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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떠나 나는 승리자", 13초 만에 추락으로 끝나다…비극이라 더 슬픈 린지 본의 고백

작성일: 2026.02.09 02: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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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지 본의 부상 장면. ⓒ 연합뉴스/AP통신
▲ 린지 본의 부상 장면. ⓒ 연합뉴스/AP통신
▲ 전광판을 통해 린지 본의 부상 장면이 송출되고 있다. 본이 쓰러지자 관중석도 충격에 휩싸였다. ⓒ 연합뉴스/로이터
▲ 전광판을 통해 린지 본의 부상 장면이 송출되고 있다. 본이 쓰러지자 관중석도 충격에 휩싸였다. ⓒ 연합뉴스/로이터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스스로도 다시 스키 선수가 될 줄 몰랐던 린지 본(미국, 41)은 어느새 '스포츠 의학의 기적',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컴백'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선수가 돼 있었다. 그저 일상생활을 마음껏 하고 싶어서 받은 오른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그에게 다시 선수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극적으로 복귀한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였을까. 본은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해 놓고도 2025-2026시즌 월드컵 경기에 모두 나서겠다고 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느라 올림픽 일주일 전 악천후 속에서도 대회 출전을 강행했고, 여기서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미 한 번의 기적을 경험한 본의 의지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파열된 인대를 안고 올림픽에 나서기로 했다. 두 차례 연습 활강에서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저 완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메달 경쟁이라는 목표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늘은 두 번의 기적을 허락하지 않았다. 본은 8일 저녁(한국시간) 열린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출발 후 단 13초 만에 추락하고 말았다. 오른쪽 어깨가 기문에 살짝 걸렸는데, 여기서 균형을 잃으면서 착지에 실패했다.

가족을 비롯해 관중석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이들이 모두 침묵에 빠졌다. 중간 1위였던 팀 동료 브리지 존슨도 웃음기를 잏었다. 고통에 신음하던 본은 지난달 스위스 대회에 이어 또 한번 헬기에 실려 코스를 빠져나갔다. 

▲ 활강 코스를 점검하는 린지 본(미국, 41). 그러나 본은 코스를 완주하지 못했다. 출발 후 회전 과정에서 깃발에 어깨를 부딪히며 균형을 잃었고, 그대로 고꾸라졌다. 헬기에 실려 코스를 빠져나올 정도로 큰 충돌이었다.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안고 출전을 강행한 상황이라 더 큰 부상이 우려됐다. 관중석은 침묵에 휩싸였다.
▲ 활강 코스를 점검하는 린지 본(미국, 41). 그러나 본은 코스를 완주하지 못했다. 출발 후 회전 과정에서 깃발에 어깨를 부딪히며 균형을 잃었고, 그대로 고꾸라졌다. 헬기에 실려 코스를 빠져나올 정도로 큰 충돌이었다.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안고 출전을 강행한 상황이라 더 큰 부상이 우려됐다. 관중석은 침묵에 휩싸였다.
▲ 린지 본의 충돌 장면에 걱정스러워하는 관중들.
▲ 린지 본의 충돌 장면에 걱정스러워하는 관중들.

공교롭게도 본은 활강 경기를 하루 앞두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나는 승리자"라며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본은 인스타그램에 "내일 : 마지막 올림픽 활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기까지의 여정은 하나의 모험이었다. 처음부터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6년 동안 은퇴 선수였고, 무릎 인공 관절 수술을 받은 뒤 한번 더 경쟁할 기회를 얻었다. 모두가 나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답은 간단하다. 나는 그냥 스키를 사랑한다"고 했다. 

또 "스포츠 밖 삶에 대해 확신이 없어서는 아니다. 의미나 관심, 돈을 찾아 헤매지 않는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졌는지 잘 알고 있다. 나는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보여준 부모님으로부터 왔다. 지금도 나를 지켜보는 어머니(2022년 루게릭병으로 사망)께서는 긍정과 회복의 힘을 가르쳐 주셨고, 가족과 함께 관중석에서 지켜보실 아버지는 노력과 강인함을 가르쳐주셨다"고 덧붙였다. 

본은 "내일 출발 게이트에 설 것이고, 나는 내가 강하다는 것을 안다. 나 자신을 믿는다는 것을 안다. 내 나이와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티타늄 무릎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믿는다. 보통의 나는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을 때 최고의 나를 끌어낸다"며 자신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일 올림픽 활강 경기에 출전한다.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나는 승리했다. 지난 며칠간 받은 사랑과 응원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덕분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힘을 얻었다"며 팬들에게 고마워했다. 

▲ 린지 본.
▲ 린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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