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 제쳤다!' 황대헌, 쇼트트랙 男 1500m 은메달!...베이징 금메달 이어 연속 질주→신동민은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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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황대헌(강원도청)이 또 한 번 올림픽 시상대에 섰다. 금빛 질주를 재현하진 못했지만, 은빛 레이스로 한국 빙상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황대헌은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2초304를 기록, 9명 중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은 2분12초219를 기록한 네덜란드의 옌스 판트바우트에게 돌아갔다. 라트비아의 로베르츠 크루즈베르크스는 2분12초376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함께 결승에 오른 신동민(화성시청)은 2분12초556으로 4위를 기록했다.
황대헌은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낸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2연패에 도전했지만, 막판 접전 끝에 간발의 차이로 밀리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2018 평창(500m 은), 2022 베이징(1500m 금, 5000m 계주 은)에 이어 세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하며 개인 통산 네 번째 올림픽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로 세 번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성과다.
남자 1500m는 한국 쇼트트랙의 전통적인 ‘금밭’이다. 2006년 안현수(현 빅토르 안), 2010년 이정수, 2018년 임효준(현 린샤오쥔), 2022년 황대헌까지 네 차례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3연속 우승을 노렸으나, 판트바우트의 벽을 넘지 못했다. 판트바우트는 앞서 남자 1000m에서 네덜란드 남자 쇼트트랙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1500m까지 제패하며 2관왕에 올랐다.
결승은 시작부터 혼전이었다. 9명이 동시에 출발선에 서는 다자 구도 속에서 황대헌과 신동민은 초반 무리하지 않고 후미에서 레이스를 관망했다. 윌리엄 단지누(캐나다), 쑨룽과 류샤오앙(이상 중국) 등 강자들이 선두권을 형성하며 속도를 끌어올렸다. 111.11m 링크를 13바퀴 반 도는 동안 선수들은 치열한 자리싸움을 이어갔다.
변수는 경기 중반 이후 쏟아졌다. 스티븐 뒤부아(캐나다)가 먼저 넘어졌고, 4~5바퀴를 남긴 시점에선 중국 선수들과 영국의 나이얼 트레이시가 엉키며 빙판 위에 쓰러졌다. 순식간에 선두권이 재편됐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황대헌은 아웃코스로 빠져나와 가속을 붙였고, 단지누를 제치며 단숨에 2위까지 도약했다.
마지막 한 바퀴. 황대헌은 선두 판트바우트를 정조준했다. 직선주로에서 몸을 던지듯 스퍼트를 올리며 역전을 노렸지만, 판트바우트의 스피드가 근소하게 앞섰다. 두 선수는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전광판에는 판트바우트의 이름이 먼저 떴다. 황대헌의 기록은 2분12초304. 0.085초 차이의 아쉬운 은메달이었다.
이번 은메달은 더욱 의미가 깊다. 황대헌은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4차 대회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 스타트 도중 무릎이 빙판에 찍히는 부상을 당했다. 인대가 부분 파열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다.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며 가까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결국 주종목 1500m에서 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보였다.
준결승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황대헌은 1조에서 레이스 막판까지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마지막 바퀴 아웃코스 추월로 3위로 들어왔다. 이후 일본의 미야타 쇼고가 레인 변경 반칙으로 페널티를 받으면서 2위로 순위가 정정돼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신동민 역시 준결승에서 막판 충돌 변수를 기회로 삼아 2위로 결승에 합류했다.
한편, 남자 1000m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1위로 평가받는 단지누는 이번에도 개인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라트비아의 크루즈베르크스는 어드밴스로 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따내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임종언은 준준결승에서 넘어지며 탈락했고,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도 예선에서 홀로 미끄러져 고개를 숙였다.
이번 은메달은 한국 대표팀의 두 번째 쇼트트랙 메달이기도 하다. 앞서 임종언이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설상 종목에선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 여자 빅에어 동메달, 여자 하프파이프 금메달 등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빙상 중심이던 한국 동계 스포츠의 외연이 설상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황대헌은 비록 2연패에는 실패했지만, 세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시상대에 오르는 꾸준함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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