 당시까지만 해도 두산 팬들의 박수를 받기는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 그렇게 은퇴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두산 팬들도 차마 방어를 치지 못할 정도로 구설수에 오르며 경력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오재원은 은퇴 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레전드’ 박찬호를 비판해 논란을 일으켰다. 오재원은 이 인터뷰에서 “코리안특급(박찬호를 지칭)을 매우 싫어한다.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 응원했던 마음을, 그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고 저격해 전 야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재원은 “해설하면서 바보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고 자신이 비판하는 이유를 밝혔다. 박찬호 샌디에이고 특별고문은 대표팀 대회 때마다 마이크를 잡고 있는데 간혹 대표팀 후배들을 애정으로 지적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마다 여론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오재원은 이를 저격한 것으로 풀이됐다. 당시 박찬호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으나 팬들이 반발하며 사건이 커졌다.

모델 등 자신의 진로를 넒히고 있었던 오재원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한 방송사와 해설위원 계약을 해 야구계와 인연을 이어 갔다. 나름대로 깔끔한 해설을 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일부 돌발 발언이 문제가 되며 계속된 이슈 메이커가 됐다. 한 지방구단의 어린이 시구를 보고 서울로 오라는 불필요한 멘트를 남겼고, 특히 양창섭(삼성)이 최정(SSG)에 몸에 맞는 공을 던졌을 당시에는 “대놓고 때린 것이다. 난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고 고의적인 빈볼이라고 단언했다. 

빈볼이 아니라는 선수의 항변과 여론에 오재원은 전혀 굴하지 않았다. 오재원은 자신의 SNS에 자신을 비판하는 여론을 그대로 받아치는 듯한 글을 남겨 전선이 확대되기도 했다. 이미 한 차례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방송 해설을 잠시 쉬다 복귀했던 오재원은 이 사건이 발단이 되며 결국 자진해 하차했다. 이후 개인 사업을 이어 가며 잠시 팬들의 시선에서 사라졌지만, 마약이라는 치명적인 키워드와 연결되는 동시에 법정 구속까지 되며 지금껏 쌓은 자신의 업적을 모두 무너뜨리는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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