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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0.01초’에 달렸다…스켈레톤 정승기, 윤성빈 이후 '8년' 만 메달 정조준

작성일: 2026.02.12 10:00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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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기 ⓒ연합뉴스=AP
정승기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코르티나, 정형근 기자]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정승기(26·강원도청)가 올림픽 메달을 향한 질주를 시작한다.

정승기는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1·2차 주행에 나선다.

정승기는 2018 평창에서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 이후 한국 스켈레톤의 바통을 이어받은 에이스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10위에 오르며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고, 이후 2022-2023시즌 세계선수권 동메달, 월드컵 준우승 세 차례를 기록하며 정상권 문을 두드렸다. 2023-2024시즌에는 마침내 월드컵 첫 우승을 차지하며 ‘추격자’에서 ‘경쟁자’로 올라섰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정승기에게 2024년 10월 허리 부상은 치명적인 변수였다.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크게 다쳐 수술대에 올랐고, 한때는 정상 보행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코어 근육이 생명인 스켈레톤 선수에게 허리 부상은 곧 스타트 저하로 이어졌다. 폭발적인 초반 30m 가속은 그의 가장 큰 무기였기 때문이다.

긴 재활 끝에 트랙으로 돌아온 그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예전처럼 스타트에서 압도하기보다는, 주행 완성도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코너 진입 각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미세한 체중 이동으로 썰매의 떨림을 최소화했다. 중·후반 구간에서 속도를 잃지 않는 라인 선택에 집중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하며 코르티나 트랙의 곡선과 직선 구간을 머릿속에 각인했다.

그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동메달 1개, 5위 세 차례. 특히 올림픽이 열리는 코르티나 트랙 월드컵 1차 대회 5위는 의미가 컸다. 스타트 기록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행 능력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조인호 감독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스켈레톤은 0.01초에 달린 정목이다. 정승기는 부상으로 인해 스타트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점이 중요하다. 지금은 원래 파워의 상당 부분까지 회복했다”며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세밀한 부분을 잘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1·2차 주행이 오전, 3·4차 주행이 오후에 열린다. 시간대에 따라 얼음 온도와 표면 마찰이 달라질 수 있다. 조 감독은 “빙질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까지 대비하고 있다. 코너 공략 포인트도 달라진다. 목표는 메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상을 당했던 선수가 단기간에 회복해 메달권까지 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승부는 다시 스타트로 돌아온다. 0.01초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전체 흐름을 좌우한다. 스타트 격차를 최소화한다면, 정승기의 정교해진 주행은 코르티나의 긴 곡선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부상과 재활, 전략 수정, 그리고 다시 찾은 트랙 감각. 정승기의 이번 도전은 단순한 순위 경쟁이 아니다. 한국 스켈레톤이 평창 이후 다시 시상대에 설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코르티나의 얼음 위에서, 정승기는 다시 30m를 민다. 그리고 그 30m가 그의 첫 올림픽 메달을 향한 출발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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