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은 확신했고, 최원태는 힘이 넘쳤다… 70억 하이브리드 투수 등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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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70억 원에 삼성과 계약하고 유니폼을 바꿔 입은 최원태(28·삼성)는 4월 2일 광주-KIA전에서 6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그런데 벤치의 판단에 따라 이 기록은 없을 수도 있었다.
패트릭 위즈덤에게 홈런을 맞은 것 외에는 크게 나무랄 것이 없는 투구였다. 다만 5회까지 투구 수가 90개에 이르렀다. 벤치로서는 고민이 되는 지점이었다. 보통 선발 투수의 최근 투구 수는 경기당 100구 정도다. 이닝당 투구 수는 15~20개 정도다. 6회에 올라가면 100구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았고, 그렇다면 이닝 중간에 투수를 바꿔야 했다. 그럴 바에는 6회부터 불펜 운영을 선호하는 감독도 있다.
최원태 또한 경기 후 6회 내내 벤치의 사인을 신경 썼다고 했다. 최원태는 “(6회를 앞두고)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올라갔다. 아웃 하나를 잡고 주자 1루였다. 바뀌겠다했는데 안 바꾸시는 것이다. 그래서 던졌는데 진짜 내가 마무리하고 싶다 했다”면서 “개수가 많아서 바꿀 것 같았는데 감독님이 그냥 저를 믿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이날 최원태는 6이닝 동안 110구를 던졌다. 스스로도 이렇게 많이 던진 날은 오래간만이라고 했다.
벤치에서 본 것은 투구 수뿐만 아니라, 최원태가 던지는 공의 힘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원태의 공에 아직 힘이 있다고 판단했고, 110구까지는 던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실제 이날 최원태는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이 150㎞를 넘어가는 등 경기 내내 좋은 구위를 선보였다. 비록 승리투수 요건은 챙기지 못했지만, 최원태의 올 시즌 전망을 밝히는 좋은 투구였다. 확실히 겨울 동안 준비를 잘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박진만 감독은 3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맡기려고 했다. 6회까지가 최대치였다. 마지막 타자까지 확인해서 거기서 주자나 나갔거나 했으면 교체하려고 했다. 개수는 있지만 그래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고, 그래도 6회까지 던져 본인이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내려오는 게 앞으로의 게임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6회를 맡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구위가 계속 유지되는 것을 보고 더 가도 되겠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최원태의 이날 투구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포심의 힘이었다. 최원태는 투심을 잘 던진다는 인식이 있다. 구속도 느린 것은 아니지만, 거침없는 힘의 승부로 타자를 몰아붙인다는 이미지는 아니다. 그러나 이날은 투심을 잘 던지지 않고 포심으로 정면 승부했다. 그리고 110구까지 그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박 감독은 최원태가 겨울에 준비를 잘한 덕이라고 밝게 웃었다.
박 감독은 “몸을 잘 만들어서 그런지, 미국 가서도 준비를 잘해서 그런지 캠프 때도 포심의 힘이 좋았다”고 말했다. 최원태도 경기 후 “그냥 던지고 싶은 공을 던졌다”고 웃었다. 포심으로 상대를 제압하지 못한다고 느꼈다면 아마도 투심으로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는 방식으르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최원태도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원태의 하이브리드 피칭도 기대를 모은다. 예전에는 투심 일변도였다면, 구위가 좋아지고 공에 힘이 붙은 지금은 포심과 투심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박 감독도 “강민호 선수랑 배터리를 하다 보면 이 상황에 따라 투심을 던질 때 있고 포심을 던질 때 있을 것이다. 아마 그것은 좀 변동이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에 (펜스까지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라팍이었으면 투심 계열을 조금 더 쓸 것이고, 구장이 크면 포심 유형을 쓸 것이다. 어제는 포심에 힘이 있어서 유용하게 썼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원태는 “아직 영점이 잘 안 잡힌 것 같다. 힘이 조금 넘치는 느낌”이라고 했다. 아직 100% 감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힘이 모자란 것보다는 조금 넘치는 게 장기 레이스에서는 좋다. 조절을 잘 하면서 시즌을 치러나가면 된다. 최원태는 “계속 긴장하려고 한다. 좋은 모습으로 보답을 해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러 시선이 있었던 70억 계약이지만, 지금까지는 희망적인 요소가 적지 않게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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