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경기 못 해" 북한, 일본탓 또 막무가내…미나미노 "평양 원정이 가장 힘들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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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북한이 홈경기 개최 닷새 전에 일방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북한은 오는 2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일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B조 4차전을 펼칠 예정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평양 실사를 마쳐 북한의 홈경기 개최를 승인했다.
그러나 북한축구협회는 평양에서 열리기로 한 경기를 5일 전에 전격 취소했다. 다시마 고로 일본축구협회장에 따르면 북한이 4차전 홈경기를 개최하기 어렵다고 AFC에 통보했다. 갑작스런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북한은 일본내 전염병을 이유로 들었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은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을 경계한 방역상 조치로 평양 개최 불가 입장을 전했다"며 "STSS 치사율이 최대 30%에 달해 평양에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홈 개최권을 포기하면서 제3국 개최지 마련이 시급해졌다. 북한은 일본에서 4차전도 치르는 걸 제안했으나 고로 협회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선수단도 22일까지만 도쿄에 체류할 수 있어 제3국 개최만 가능하다. 북한은 지금껏 홈이 아닌 국가에서 종종 경기를 치렀고, AFC는 대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일본 언론 '풋볼존'은 5가지 방안을 이야기했다. 매체는 "1안은 중동 개최다. 지난달 파리 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에서도 북한과 일본은 경기 3일 전 사우디아라비아 개최로 전격 결정됐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수의 중립 개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2안은 중국이다. 일본도 평양으로 가기 전에 베이징을 경유할 계획이었기에 가능성이 있다. 일본에서 개최는 북한이 먼저 원했던 사항이지만 북한 선수단의 체류 기간 문제로 어렵다"며 "마땅한 개최지가 마련되지 않으면 연기 혹은 취소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A매치 일정상 연기도 쉽지 않다. 여러모로 불확실성이 많다"고 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평양 원정을 피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13년 전인 2011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 당시 김일성경기장에서 원정 경기를 펼쳤던 일본은 강압적인 분위기에 밀리면서 0-1로 패했다.
당시 일본은 북한 원정에 대해 공포감을 호소했다. 평양에 들어갈 때부터 순안공항에서 4시간 동안 억류됐다. 수화물 검사가 길게 진행됐고, 반입하려던 음식물을 압수당했다. 일본 선수들은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소지하지 못했다.
지금도 평양은 미지의 땅이다. 북한전을 준비하며 원정길 때문에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38세 베테랑인 나가토모 유토(FC도쿄)는 "북한에 가봤던 경험이 없다. 코칭스태프가 많은 정보를 모으고 있다. 정신적으로 무너지면 팀에 영향을 끼치고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강한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싶다"라며 집중력 향상을 강조했다.
수비수 마이쿠마 아키야(세레소 오사카)도 2011년 평양 원정 경험이 있는 팀 동료 기요타케 히로시로부터 "호텔에서도 계속 감시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안심할 환경은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걱정했었다. 압박감이 큰 원정을 치르지 않아도 되고 만에 하나 부전승으로 이어지면 일본에 더할나위 없는 결과인 셈이다.
평양 원정이 무산된 소식을 들은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도 "평양에서 뛰는 게 우리에게 가장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선수들보다 스태프들이 더 당황한 것 같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잘 준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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