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반드시 탈락시켜야" 中 망언+반칙왕도 이제는 인정…"韓 여자 쇼트트랙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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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지독한 ‘반칙왕’의 입에서도 찬사가 터졌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압도적인 경기력 앞에 중국의 전설 왕멍도 공개적으로 박수를 보냈다.
왕멍은 평소 한국의 승리 앞에서 냉소적 반응을 보여온 인물이다. 중국 언론조차 “선수 시절 어떤 상황에서도 한국만큼은 반드시 탈락시켜야 한다고 외쳤던 상징적 존재”라고 설명할 정도다. 그런 그가 태도를 바꿨다는 점에서 현지 반응도 적지 않았다.
왕멍이 인정한 장면은 지난 19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이었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이소연(스포츠토토), 심석희(서울시청), 노도희(화성시청)로 구성된 한국은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를 거칠게 압박하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한국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중계석에 앉아 있던 왕멍은 망설임 없이 손뼉을 맞부딪혔다. 중국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그녀는 “한국에 박수를 보내야 한다”며 “그들은 오늘 아시아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지켰고, 우리가 왜 밀렸는지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정 대신 분석을 택한 발언이었다.
왕멍과 한국 사이에는 20년 넘게 쌓인 라이벌 서사가 있다. 선수 시절 왕멍에게 한국은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었고, 때로는 격렬한 충돌도 불사했던 상대였다. 중국 여자 쇼트트랙의 급성장은 곧 한국을 추격하고 추월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와 맞닿아 있었다.
은퇴 후에도 날 선 태도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항상 한국의 레이스를 문제삼기 위해 해설하는 느낌까지 줄 정도였다.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후 한국이 여자 계주를 어떻게 지배해왔는지 짚으며 “오늘 승리는 전략과 기량으로 이뤄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물론 자존심도 세웠다. 왕멍은 “현재 한국에 과거 중국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저우양만큼 독보적인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도 “팀워크와 막판 뒷심에는 이견 없는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길리의 결정적 추월 장면을 두고는 “이 부분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기술적 완성도를 인정했다. 과거 한국을 꺾겠다는 집념으로 상징됐던 인물이 이제는 상대를 연구하고 배워야 한다고 고개를 숙인 셈이다.
왕멍의 박수는 단순한 한 경기 찬사를 넘어 한국 쇼트트랙의 축적된 역사에 대한 승인으로 읽힌다. 그 위엄은 21일 여자 1500m에서도 이어졌다. 김길리는 2분32초076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최민정은 2분32초450으로 은메달을 더했다. 0.374초 차의 접전 끝에 완성된 금, 은메달 싹쓸이였다. 김길리는 개인전 첫 금메달과 함께 2관왕에 올랐고, 최민정은 한국 스포츠 역사상 최다 올림픽 메달 보유자로 이름을 새겼다.
반면 중국은 여자부 노메달, 남자부 은메달 1개에 그치며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왕멍의 인정은 패배의 기록 위에 남겨진 가장 솔직한 평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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