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보고 계신가요’ 인생의 위기 넘긴 KIA 에이스… 이제 니퍼트 기록 갈아치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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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KIA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특별한 손님을 초청했다. 김영철 교수 등 서울 아산병원 관계자 12명을 초대했다. 뜬금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다 사연이 있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제임스 네일(32·KIA)의 선수 생명을 지킨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KBO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로 호투를 이어 가던 네일은 한 차례 큰 시련을 겪었다. 8월 24일 NC전에서 상대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의 강습 타구에 턱을 맞았다. 출혈이 보일 정도의 큰 타격이었다. 응급 수술을 필요할 정도였다. 창원에서 마땅한 의료기관을 수배하지 못한 KIA는 곧바로 네일을 서울로 올려 보냈다. 구급차를 타고 찾아간 곳은 네일을 위해 급히 수술실을 비워둔 서울 아산병원이었다.
김영철 교수가 집도를 맡은 가운데 응급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재활 기간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급한 불을 잘 껐다. 이 부상은 자칫 잘못하면 야구 경력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평생 후유증이 크게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의료진의 적절한 대처 덕에 네일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됐고, 결국 포스트시즌에 건강하게 복귀했다. 시즌 뒤 KIA와 재계약하며 한국과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경기 전 반갑게 병원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네일은 17일 보란 듯이 호투했다. 비록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데다 불펜 난조로 승리 요건이 날아가기는 했으나 7이닝 동안 6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상대 타선을 묶었다. 경기를 지켜본 의료진이 보람을 느낄 만한 투구였다.
네일은 올해도 리그 최고 투수의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하필이면 코디 폰세(한화)라는 괴물이 나타나 다소 묻힌 점은 있지만, 올해 성적은 나무랄 곳이 없다. 네일은 17일까지 시즌 23경기에 나가 142⅓이닝을 던지며 7승2패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0.21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00으로 세부 지표 또한 안정감이 있다. 23경기 중 무려 18경기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했다. 폰세만 없었다면 단연 리그 최고 선발 투수다.
지난해에는 부상 탓에 정규시즌 완주를 못했고, 부상 이전에도 이닝소화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시작은 완벽했는데 갈수록 뭔가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네일은 올해 그런 약점까지 지우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반기 막판 적절한 타이밍에 휴식을 취했고, 그 이후로는 구위가 더 좋아진 느낌이다. 패스트볼 구속도 유지되고 있고, 주무기인 스위퍼의 각은 더 예리해졌다.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뒤 7경기에서 네일은 총 45이닝을 먹어치우며 평균자책점 1.00이라는 거의 완벽한 투구를 하고 있다. 17일까지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세 번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했다. 올해 한 단계 더 발전하며 지난해 미처 증명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검증을 마쳐가고 있다. 팀 성적이 우울한 KIA지만, 네일의 건재를 보며 위안을 얻는다.
이제 관심은 네일의 정규시즌 막판 투구 내용뿐만 아니라 ‘내년’으로도 향한다. 네일은 지난해에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다만 선발로서 확실히 검증이 된 것은 아니라 제시 조건은 선발보다는 불펜 쪽에 더 가까웠다는 게 정설이다. 네일은 올해 이 문제를 모두 해결한 뒤 다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제안을 받아볼 가능성이 있다. 에릭 페디, 카일 하트라는 최근 KBO리그 최고 투수들은 모두 메이저리그행에 성공한 전력도 있다. 네일은 그냥 놔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약 KBO리그에 남기로 한다면 KIA도 그만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 2년간 경기장 안팎에서 완벽히 검증된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의 벽’으로 불리는 연봉 200만 달러 돌파도 꿈은 아니다. KBO리그 역사상 연봉 200만 달러를 받은 외국인 선수는 2017년 더스틴 니퍼트(당시 두산·총액 210만 달러), 2018년 헥터 노에시(KIA·총액 200만 달러), 그리고 2022년 드류 루친스키(당시 NC·200만 달러)가 전부다.
네일은 지난해 공을 인정받아 올해 총액 18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연봉 120만 달러·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 KBO리그 외국인 선수로는 총액 기준 최고 연봉자다. 올해 성적을 봤을 때 인센티브 20만 달러도 무난하게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재계약 협상을 한다면 당연히 인상 요소가 있는 선수고, 이 경우 200만 달러를 넘어 니퍼트의 역대 최고액에도 도전할 수 있다. 네일이 이를 실현한다면 그것은 KIA에 남는다는 이야기이고, 구단과 팬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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