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온 사나이, 한화 유쾌하게 속이다니… 김경문도 인정했다,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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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오키나와 2차 캠프 당시 올해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대만 출신 투수 왕옌청(25·한화)에 대해 “본인이 4월을 이야기하더라”고 웃어 보였다.
연습경기 일정 초반에는 구속도 생각보다 나오지 않고, 특히 제구 컨디션이 그렇게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누구 하나 보채는 이가 없었지만 왕옌청 스스로도 조바심이 날 만한 상황이었다. 시즌 개막에 준비하는 것은 당연했으나 아시아쿼터라는 신분상 초반부터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던 왕옌청이다. 주위의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시아쿼터 최대어’라는 평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김 감독은 왕옌청에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주문했고, 다행히 왕옌청의 구위와 스피드는 오키나와 캠프 중반부터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김 감독도 당시 “자기가 가지고 있던 스피드가 안 났고, (선수가) 4월을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나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스피드도 더 나왔던 것 같고, 그러면 더 좋은 소식 아닌가”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일찌감치 왕옌청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확정했다.
4월에 맞춰 100% 컨디션을 보여주겠다고 말한 왕옌청은 결과적으로 한화에 유쾌한 거짓말이 한 셈이 됐다. 왕옌청은 5일까지 시즌 두 경기에 선발로 나가 11⅔이닝을 던지면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31으로 호투하며 한화 선발진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캠프 시작부터 어깨를 다친 문동주의 상태가 아직이고,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가 부상으로 이탈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왕옌청의 호투는 한화에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크다.
피안타율은 0.209로 좋은 편이고, 캠프 당시 불거졌던 볼넷 문제가 많이 개선되면서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또한 1.03으로 수준급이다. 4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6⅓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비자책점) 호투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낚기도 했다. 구속도 기대했던 수준만큼 나왔고 경기력도 좋았다. 왕옌청이 자신의 말보다는 컨디션을 더 빨리 끌어올렸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김 감독은 왕옌청의 이런 성적이 운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일단 평소보다 시즌에 앞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속도가 빨랐다. 꼭 이적을 해서가 아니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 대표팀 합류를 염두에 두고 다른 해보다 더 일찍 준비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대와 달리 대표팀에는 탈락했으나 합류를 위해 만든 그 컨디션은 남아 있었다. 이것을 유지하려고 더 많은 노력을 했고, 그 노력의 결과가 시즌 첫 두 번의 등판에서 나왔다는 진단이다.
김 감독은 “(성격은) 조용한 편인데, 사실 연습을 가장 많이 한 선수라고 본다. (WBC 대만 대표팀에) 합류할 것이라 생각하고 몸을 만들었다”면서 “또 자기 루틴이 있지 않나. ‘저 정도까지 해도 되나’고 할 정도로 굉장히 먼저 일찍 나와서 일찍 뛰고, 일찍 준비했다. 이게 하루 이틀이 아니라 계속 그런 루틴을 반복하고 있었다. 공도 제일 먼저 시작해서 많이 던졌고, 그래서 우리가 일찌감치 선발로 결정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가지고 있는 것도 많은 선수지만 성실하게 준비를 한 것이 결국은 시즌 초반의 더 빠른 추세와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단단하게 준비를 했기 때문에 그 성과가 허무하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올 시즌 대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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