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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시기에 빠지면 안 된다” 응급실서 남편 밀어낸 아내, 2년 연속 홀드왕 대업 탄생 비하인드

작성일: 2025.09.30 22:18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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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과 30일 이틀 연속 홀드로 팀의 3위 확정에 큰 공을 세운 노경은 ⓒ곽혜미 기자
▲ 29일과 30일 이틀 연속 홀드로 팀의 3위 확정에 큰 공을 세운 노경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불펜의 대들보이자,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 중 하나인 노경은(41)은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놀랄 소식을 전해 들었다. 아내가 갑자기 아파 119를 통해 응급실로 후송됐다는 소식이었다.

휴식일도 아니었고, 팀은 정규시즌 자력 3위를 위해 아직 2승이 더 필요하던 상황이었다. 어쩌면 시즌 농사를 결정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했던 시기인 셈이다. 가족도 중요했지만, 팀도 중요했다. 어느 하나를 선뜻 집을 수 없는 상황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그때 소식을 들은 이숭용 SSG 감독은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병원행’을 지시했다.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론을 이번에도 보여줬다.

노경은은 30일 고척 키움전이 끝난 뒤 “사실 어제 아내가 갑작스럽게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돼 이틀간 치료와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면서 “감독님께서 ‘경기보다 가족이 우선이니 아내 곁을 지켜주라’고 배려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그렇게 병원으로 한걸음에 달려가 이날 결장 가능성이 커졌다.

그런데 오히려 아내는 노경은을 만류했다. 아내는 “이 중요한 시기에 빠지면 안 된다”면서 자신은 괜찮으니 서둘러 경기장에 가서 출전을 대비하라고 등을 떠밀었다. 아내의 완강한 뜻에 따른 노경은은 다시 랜더스필드로 출발해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했다. 그리고 경기를 준비했고, 이날 1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SSG가 3위 확정을 위해 가장 큰 고비를 넘기는 경기이기도 했다.

▲ 노경은은 이틀 전 아내의 갑작스러운 응급실 행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등판해 홀드를 챙겼다 ⓒ곽혜미 기자
▲ 노경은은 이틀 전 아내의 갑작스러운 응급실 행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등판해 홀드를 챙겼다 ⓒ곽혜미 기자

경기가 끝난 뒤 곧장 병원으로 다시 향했고, 30일 아내의 검진을 지켜봤다. 이번에도 아내는 서둘러 가라고 남편을 병원에서 밀어냈고 노경은은 경기 초반인 3회 도중 합류했다. 바로 몸을 풀고 대기를 했고, 팀이 4-3으로 앞선 6회 등판해 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없었지만 최고 구속 149.2㎞(트랙맨 기준)를 찍는 등 혼신의 힘을 다했다.

SSG는 6회 노경은, 7회 김민, 8회 이로운, 그리고 9회 조병현으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진이 1점 리드를 끝까지 지키면서 4-3으로 이겼다. 이에 SSG는 남은 3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3위를 확정했다. 지난해 KT와 5위 타이브레이커까지 가는 혈투 속에 결국 져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던 SSG는 2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에 합류했다. 

아내가 경기를 준비할 것을 명령(?)한 덕에 노경은도 대업을 세웠다. 바로 2년 연속 홀드왕이다. 노경은은 29일과 30일 이틀 연속 홀드를 기록하며 시즌 34·35번째 홀드를 수확했다. 현재 홀드 부문 2위는 김진성(LG)과 팀 동료 이로운(SSG)으로 33홀드를 기록 중이다. 다만 김진성의 소속팀 LG는 이제 딱 1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물리적으로 노경은을 추월할 수 없다. 이로운도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만큼 노경은과 더불어 앞으로는 등판보다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2년 연속 홀드왕이다.

▲ 노경은은 "가족이 우선이니 병원에 가라"는 구단의 배려에 감사함을 느꼈다며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곽혜미 기자
▲ 노경은은 "가족이 우선이니 병원에 가라"는 구단의 배려에 감사함을 느꼈다며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곽혜미 기자

노경은은 지난해 만 40세의 나이에 77경기에서 83⅔이닝을 던지며 8승5패38홀드 평균자책점 2.90의 대활약으로 팀 불펜을 지켰다. 올해는 성적이 더 좋았다. 30일까지 77경기에 나가 80이닝을 소화하며 3승6패3세이브35홀드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했다.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2023년 76경기 83이닝을 합치면 3년 연속 80이닝에 합계 246⅔이닝을 던지는 철완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면서도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항상 등판을 자청하곤 했다.

노경은은 경기 후 “가족을 존중해주는 구단과 감독님의 배려가 감사했고, 나 역시 마지막까지 3위 달성에 힘을 보탤 수 있어 뜻 깊다”고 고마워하면서 “다행히 아내가 호전됐고, 이런 좋은 문화가 있었기에 팀이 3위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포스트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가을 무대를 조준했다. 

SSG는 1일 인천 한화전에서 홈 최종전을 치르고, 2일 광주에서 KIA, 3일에는 창원에서 NC를 만난 뒤 정규시즌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 팀과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주장 김광현은 “선수단이 하나가 되어 3위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모든 선수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에는 나부터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한국시리즈 진출로 팬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 2년 연속 홀드왕을 사실상 확정한 노경은  ⓒSSG랜더스
▲ 2년 연속 홀드왕을 사실상 확정한 노경은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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