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전유성 노제.  ⓒ곽혜미 기자
▲ 故 전유성 노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코미디계 대부' 전유성의 마지막 길, 후배들은 선배의 영정을 '개그콘서트' 무대에 홀로 올려 경의를 표했다. 그의 마지막 무대였다. 

28일 오전 코미디언 고 전유셩의 노제(路祭)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렸다. 지난 25일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고 전유성의 영결식이 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뒤 고인이 당도한 곳이었다. 

고 전유성은 KBS 간판 개그프로그램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개그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창립 멤버다. 

영정 운구를 맡은 코미디언 이홍렬은 '개그콘서트' 간판 아래 무대에 고인의 영정을 내려놨다. 박준형이 진행을 맡은 노제에서 엄영수, 심진화·김원효 부부, 송병철, 박영진, 박성광, 황현희, 김민경, 조세호 등은 고개숙여 묵념했다.

박준형은 "평생 우리 삶의 터전이 됐던, 우리의 직장을 만들어 주신 전유성 선배님께서 오르시는 마지막 개그콘서트 무대"라며 "선배님의 뜻을 받들어 우리가 더 열심히 대한민국 국민께 웃음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박준형은 "감사한 마음을 담아 선배님께 큰 박수를 쳐 드리자"고 제안했고 후배 개그맨들은 눈물 속에서도 인사를 건넸다. 

▲ 故 전유성 노제.  ⓒ곽혜미 기자
▲ 故 전유성 노제. ⓒ곽혜미 기자
▲ 고 전유성 노제.  ⓒ연합뉴스
▲ 고 전유성 노제. ⓒ연합뉴스

마지막 가는 길도 코미디계 대부다운 웃음이 함께했다. 코미디언 엄영수는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을 비롯해 기업체들도 이 장례식을 위해 애써주셨다"며 수십 개에 달하는 기업체 이름을 언급해 고인 앞에서 마지막 코미디를 선보였다.

최양락은 "형님께서 저희 부부의 연을 맺어주셨는데, 그 당시 제가 하고 있던 개그 코너의 유행어를 해 보겠다"며 자신의 유행어 "봉이야"를 외쳤다. 최양락의 아내인 개그우먼 팽현숙은 "전유성 아저씨 덕분에 멋진 최양락을 만나 한평생 잘살고 있다"며 눈물을 쏟았다.

김학래 대한민국코미디언협회장은 "이 자리에서 1분간 참았던 눈물을 참지 말고 신나게 울고 보내드리자"고 제안, 수십명이 통곡으로 고인과 작별했다. 

▲ 고 전유성 영결식.  ⓒ연합뉴스
▲ 고 전유성 영결식. ⓒ연합뉴스

노제에 앞서 이날 오전 6시에는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에서 고 전유성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수근이 사회를 맡았고, 목사이기도 한 표인봉이 대표 기도를 했다. 최양락이 약력을 소개하며 "이 땅에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처음 만들었고 '개그콘서트'를 만든 분이었다"며 "따라 할 수 없는 열정으로 대한민국 최초 코미디학과를 개설하고 코미디 소극장 등을 통해 후진양성을 몸소 실천한 인정 많으신 분"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추도사를 맡은 이홍렬은 "한국 코미디의 큰 별 고(故) 전유성 선배님을 보내드린다"며 "무대 위 혁신가이자 무대 뒤 스승이셨다. 웃음이 한 사회의 공기이고 문화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 사람을 떠나보내지만, 그분이 만든 길 위에 서 있다"며 "남겨주신 웃음과 가르침은 우리의 가슴과 무대 위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기렸다.

▲ 고 전유성 영결식.  ⓒ연합뉴스
▲ 고 전유성 영결식. ⓒ연합뉴스

이어 추도사에 나선 김신영은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병실에서 나흘을 보낸 터. 그는 고 전유성을 "나의 어른"이라고 칭하며 "병원에서의 4일이 40년 중에 가장 진실(된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제 코미디를 가장 먼저 인정해주신 분, 어린 제자도 존중해주시던 우리 교수님"이라며 "병원에서 제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친구, 즐거웠다"고 한 따뜻한 마음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눈물을 쏟았다.

코미디언 김정렬은 영정을 바라보며 전유성이 생전 가장 좋아했다는 자신의 '숭구리당당' 퍼포먼스를 선보여 슬픔 속 웃음을 더하기도 했다.

전유성은 지난 25일 오후 9시 5분께 별세했다. 향년 76세. 최근 폐기흉 증세가 악화돼 전북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희극인장으로 장례가 치러진 가운데, 고인은 2018년부터 건강이 악화해 입원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전북 남원에서 영면에 든다. 

▲ 고 전유성 영결식.  ⓒ연합뉴스
▲ 고 전유성 영결식. ⓒ연합뉴스
▲ 故 전유성 노제.  ⓒ곽혜미 기자
▲ 故 전유성 노제.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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