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상당했다,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세계 최강 안세영은 마음가짐도 남다르다...부담 이겨내고 8강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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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여자단식 세계 최강자로 군림 중인 안세영(24, 삼성생명)이 2026시즌 첫 대회부터 자신을 벼랑 끝에 세운 채 코트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도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말레이시아 오픈(슈퍼1000) 여자단식 16강전에서 일본의 오쿠하라 노조미(랭킹 30위)를 2-0(21-17, 21-7)으로 제압했다. 단 37분 만에 경기를 매듭지으며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8강행을 확정했다.
경기 내용과 별개로, 안세영이 밝힌 속내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통해 전해진 인터뷰에서 그는 “32강 첫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해 스스로에 대한 걱정이 컸다. 심리적인 부담도 상당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언급한 첫 경기는 캐나다의 미셸 리(랭킹 12위)를 상대한 32강이었다. 안세영은 첫 게임을 내주는 등 흐름을 잃은 채 불안하게 출발했다. 75분이나 코트에서 버틴 끝에 힘겹게 역전승에 성공했지만, 경기 후반까지 몸이 무거워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이어졌던 강행군의 피로가 씻기지 않은 상태라는 우려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연초부터 흔들린 모습은 안세영에게 자존심 문제이기도 했다. 그는 16강전을 앞두고 단 한 가지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다른 건 안 보기로 했다. 오늘 경기, 이 한 경기만 신경 썼다.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뛰려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결승전 마인드였다.
이 독한 태도는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초반 흔들림 없이 득점을 쌓아 올렸고, 상대 흐름이 잠시 살아나는 상황에서도 수비와 공격을 동시에 몰아붙이며 주도권을 빼앗지 않았다. 2게임에서는 한때 18-4까지 점수 차를 벌릴 만큼 압도적이었다. 첫 경기의 흔들림을 지운 숨 막히는 에너지와 템포였다.
경기 후에는 예우도 잊지 않았다. 안세영은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는 오쿠하라를 향해 “여전히 세계 챔피언다운 기량을 보여준다. 발놀림과 기술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승부욕만 남는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의 발언 중 가장 강하게 남은 문장은 “내일은 없다”였다. 이미 시작된 8강과 결승까지의 레이스에서 경쟁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신호다. 안세영은 올해 목표에 대해 “시즌 무패”라는, 선수 본인조차 부담될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며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일반 선수라면 쉽게 입에 올리지 않을 표현이다.
2025시즌 11관왕이라는 전례 없는 성과를 만든 직후에도 그는 스스로를 몰아세웠다. 말레이시아 오픈 3연패 달성을 넘어 시즌 전체를 지배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성적만 놓고 보면 이미 정상에 서 있는 선수지만, 그 정상에서조차 스스로를 위험지대로 밀어 넣으며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말레이시아 오픈은 2026시즌 첫 대회다. 그 첫 무대에서 이미 위기의식을 껴안은 채 뛰고 있는 안세영을 향해 현지와 국내 배드민턴 관계자들은 다시 한 번 ‘공포의 시즌’이 시작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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