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철의 스포츠 뒤집기] 역사적인 제 100회 대회를 3년 앞둔 전국체전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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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제 100회 대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전국체육대회의 제 97회 대회가 7일부터 13일까지 아산시를 중심으로 충청남도 일원에서 열린다. 이 대회 이후 전국체육대회는 2017년 제 98회 대회가 충주를 주 개최지로 충청북도에서, 2018년 제 99회 대회가 익산을 주 개최지로 전라북도에서 열린 뒤 2019년 역사적인 제 100회 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우리나라 전국체육대회는 동아시아 스포츠 3강인 중국, 일본과 비교해 역사와 전통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다.
전국운동회로 불리는 중국 전국체육대회는 청나라 시절인 1910년 제 1회 대회가 난징에서 열린 뒤, 중화민국 때에는 4년과 6년, 10년 등 불규칙한 주기 속에 1948년 상하이 대회까지 7차례 열렸다. 이후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뒤 그해 제 1회 전국운동회가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느라 바빴던 중국은 제 2회 대회를 16년 뒤인 1965년 베이징에서 개최했다. 이후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면서 제 3회 대회는 10년 뒤인 1975년 베이징에서 열렸다. 제 4회 대회가 1979년 베이징, 제 5회 대회가 1983년 상하이, 제 6회 대회가 1986년 광둥에서 벌어진데 이어 제 7회 대회가 1997년 베이징과 쓰촨, 진황다오에서 분리 개최됐다. 이후 2001년 제 8회 대회(상하이)부터 4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대회는 국가체육위원회가 주관한다.
국민체육대회로 불리는 일본 전국체육대회의 전신은 메이지신궁경기대회다. 이 대회는 1924년부터 1943년까지 14차례 열렸다. 이 대회는 초창기 우리나라 스포츠와 적지 않은 인연을 갖고 있다. 1925년 9월 조선메이지신궁 완공에 때맞춰 준공된 경성운동장에서 그해 10월 제 1회 조선신궁경기대회가 열렸다. 조선신궁경기대회는 메이지신궁경기대회에 출전하는 조선 지역 대표를 뽑는 선발전을 겸했다.
메이지신궁경기대회는 1932년 제 6회 대회까지 조선인 선수들의 참가를 받아 주지 않다가 1933년 제 7회 대회부터 출전을 허용했다. 거의 조선인 선수들끼리 겨루는 조선신궁경기대회와 달리 메이지신궁경기대회는 조선인 선수와 일본인 선수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조선인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1933년 제 7회 대회에서 육상의 명문 양정고보가 중등부 800m 계주 우승을 차지했다. 연식정구 전문부에서는 보성전문의 천계근-노병익 조가 우승했다. 2년 뒤인 1935년 제 8회 대회에서는 마라톤의 손기정이 2시간 26분 42초의 세계 최고 기록으로 우승했다. 축구 일반부에서는 김용식과 김영근, 이유형, 이영민, 채금석 등이 활약한 경성축구단이 우승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들은 한국 축구의 대선배들이다. 1937년 제 9회 대회 마라톤에서 유장춘이 1위를 차지해 손기정에 이어 조선인 선수가 2연속 우승했다.
1940년 제 11회 대회 축구 일반부에서는 함흥축구단이, 중등부에서는 중동중학이 패권을 차지해 조선의 축구 실력을 뽐냈다. 역도에서는 박동욱(56kg급)과 김성집(75kg급)이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고 남수일(60kg급)과 이병돈(67.5kg급), 이영환(82.5kg급)도 정상에 올랐다. 1940년과 1944년 올림픽이 예정대로 도쿄와 런던에서 열렸다면 김성집은 손기정(1936년 베를린 대회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도 있었다.
전범국인 일본은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등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았지만 1946년 제 1회 국민체육대회를 열어 스포츠 부흥의 의지를 밝혔고 이후 해마다 대회를 열고 있다.
1920년 제 1회 전조선야구대회를 효시로 하는 우리나라 전국체육대회는 1929년 제 10회 대회에서 종합경기대회로 발전했다. 종전에 시기를 달리해 치렀던 전조선야구대회와 전조선정구대회, 전조선육상경기대회를 하나로 묶어 6월 13일 한 날에 개막한 것이 첫 번째 전조선종합경기대회다. 이 대회는 기록상으로는 각각 제 10회 전조선야구대회, 제 9회 전조선정구대회, 제 6회 전조선육상경기대회로 남아 있다.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1945년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제 26회 대회에는 ‘자유 해방 경축 전국종합경기대회’라는 긴 이름이 붙었다. 이어 한국전쟁의 여파로 1950년 제 31회 대회가 개최되지 못했으나 1951년 제 32회 대회와 1952년 제 33회 대회는 한국전쟁의 와중에도 각각 전라남도(광주)와 서울에서 열렸다.
식민 지배와 전쟁의 질곡에서도 선배 체육인들은 열정적으로 조국의 스포츠 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100살을 눈앞에 둔 전국체육대회를 후손들에게 선물했다.
요즘은 스포츠 기자인데도 전국체육대회를 취재한 경험이 없는 기자들이 제법 있는 것 같다. 여러 까닭이 있겠지만 1982년 야구를 시작으로 축구와 농구, 배구 등 인기 종목이 속속 프로화하면서 스포츠 기사의 무게중심이 프로 쪽으로 쏠린 데다 야구와 축구, 골프 등의 우수 선수들의 국외 진출과 이들의 활약상이 국내 스포츠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스포츠 기자들의 취재 영역이 이쪽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국체육대회는 오랜 기간 스포츠 기자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취재 코스였다. 전국체육대회는 오늘날 한국 스포츠의 ‘모든 것’이라는 뜻이다. 전국체육대회가 한국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 97회 전국체육대회는 1991년, 당시 정권에 의해 딴살림을 차려 나갔던 국민생활체육회(출범 때 이름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대한체육회와 합친 통합 대한체육회가 개최하는 첫 번째 대회다. 우여곡절 끝에 체육 단체가 통합됐고 5일 새 회장도 뽑았으니 새로운 대한체육회가 선배 체육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전국체육대회를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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