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넣은 울산이잖아…"성장했다" 홍명보 전술 공개, 불신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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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상암 월드컵 경기장, 김건일 기자] "우리 팀 보는 것 같은데?"
등번호 66번 설영우 유니폼을 입은 한 울산 팬이 전반전 10분 가량을 지켜보다가 나지막히 뱉은 말이다.
5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팔레스타인과 첫 경기에 나선 한국 대표팀을 보고 많은 축구 팬이 울산을 떠올렸다.
홍 감독은 울산에 몸 담은 3년 동안 2시즌 연속 K리그 우승 트로피 들어올리며 확실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울산을 정상으로 이끄는 과정에서도 물음표는 따랐다.
이 가운데 하나가 전술. 홍 감독은 포백을 기반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을 두고, 측면 수비수를 공격 높은 곳까지 깊숙히 올리는 전술을 선호했는데 상대 대응으로 공격이 막히면 중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양 측면에서 볼을 돌리는 플레이만 반복되는 이른바 'U자형 빌드업'이 만들어졌다. 그러자 바코, 이동경 등 드리블과 개인기·슈팅 능력을 갖춘 이른바 '크랙형' 선수들의 개인 기량으로 득점이 나오는 장면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는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후임으로 홍 감독을 선임한다고 발표했을 때 축구 팬들이 의문을 품었던 가장 큰 이유다. 울산 때와 같은 전술을 대표팀에서도 고수한다면 홍 감독이 목표로 했던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이 따랐다.
홍 감독은 소집 첫 날 '처음 대표팀 감독을 했을 때와 지금이 무엇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 "그때엔 제가 갖고 있는 능력 외에 다른 것들이 대표팀 감독을 하는데 많은 자격이 됐다"며 "지금은 10년 전보다는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서 배운 것도 많이 있고, 그때보다는 훨씬 더 감독으로서 성장된 느낌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자신했다.
또 최근 열린 MIK(Made In Korea, 한국축구기술철학) 워크숍에서 파울루 벤투 전 감독과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게임 플랜을 비교하면서 'U자형 빌드업'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상대가 내려앉을 때 우리가 U자형 플레이를 많이 하면 지게 되더라"며 콤팩트한 팀 간격 유지의 중요성, 특히 중앙 수비수의 적극적인 전진을 전술 핵심으로 꼽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대표팀 데뷔전에서도 울산 시절 문제로 지적됐던 'U자형 빌드업'이 나왔다.
홍 감독은 울산 시절과 비슷하게 포백과 미드필더 세 명을 두는 포메이션으로 대표팀 데뷔전에 나섰다. 포메이션뿐만이 아니다. 주민규를 비롯해 설영우 김영권 등 홍 감독과 울산 시절 함께 했던 선수 5명이 선발로 출전했을 만큼 울산 색깔이 짙었다.
라인을 올린 홍명보호는 구상했던 대로 경기를 주도했다. 좌우 측면에 배치된 설영우와 황문기는 마치 윙어처럼 공격 진영으로 깊숙하게 올라가면서 팔레스타인 진영 숫자를 늘렸다. 한국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그런데 정작 제대로 된 슈팅 기회는 만들어 내지 못했다. 팔레스타인의 조직적인 수비에 측면에서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침투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좌우 측면에서 공을 받은 손흥민이나 이강인이 드리블에 성공해야 슈팅 기회를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전반전 점유율은 경기 점유율보다 높은 무려 80%였는데 슈팅 수는 6-2였다. 'U자형 빌드업'의 문제로 지적되는 전형적인 흐름이었다. 특히 이강인이 동료들을 활용하지 않고 순수한 개인 기량으로 만든 득점 기회는 전반전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그나마 후반전엔 오세훈과 황희찬 등이 투입되면서 공격에 활기가 생겼다. 다만 전술 변화가 크지 않았던 만큼 체력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팔레스타인 수비 진영이 흐트러진 영향으로 보였다. 끝내 한국은 0-0으로 비기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냈다.
홍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3차 예선 첫 경기에 승리를 거두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경기를 봤을 때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전체적으로는 전반과 후반이 다른 양상이었다. 전반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좋지 않았지만 후반엔 개선이 됐다. 몇 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그것을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전반전과 후반전이 달랐던 것에 대해선 "전반전 같은 경우는 반대 전환과 볼이 나갈 때 속도가 빨랐어야 했다"며 "상대가 내려 앉아 있었기 때문에 잘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 팀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아시아 지역엔 본선 진출 티켓이 4.5장에서 8.5장이 됐다.
3차 예선은 이번 달부터 내년 6월까지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며 각 조 1·2위가 본선 진출 직행 티켓을 얻는다.
각 조 5·6위는 곧바로 탈락하고 3·4위 6개 나라가 남은 2장 티켓을 놓고 4차 예선을 치른다.
한국은 이날 경기한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이라크, 요르단, 오만, 쿠웨이트와 B조에 편성됐다.
이번에 소집된 한국 대표팀은 오는 10일 오만 원정으로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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