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선택 결말은 실패"…울산 서포터스 격노→집단 행동 가능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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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55) 감독을 선임한 것에 대해 울산 HD 서포터스 '처용전사'가 강력하게 반발했다. 홍 감독을 향한 '배신감'을 내비치면서 집단 행동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홍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한 8일 처용전사는 SNS를 통해 성명서를 내고 "축구협회의 결정은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며 다시금 큰 상처를 입힌 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러한 비극적인 선택의 결말은 실패할 것임이 자명한 사실이다. 역설적인 결과를 거둔다고 해도 그것은 축구협회의 공이 아닌 울산을 포함한 K리그 팬들의 일방적인 희생의 대가로 만들어낸 결과임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홍 감독을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했다는 소식을 전했고 8일 이임생 기술이사가 브리핑을 통해 홍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물러나고 대표팀 감독 선임을 주도해 온 이임생 이사는 "홍명보 감독님 자택에서 직접 만나 대표팀을 이끌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울산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K리그와 울산 팬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고개숙였다.
'왜 홍명보 감독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파울루 벤투 감독님 때부터 빌드업으로 기회를 창출하려고 애쓰고 있다. 수비에서 롱볼을 사용해 경쟁을 유도하는 축구를 지향하지 않는다"며 "울산의 축구를 보면 빌드업에서 K리그 1위를 하고 있다. 기회 창출도 1위다. 중원에서 만들어가는 축구도 한다. 대표 선수들이 해오던 스타일을 어떻게 끌어올려서 월드컵에 나가느냐를 고민했다"라고 이유를 나열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결별하고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해 왔다.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제시 마쉬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현 캐나다 대표팀),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 등과 협상을 벌였으나 무산됐다.
대한축구협회는 홍 감독을 포함한 국내 감독을 후보에 넣으면서도 외국인 감독 선임에 무게를 뒀다. 최근엔 이임생 이사가 유럽으로 건너가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과 다비드 와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과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유럽 출장에서도 감독 선임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또 다른 후보였던 홍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안하게 됐다. 홍 감독은 고심 끝에 감독직을 받아들였다. 이임생 이사는 "유럽 출장 이후 홍명보 감독님을 만났다. 그 전에는 내가 접촉할 위치도 아니었다"며 "홍명보 감독님이 만나주실까 고민이 컸다. 감독님도 절차상 온 것인지 얼마나 자신을 평가했는지 물었다. 이에 평가 과정을 설명했고, 왜 헌신해주셔야 하는지도 말했다. 대표팀과 연계성 부분을 이끌어주십사 몇 차례나 부탁했다"라고만 말했다.
울산HD 구단도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옮기는 걸 승인했다.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는 "갑자기 이야기가 나온 건 아니다. (축구협회가 구단과 교감을 하면서) 한국 축구와 K리그 발전을 두루 생각해 결정된 사안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존재감이 컸던 감독이 나간다는 소식에 무척 아쉬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잘 준비해서 우리 구단의 목표에 차질없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급하게 진행된 사항이긴 하나 홍명보 감독은 축구협회가 고려하는 후보 중 꾸준히 상위권에 있던 게 사실이다. 10년 전 A대표팀을 지도했던 경험과 울산을 통해 실패의 아픔을 극복한 저력, 선후배 기강이 무너진 현 상황에서 카리스마를 발휘할 적임자로 꼽혀왔다.
다만 홍 감독이 그간 대표팀 감독직에 부정적인 의사를 보여왔기에 이번 발표엔 적지 않은 의문이 따르고 있다. K리그 개막을 앞둔 지난 2월 홍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포함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처용전사는 성명문을 내고 "다수 매체가 보도한 '대한 축구 협회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감독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성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K리그는 더 이상 협회의 결정대로만 따라야 하는 전유물이 아니며 팬들과 선수, 구단, 감독 모두가 만들어 낸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협회는 더 이상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는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무거운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본 사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처용전사는 리그 현역 감독의 선임 논의 자체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위해 어떠한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경고했다.
처용전사는 여기에 더해 트럭시위까지 벌였다. 대한축구협회 본사로 '필요할 때만 소방수, 홍명보 감독은 공공재가 아니다'는 항의 문구를 전광판에 담은 트럭을 이날 대한축구협회 본사 앞으로 보냈다.
홍 감독은 "울산 팬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울산HD 팬들을 안심시켰다.
게다가 현재 울산은 K리그1에서 치열한 선두 싸움 중이다. 선두 김천 FC에 승점 1점 뒤진 2위에 올라 있으며 3위 포항과 4위 강원이 승점 1점, 2점 차로 추격 중이다. 5위 수원FC도 울산을 승점 5점 차로 가시권에 넣어두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울산 팬들이 홍 감독에게 느끼는 배신감은 상당하다.
홍 감독은 오는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광주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홈경기를 지휘한다. 이 자리에서 국가대표 감독직에 관련한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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