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욕하던 사람들, 다 어디 숨었나… 후리건스 부활 조짐, 8월 SF 최고 선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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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초반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는 ‘팬들의 시선을 끄는 팬들’이 나타나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의 개인 팬클럽 격이라고 할 수 있는 ‘후리건스’였다.
이들은 이정후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이들이다. 불꽃 가발을 쓰고 이정후를 열렬히 성원해 이색 광경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당초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했지만 올 시즌 초반 이정후가 대활약을 하면서 팬덤이 크게 확산됐다. 현지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2010년부터 격년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세 번이나 차지했을 당시 선수들 개별적으로 비슷한 팬덤이 있었다며 흥미롭게 바라봤다.
당시 성적을 보면 이런 열기를 이해할 수 있었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라는 거액 계약을 하고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정후는 팀의 문제점을 일거에 해결할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수비 도중 당한 어깨 부상 탓에 37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타율도 0.262로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라는 명성에 부합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 시즌 초반부터 달리기 시작하며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기대치를 다시 모으기 시작했다. 이정후는 4월 26경기에서 타율 0.324, 3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8을 기록하면서 맹활약했다. 이정후 열풍이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후리건스’가 주목받는 일은 없었다. 이정후의 성적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5월을 기점으로 성적이 내리막을 탔다. 5월 27경기에서는 타율 0.231, OPS 0.613으로 부진했다.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하실이 있었다. 6월 25경기에서는 타율 0.143, OPS 0.551로 성적이 더 떨어졌다. 이정후 개인 경력에서 월간 타율이 2할이 안 된 것은 올해 6월이 처음이었다. 긴 슬럼프였다. 오히려 인터넷 상에는 이정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넘쳐났다. 구단 공식 SNS 계정에도 부진한 성적을 성토하는 댓글들이 눈에 띄었다. 영입을 실패로 정의하는 섣부른 목소리도 나왔다. 그때는 민심이 그랬다.
하지만 차분하게 문제점을 정비한 이정후는 점차 개선점을 찾아가기 시작하더니 7월부터는 반등했다. 7월 21경기에서는 타율 0.278, OPS 0.733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8월은 19경기 중 한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안타 하나 이상을 쳤고, 2루타 이상의 장타가 꾸준히 나오는 등 타율 0.338, OPS 0.908을 기록 중이다. 갈수록 타격 성적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시즌 막판, 더 나아가 6년 계약의 희망을 남기기 충분하다.
이런 이정후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8월 최고 선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이정후는 8월에는 0.8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록해 리그 전체 29위를 기록 중이다. 팀 내 야수 중에서는 단연 1위다. 2위는 라파엘 데버스(0.5)인데 차이가 적지 않게 난다. 투·타를 모두 합쳐 1위를 달리고 있다.
8월 반전에 힘입어 올 시즌 이정후는 2.3의 WAR을 기록 중이고, 이는 메이저리그 중견수 중 7위에 해당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열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중견수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 페이스를 이어 간다면 5위권 진입도 가능하다. 비록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밥값 정도는 하고 있다는 평가가 충분히 가능하다.
이정후에 대한 비판 여론도 최근에는 보기 어려워졌다. 앞으로의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아직 젊고, 올해 경험을 발판 삼아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시즌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는 더 중요하다. 이정후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시즌 막판을 향해 달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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