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와 트라웃-타티스 기록에 공통점이 있다… ‘올라올 놈들은 올라온다’ 증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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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에서는 2015년 ‘스탯캐스트’ 시대의 출범 이후 더 정교한 경기 측정과 그에 따른 데이터 가공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기대’라는 말이 앞에 붙는 기록들이다. 타구 속도와 방향, 비거리 등을 종합해 그 타구의 기대치를 매기는 것이다. 타율이 될 수도 있고, 수비 확률이 될 수도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는 컴퓨터가 계산한 ‘기대’에 비해 실제 수치가 떨어지는 대표적인 선수다. 7일(한국시간)까지 이정후는 스탯캐스트가 측정한 기대 타율보다 실제 타율이 많이 떨어지는 선수였다. 7일까지 기대 타율은 0.291로 거의 3할에 이르는데, 실제 타율은 0.252로 그보다 한참이나 낮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론할 수 있다. 기대 타율은 타구 속도 등에도 영향을 받는데 이정후는 시즌 초반 타구 속도가 빠른 내야 땅볼이 많았다. 내야 땅볼은 외야로 나가는 타구에 비해 아무래도 실제 안타가 될 확률이 떨어진다. 여기에 갈수록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정후의 타구 방향을 확인하고 시프트를 해놓으니 평소 같았으면 빠질 타구도 수비수들에게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헛스윙 비율과 삼진 비율에서는 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좋은 이정후는 인플레이를 외야로 보내기 위해 공을 띄우기 시작했다. 이는 이정후의 최근 타격 결과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이정후의 시즌 초반 발사각은 5~6도 타구가 많았지만 지금은 10도 이상의 타구가 많아지며 어느덧 시즌 평균도 9.4도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뜬공 타구는 타구 속도가 떨어지면서 안타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기대 타율이라는 게 괜히 있는 건 아니다. 결국 이정후가 현재의 타격을 꾸준하게 이어 간다면 지금보다는 타율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을 상징한다. 이정후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선수들 중 이미 리그에서 확실한 실력을 보여준 선수들이 많다는 것도 이런 기대감을 키운다.
이정후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선수들 중 슈퍼스타들이 제법 많다.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의 경우 기대 타율이 0.266인데 실제 타율은 0.204로 괴리가 꽤 크다. 맷 올슨(애틀랜타)은 기대 타율 0.258, 실제 타율 0.197이고, 마커스 시미언(텍사스)은 기대 타율이 무려 0.308이지만 실제 타율은 0.248에 그치고 있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은 기대 타율이 0.272, 실제 타율이 0.220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또한 기대 타율은 0.299로 굉장히 높은 편이지만 실제 타율은 0.248이다. 이정후와 타티스 주니어는 기대 타율과 실제 타율에서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결국 이정후는 공을 띄우는 것까지는 성공하고 있지만, 조금 더 이 뜬공을 강하게 맞힐 필요가 있는 셈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공이 KBO리그 선수들보다 훨씬 더 빠른 만큼 이정후도 타격 어프로치에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선수도 이를 실감했을 것이고, 발사각에서 보듯이 수정이 이뤄지고 있다. 어쩌면 발사각의 급격한 상승은 이정후의 천재적인 적응력을 상징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이정후는 6년 계약을 한 선수고, 분명 샌프란시스코도 적응기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올해 1년 동안 발견된 문제점을 차분하게 고쳐나가기만 해도 올 한 해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지금 타율이 아주 바닥까지 떨어진 건 아닌 만큼 현재의 콘택트를 유지하면서 조금 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타격 접근법을 만들 수 있다면 장타도 같이 터지게 되어 있다. 다른 슈퍼스타들도 결국은 올라올 놈은 올라온다는 명제를 여러 차례 증명한 바 있다. 이정후도 마찬가지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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