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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삼라만상' 보여주는 가을 축제의 묘미

작성일: 2014.11.10 14:13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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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조영준 기자]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야구의 세계는 우주와 같다. 우주 공간에 있는 모든 사물과 현상을 가리켜 삼라만상(森羅萬象)이라 한다. 다양한 과정을 통해 승부가 결정되는 야구의 세계도 삼라만상과 같다.

2014 한국시리즈가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4차전까지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는 모두 2승2패를 기록했다. 이번 시리즈의 특징은 한 팀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되지 않는 점이다. 두 팀은 투수전은 물론 타격전과 불펜 싸움 등을 펼치며 야구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빨리 끝나면 6차전 길게 가면 7차전으로 이어질 이번 한국시리즈의 특징은 무엇일까.

투수전이 펼쳐진 1, 3차전, 선발투수가 무너진 2, 4차전

1차전과 3차전의 공통점은 선발투수가 제 역할을 다했다는 점이다. 반대로 2차전과 4차전에서는 양 팀 선발 중 한쪽이 무너지면서 초반에 승부가 결정됐다. 삼성과 넥센은 1차전에서 팀의 에이스인 릭 밴덴헐크(삼성)와 앤디 밴헤켄(넥센)을 마운드에 올렸다. 두 선수는 나름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선발 투수의 몫을 해냈다.

1차전은 불펜 싸움에서 결정됐다. 삼성의 차우찬은 강정호에게 2점 홈런을 내줬지만 넥센의 조상우는 허리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단기전에서 승부의 열쇠로 작용하는 불펜진의 명암이 1차전에서 두드러졌다.

이와 비교해 2차전과 4차전은 선발투수가 무너지면서 승부가 일찌감치 결정됐다. 2차전 넥센의 선발 소사는 2.2이닝 6피안타(2피홈런) 6실점을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4차전 삼성의 선발 마틴은 1⅓이닝 2피안타 3사사구 4실점으로 무너졌다. 이 경기를 통해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 될 경우 전력을 다하지 않고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선발 투수의 호투와 승부의 분수령에서 나온 호수비 그리고 접전의 마침표를 찍는 한 방이 모두 나온 경기는 3차전이다. 삼성이 3-1로 승리한 이 경기에서 양 팀의 선발 장원삼(삼성)과 오재영(넥센)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1-0의 앞선 상황에서 넥센은 여러 차례 점수를 추가할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박한이(5회말) 채태인(7회말) 박해민(9회말)의 호수비로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반면 넥센은 8회초 1사1루의 상황에서 이승엽의 타구를 세 명의 수비수들이 모두 놓치는 실책을 범했고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단기전에서 수비의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남은 5~7차전, 긴장감 넘치는 타격전도 펼쳐질까.

‘케네디 스코어’는 8-7로 야구에서 제일 재미있는 경기 내용을 보여주는 스코어를 뜻한다. 공식용어는 아니며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1917~1963)가 야구 경기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의 스코어는 8-7이라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하지만 정작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이 용어가 거의 통용되지 않으며 한국에서만 사용된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 할 수 없지만 투수전보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전개되는 타격전은 한층 흥미진진하다.

아직까지 한국시리즈에서 이렇게 전개되는 경기는 나오지 않았다. 시즌을 마감하는 한국시리즈는 승패의 결과를 떠나 야구의 묘미가 드러나야 한다. 양 팀 모두 수준 이하의 실책과 졸전으로 승부가 가려진다면 참다운 가을 축제를 즐길 수 없다. 뛰어난 기량과 몸을 사리지 않은 선수들의 투혼이 펼쳐질 때 가을 야구의 퀄리티는 한층 높아진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이번 한국시리즈는 ‘졸전’이 나오지 않았다. 소사와 마틴이 초반에 무너진 점은 아쉬웠지만 국내 선수들의 플레이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이번 시리즈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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