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야구 역사에 이런 일이… 이정후 서커스 좀 보세요, ‘JUNG HOO KNEE’ 전국구 스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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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라는 예상보다 후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콘택트 능력뿐만 아니라 중견수 수비도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 덕이었다. 공·수·주 모두에서 리그 평균 이상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봤다. 반쪽짜리 선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런 이정후는 올해 꾸준히 팀의 주전 중견수로 나가며 외야를 지키고 있다. 시즌 초반 호수비는 물론 강견까지 선보이면서 어시스트(보살)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다만 5월 중순 이후 수비에서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몇 개 놓치며 수비 지표가 떨어졌다. 꾸준히 플러스였던 OAA(타구질을 고려했을 때 평균 대비 얼마의 아웃카운트를 더 잡아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정후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의적인 시선을 유지해 온 북미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이 최근 “이정후는 타격에서 만들어 낸 가치를 중견수 수비에서 그대로, 어쩌면 그 이상으로 까먹고 있다”라며 비판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18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경기에서는 이런 비판론자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서커스 수비가 나왔다.
이날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첫 타석에서 2루타를 기록함은 물론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4회였다. 탬파베이 중심 타자인 얀디 디아즈가 친 타구가 우중간을 향해 날아갔다. 타구 속도는 105마일(169㎞), 발사각은 26도로 전형적인 배럴 타구(장타율 1.500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타구)였다. 비거리는 383피트(116.7m)이었다. 엄청 큰 타구였다.
그러나 이정후가 버티고 있었다. 타구 판단을 잘한 이정후는 마지막 순간 다소 머뭇거리기는 했지만 집중력을 보여주며 ‘묘기 수비’를 했다. 타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이 공이 글러브를 맞고 튀었지만, 이정후는 마지막까지 공을 포기하지 않았다. 몸을 타고 내려간 공이 땅이 닿기 전에 무릎을 오므렸고, 공은 이정후의 무릎 사이에 끼었다.
느린 그림으로 봤을 때는 더 극적이었다. 이정후의 집중력도 빛났고, 운도 조금은 따랐다. 잡은 위치를 봤을 때 홈런과 거리가 있는 타구처럼 보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중간이 깊은 오라클파크에서의 이야기였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 타구는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13개 구장에서 넘어가는 타구였고, 기대 타율은 무려 0.920에 이르렀다. 웬만하면 홈런 혹은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될 타구였는데 이정후가 이를 걷어낸 것이다.
현지에서도 난리가 났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NBC 베이에어리어의 샌프란시스코 중계진은 “누가 뭐래도 10년에 한 번 나올까 하는 수비”라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또한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정후의 4회 수비 영상을 게재하며 “이런 식의 캐치는 앞으로 영원히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어마어마한 댓글이 달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이정후가 무릎으로 공을 잡은 것에 착안, 무릎을 뜻하는 영어(Knee)를 써 이정후의 이름과 합치기도 했다. 이정후의 성인 LEE와 KNEE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재치 있는 표현이었다.
ESPN은 이정후의 수비를 이날 최고의 장면 1위로 뽑았다. ESPN은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그날 여러 종목의 스포츠에서 나왔던 멋진 장면을 10위부터 1위까지 선정한다. 이정후의 이 수비가 1위에 올랐다. 야구는 물론 축구·골프 등 타 종목과도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랭킹 1위는 오르기가 상당히 어렵다. 한국 선수의 플레이가 이 랭킹 1위에 오른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만큼 이정후의 수비가 이날 미 전역에서 화제가 됐다.
이날 팀도 7-1로 이겨 두 배의 기쁨을 만직한 이정후는 이제 19일부터 샌디에이고의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3연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는 19일 선발로 좌완 네스터 코르테스, 20일은 우완 닉 피베타를 예고했다. 이정후는 통산 샌디에이고와 16경기에서 타율 0.241, 출루율 0.299, 장타율 0.379, OPS(출루율+장타율) 0.678,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펫코파크에서는 통산 6경기에서 타율 0.273, OPS 0.742, 1홈런, 6타점으로 괜찮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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