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여자 양궁 개인전, 왜 2연속 금메달 선수가 없을까-LA 金 서향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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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올림픽특별취재팀=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한국의 올림픽 효자 종목 양궁은 대회 때마다 세부 종목이 조금씩 변했다. 이제는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굳어졌다.
남녀 개인전은 1972년 뮌헨 올림픽부터 시작됐다. 남녀 단체전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년부터 시작된 단체전에서 단 한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대회 8연패의 업적을 쌓았다. 여자 개인전은 1984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서향순이 LA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녀 통틀어 양궁 첫 금메달이다.
1984년 LA 올림픽 이후 한국 여자 양궁은 개인전에서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제동이 걸렸고 6연속 우승을 포함해 9개 대회에서 8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한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개인전에서 단 한 명도 2연패를 일군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기보배가 사상 첫 2연속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한국 여자 양궁 개인전 징크스에 걸려 동메달에 만족했다. 금메달은 장혜진에게 돌아갔다.
한국 여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면면을 보면 1984년 LA 서향순, 1988년 서울 김수녕, 1992년 바르셀로나 조윤정, 1996년 애틀랜타 김경욱, 2000년 시드니 윤미진, 2004년 박성현, 2008년 베이징은 건너뛰고, 2012년 런던 기보배, 2016년 리우 장혜진 등으로 얼굴이 계속 바뀐다. 한국 여자 양궁의 저변이 두껍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전 대회 금메달리스트들의 압박감이 보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4년마다 벌어지는 올림픽은 메달권 후보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다. 양궁 뿐 아니라 한국 올림픽사의 특징이기도 하다. 올림픽 개최지로 떠나기 전 금메달 후보로 꼽힌 선수 가운데 꽤 많은 선수가 메달을 손에 넣지 못한다. 이번 대회 유도, 펜싱에서도 그랬다.
메달권 후보로 꼽지 않는 선수들이 선전해 금메달을 목에 건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초반 펜싱의 박상영이 대표적이다. 박상영을 메달 후보로 꼽은 전문가가 몇 명 있었을까.
미국 스포츠에서 상대적인 전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팀과 선수에게 가장 많이 쓰는 낱말이 ‘심리적 부담감(Under pressure)’이다. 열세의 언더독(Underdog) 팀이나 선수는 심리적 부담감이 없다. 박상영의 금메달 획득 후 인터뷰 내용에서 나타난다. “할 수 있다”와 “즐기자”는 단어로 표현된다.
글쓴이는 11일(현지 시간) 로스앤젤레스 인근 어바인에서 SHH 스포츠아카데믹을 운영하는 한국의 첫 양궁 금메달리스트 서향순 씨를 만났다. 왜 한국 여자 양궁 선수들은 뛰어난 실력에도 대회 2연패를 하지 못하는 것인지를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서향순 씨는 “1984년 LA 올림픽 때 금메달 후보는 (김)진호 언니였어요. 나는 아무것도 몰랐고 겁 없이 플레이했어요. 그런데 진호 언니는 옆에서 봐도 안쓰러울 정도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대단했어요. 실력은 진호 언니가 훨씬 위인데 동메달을 따고 나는 (우승) 후보도 아니었는데 금메달 딴 거에요”라며 32년 전을 회상했다.
“금메달 후보, 특히 전 대회 우승자들의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평상심을 유지하라는 게 말은 쉬워요. 그러나 사대에 서면 부담감이 근육으로 전달돼요. 근육이 흔들리면서 과녁을 제대로 맞추질 못하는 거예요. 남자 세계 랭킹 1위 김우진 선수의 경기를 봤어요. 타킷이 그렇게 흔들릴 수가 없어요. 여기저기 맞았어요. 스트레스를 이겨 내질 못한 거에요. 실제 올림픽과 경기 전 훈련은 크게 차이가 있어요. 아무리 극기 훈련을 거쳐도 올림픽에 나가면 완전히 달라져요. 코치들도 심리적 부문에 주력해요. 하지만 너무 어려워요. 이번에 사격에서 대회 3연속 우승을 진종오 선수는 참으로 대단합니다. 경의를 표합니다.”
서향순 씨는 양궁은 테크닉이 일단 갖춰져야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지만 결국 승부는 멘탈에서 갈라진다고 지적했다. 스포츠에서 정신력이 체력보다 훨씬 강한 종목들은 대부분 정지상태에서 시작되거나 게임적인 요소가 가미돼 있는 것들이다. 야구, 골프, 양궁, 당구, 볼링 등은 멘탈이 앞선다. 축구, 농구, 핸드볼, 럭비 등은 체력 경기다. 심리적 부담감을 떨치는 게 결국은 메달의 색깔도 바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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